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의 세상나들이, '대전은요'데자뷰 이목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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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선거의 여왕’으로 군림하며 정치권을 쥐락펴락 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르면 다음 주 퇴원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의 ‘입’에 벌써부터 정치권의 관심이 뜨겁다.

특히 지역정치권에선 과거 그의 ‘대전은요’라는 발언으로 대전시장선거판세가 뒤집혔던 기억이 아직도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고 있는 터라서 그의 발언수위에 따라 대선은 물론 지방선거까지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지난 2017년 3월 구속수감된 후 5년만의 ‘세상나들이’에 대한 회한이 얼마나 많겠는가.

박 전 대통령은 향후 정치활동도 가능한 만큼 퇴원시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되나 직접화법을 동원해 특정 대선후보를 지지하거나 비판할 것으로 보는 이는 많지 않다.

국민들은 국정농단에 대한 역사의 책임까지 용서받은 것은 아니라는 점을 들어 국정을 농단하고 사상초유의 대통령 탄핵이라는 혼란상을 야기한 책임에 대해 국민 앞에 사죄부터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비등한 상황이어서 선택지는 그리 넓어 보이지 않는다.

다만 기존의 ‘결백’주장을 되풀이함으로써 이를 통해 ‘억울한 옥살이’를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좀 더 강한 톤의 ‘퇴원인사’는 가늠할 수 있는 만큼 그 ‘원죄’를 둘러싼 대선정국의 일대 파란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는 지난 2015년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다음과 밝힌 바 있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을 차리면 된다는 그런 말이 있듯이 우리의 집중을 자꾸 이렇게 분산시키려는 일들이 항상 있을 거다. 으레, 그게 무슨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고, 그런 가운데서도 우리의 핵심목표를 올해 달성해야 될 것은 이것이다 하는 것을 정신을 차리고 나가면 우리의 에너지를 분산시키는 걸 해낼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셔야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시 이른바 '박근혜 번역기'를 돌려야 비로소 해독이 가능하다고 할 정도로 알 듯 모를 듯한 그의 문장을 두고 심지어 국어학자들까지 총동원되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본의 아니게 그야말로 ‘호랑이’에게 물려갔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생환의 첫 일성으로 얼마나 세상을 흔들어 놓을지 벌써부터 걱정스럽기는 하다.

이번에는 정치학자들과 평론가들이 대거 동원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부디 ‘혼이 비정상’이라는 말이 포털사이트 검색어순위에 오르지 않기를 바란다.

지난해 말 이뤄진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문 대통령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박 전 대통령의 진심 어린 사죄가 필요하다”고 했으며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늦었지만 환영한다”고 짧게 밝힌 바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소회발표’로 인해 어떤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인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상당기간 이어지겠지만, 다만 박 전 대통령을 다시 정치판에 끌어들이고 이번 대선에 활용하려는 어떤 시도도 우리는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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