희망찬 壬寅年(임인년) 새해가 밝았다. 2022년 3월 9일은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호를 이끌고 갈 20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날이다. 이번 20대 대선에서는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코로나19 여파로 시름에 잠겨 있는 국민들을 위해 호랑이와 같은 용맹한 지도자가 선출돼 위기의 대한민국을 바로 일으켜 세울 수 있기를 학수고대하는 바이다.

지난 2017년 5월 10일 제19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문재인 후보는 취임사에서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분 한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습니다. 저는 감히 약속드립니다. 2017년 5월 10일 이날은 진정한 국민 통합이 시작된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5년 가까운 시간 동안 문 대통령의 이 약속은 전혀 지켜진 것 같지 않다. 아니, 지켜지지 않은 것뿐만 아니라 이전 정부보다 훨씬 더 심하게 ‘내 편 네 편‘으로 갈라치기에 나서지 않았나 싶다. 또한 문 대통령은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라고 외쳤지만, 5년 가까운 시간 동안 우리 국민들은 “기회는 불평등하고, 과정은 불공정하며, 결과는 불의가 판을 치고 있다”는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

지난 19대 대선에서 문 대통령을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매번 선거가 끝나면 당선자가 나라를 잘 이끌어주기를 소망했던 것처럼 문 대통령이 탄핵 정국의 비상 상황에서 조기 대선을 통해 대통령 자리에 오른 만큼 취임사처럼 양분된 민심을 수습하고, 국민 통합을 국정동력의 발판으로 삼아줄 것을 기대했다. 그래서 문 대통령이 제일 먼저 경쟁했던 후보들을 차례로 만나 우선 혼란한 민심 수습에 함께 나서자고 제안하면서 “후보님께서 맡아주시면 더 없이 좋겠지만, 그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니 당에서 장관 후보를 추천해 달라”고 요청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얼마가 좋을까 하는 바람도 가졌다. 예컨대 문 대통령이 당시 2위를 차지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에게는 행정안전부장관·3위를 차지한 안철수 후보에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4위를 차지한 바른정당의 유승민 후보에게는 기획재정부장관·5위를 차지한 심상정 후보에게는 고용노동부장관의 추천을 요청하고, “저를 지지하지 않으신 분들은 제가 마음에 들지 않으시겠지만, 우선 1년 동안 만이라도 나라를 정상궤도에 올려놓을 때까지만 함께 가야 한다”고 국민들에게 호소하고, 설득하며 동의를 구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하지만 내 기대가 한낱 헛된 꿈이라는 사실을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매번 되풀이되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올해 3월 9일 대선이 끝난 후 새로운 정부가 꾸려지면, 이전 정부를 향한 비판의 십자포화는 예정된 수순인 것 같다. 우리 국민들이 결코 전지전능한 신과 같은 대통령을 원하는 것도 아닌데, 왜 매번 이런 악순환이 반복될까 한숨만 나올 뿐이다.

우리 국민들이 꿈꾸는 대통령은 국민의 여망과 시대정신을 따르고, 특권과 반칙을 과감히 배격하며, 권력의 사유화를 막아줄 정도의 대통령이면 족한데도 말이다. 또한 우리 국민들은 대통령 당선과 동시에 나를 뽑아준 국민들만의 대통령이 아닌 우리나라 모든 국민들의 대통령이 되어줄 것을 희망하는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1987년 대통령 직선제가 부활한 이후 아직까지 우리 국민들은 이런 대통령을 갖지 못했다. 대통령 福(복)이 이처럼 지지리도 없는 국민이 있나 싶다. 따라서 오는 3월 9일 선출되는 20대 대통령은 제발 취임할 때와 퇴임할 때 한결같은 모습으로 국민들로부터 박수를 받는 대통령이었으면 한다. 그것이 안 된다면, 최소한 ‘功七過三(공칠과삼)’이라는 평가는 받을 수 있는 그런한 대통령이 선출될 수 있기를 염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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