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 충청향우의 중심인 임덕규 월간 디플로머시 회장은 양복 주머니 속에 고위공직자 명단을 넣고 다닌다. 원로 언론인에다, 국회의원을 지낸 그는 ‘민간 외교 대통령’이라는 닉네임도 있다. 세계 각국 대통령, 수상, 총리만 무려 500명 넘게 개인 친분을 갖고 있다.그는 요즘 ‘이 정부에서 충청도는 대체 뭐냐’며 짓밟힌 충청인 자존심에 심기가 불편하다. 엊그제는 필자에게 전화까지 주면서 문재인 정부의 편중 인사에 침묵하는데 충청 언론과 여권 인사들에 대해 질책(?)을 했다. 그는 “충청도 언론이 입 다물고 있으니까, 문재인 정부가 충청
링컨이 신출내기 변호사 때 일이다. 그를 싫어하는 에드퀸 스텐턴이라는 유능한 변호사가 사사건건 시비를 걸었다. 스텐턴은 링컨을 원숭이라며 험담했다. 또 노골적으로 멸시하며 상대하지 않았다.그러나 링컨은 그렇지 않았다. 스텐턴의 실력을 높이 샀다. 거꾸로 불쾌감을 감추고 스텐턴의 변론 때마다 찾아가 듣곤 했다. 링컨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실력이 부족함을 알고 법률 공부를 다시 하게 된다.몇 년 뒤 링컨은 공화당 후보로 대통령에 당선이 되었다. 그러자 민주당 핵심인 스텐턴은 신랄하고 공개적으로 링컨을 비판했다. 링컨은 그의 모욕
우드로 윌슨 대통령은 변호사와 대학 총장을 거쳐 대통령에 오른 이다. 우리가 일제 식민지로 주권을 잃었을 때 민족자결주의를 선언, 항일 독립에 불을 지피는 도화선이 되기도 했다. 그런 그는 공과 사는 분명히 했다.윌슨 대통령 재임 당시 노동부 장관이 갑자기 사표를 냈다. 노동정책이 맞지 않아 여러 차례 충돌 끝에 장관이 물러나겠다고 사의를 표명했다. 윌슨이 그의 사표를 반려하며 말렸지만 허사였다. 장관이 짐을 챙겨나갔다.이를 본 백악관의 한 가정부가 대통령의 방문을 두드리고 청을 했다. 그리곤 “대통령님, 자리가 빈 노동부 장관 자
충청을 연고로 했던 자민련의 패망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자민련은 보수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으면서 실지는 힘을 못썼다. 내각제를 지향했음에도 실지는 그렇지 못했다. 이유는 김대중(DJ) 씨와 김종필(JP) 씨가 세운 DJP정권의 틀에 갇혔기 때문이다.대표적인 것이 지난 2000년 김대중 정부에서 이한동 자민련 총재가 국무총리를 맡은 데서 찾을 수 있다. 그해 JP는 한나라당 부총재였던 이한동 씨를 영입해 자민련 총재를 맡겼다. DJ는 이어 그를 자민련 몫의 국무총리로 지명했다. DJP정권이 수립된 뒤 JP, 박태준 의원 등이 국무총
언론인 홍사중 선생은 리더와 보스의 차이점을 이렇게 말한다. 리더는 앞에 서서 이끈다. 반대로 보스는 뒤에 서서 호령만 한다. 기가 막힌 예가 아닐 수 없다. 뒤돌아보면 역대 대통령들을 여기에 대입해보면 누가 리더이고, 누가 보스인지가 확연해진다.아이젠하워 전 미국 대통령이 중장 때 일이다. 중장으로 승진하자마자 연합군의 프랑스령 북아프리카 침공 작전인 횃불 작전의 총지휘관을 맡았다. 그러나 소부대 지휘자와 지휘관들이 연일되는 전투에 소극적으로 임하는 것이었다.보다못해 자신의 지휘 막사에 휘하의 간부들을 불렀다. 부사관 이상 장군들
