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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4당 '대선' 후보의 첫 방송3사 합동TV토론회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는 속설을 증명하듯 ‘맹탕으로 끝났다.

비교적 차분한 분위속에서 진행된 토론은 그동안 어렵사리 성사된 것이기에 국민들은 미디어시대에 걸맞는 성숙한 토론을 기대했지만 국가비전을 견인할 국가 지도자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어 아쉬웠다.

예상한 대로 이재명 후보의 이른바 대장동 의혹에 대한 윤석열 후보의 집중 추궁으로 한때 긴장감이 흐르긴 했으나 새로운 문제제기를 하지 못한 채 그동안 드러난 문제에 대한 재탕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는 평가다.

이날 2시간 동안 이어진 날선 공방은 왜 그동안 두 후보가 양자토론을 기피해 왔는지 극명하게 보여 준 측면도 있다. 앞으로의 TV토론은 앞날이 어두울 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로 유력 2강후보에 대한 집중포화가 이어져 국제적 난제에 대한 아젠다 도출에는 실패하지 않았나 우려되는 대목이다.

다만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제의로 3대 연금에 대한 대개혁방안에 대해 모든 후보가 공감해 오늘 세부적인 방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지 자못 기대된다. 그동안 연금개혁 문제는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일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과연 누가 시청자들을 납득시켰을까.

사실상 빅2의 양자토론회를 방불케 한 이날 TV토론회는 부동산, 외교, 안보, 일자리성장 등을 주제로 국가경영과 정치철학에 대한 소신, 정책을 비교·검토하는 자리가 되었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주제의 압축과 질문의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후보들간의 정책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데 실패했지 않았나 하는 점에서 그 누구도 승자는 없어 보인다.

120분의 토론이 끝난 지금 당초 토론을 기획한 의도와는 달리 네 후보의 시각차를 발견하기 힘들었다. 제20대 대통령후보를 검증하는 TV토론이 퀴즈 프로그램이나 학술세미나에서나 나올 법한 질문은 의미가 없지 않나 싶다.

토론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의 정치문화에서 상대의 약점을 파고들어야 하는 후보들의 고군분투를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정치개혁의 분명한 방향은 국민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라는 점을 각별히 유념해 주길 바란다. 

어쨌든 후보들간 TV토론을 볼 수 있게 되어서 한편으로 참 다행스럽다. 엄중한 대선정국에서 TV토론은 후보자가 선택할 문제가 아니라 유권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검증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토론이 더욱 활성화되고 그 속에서 우리의 나아갈 지표를 설정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각 후보 진영에 전달되길 기대한다.

이번 토론만으로 후보들이 완벽하게 검증됐다고는 볼 수 없다. 국민들은 후보들의 화려한 입담이 아니라 신뢰할만한 성품, 그리고 답변의 명확성을 눈여겨 보지 않을까 한다. '이전투구'의 선거를 치른 다음 5년 대통령 임기 동안 유권자들이 허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도 더욱 그렇다.

거듭 말하거니와 각 후보들의 정책과 비전이 제대로 부각되지 않고 개인적 차원의 문제들에 편중된 토론은 다음에 다시 보고 싶지 않은 만큼 좀 더 보완해 주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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