영문학자 이양하 교수의 글에서 본 듯하다. 그분이 젊은 시절, ‘믿음의 나라 영국’이란 글에서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연구에 꼭 필요한 참고 문헌을 찾기 위해 영국으로 날아갔다. 찾는 문헌이 영국 박물관 내 국립도서관에 있었기 때문이다.교통편도 여유롭지 못한 시절, 그것도 해외여행이 거의 불가능한 시절이었다. 너무도 유명한 이 도서관 앞에는 ‘대학교수는 도서관 출입이 제한 없이 허용된다’는 안내문이 있었다. 그만큼 일반 시민에게는 도서관 출입이 엄격히 제한된다는 뜻이다.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그에게 한국의 대학교수임을 밝힐
문재인 대통령이 14일까지 연이어 청와대 참모진을 새로 짜고 있다. 젊고 개혁적이라는 결정을 넘어 파격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중에는 충남 홍성 출신의 59살인 3선 국회의원을 지낸 전병헌 정무수석이 최고 연장자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 대부분이 50대 초·중반이다.청와대는 이들을 발탁한 이유가 모두 전문가라고 설명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국정을 이해하고 수행할 인물들이라는 것이다. 정치 경험이 풍부한 전략기획 전문가, 시민운동가, 소통전문가, 도시정책 전문가라는 발탁 배경이라고 청와대는 덧붙인다. 일단 과거 정권들이 내 입
넬슨 만델라 남아공 전 대통령의 상징은 용서다. 크게는 포용이다. 인종차별정책(아파르트헤이트)에 반발하다가 무려 27년이나 옥고를 치렀다. ‘살아있음’을 감사할 만큼 평생을 육체적 고난과 탄압으로 살았다. 그런 그가 1994년 남아공 최초로 흑인 대통령이 된 첫 일성으로 ‘보복은 나에게서 종지부’라며 모두를 끌어안았다.그는 가해자들에 대한 용서로 그치지 않았다. 정적들을 고루 등용하며 먼저 화해를 청했다. 괴롭혀 온 전임 대통령인 프레데리크 데 클레르크는 아예 대리인으로 기용했다. 클레르크는 가장 혹독하게 흑인을 차별했던 대통령이다
엊그제 미국 뉴욕 특파원을 지낸 선배에게서 들은 얘기다. 미국에는 ‘사장(社長)시험’이라는 게 있다고 한다. 회사의 경영 지분을 가진 주주들이 회사를 맡길 사장을 발탁하는 시험이다. 그렇지만 경영학이니, 경제학이니, 세무회계학이니, 조직이론학 등 어려운 시험이 아니다.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인 햄릿이나, 리어왕이니, 맥베드 등을 읽고 리포트를 내게 한다.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을 읽고 느낌을 말하게 하는 일도 있다. 때때로 대륙을 정복한 징키스칸에 대해 묻기도 하고, 2차대전의 쌍벽이던 연합군의 몽고메리 장군과 나치군의 롬멜 장군에 대해
대전 서구의 한 새마을금고 이사장실에 흥미로운 간판이 있다. 나무 판에 적힌 글귀가 ‘고객을 춤추게 하자’는 것이다. 어떤 CEO의 경영 메시지보다 인상적이다. 고객을 춤추게 하는 경영, 고객이 덩실덩실 기뻐서 춤추는 모습이 그려진다.그는 대전 사립의 명문고교 교감선생님 출신이다. 경영학이나 금융학을 전공한 적도 없다. 그저 수십 년 간 일선 교사로 일했던 터다. 그래서 금융업은 낯설었다. 어찌어찌하여 맡은 금고이사장이 되고 나자마자 석 달을 뛰어다녔다. 그 간판은 그때 지인들에게 얻은 모든 경험담을 모아 내린 결론이다.글귀 ‘고객
입이 열렸다. 말(言)이 터졌다. 5.9 대선 후보등록이 끝나자마자 공식 대선 레이스가 시작된 것이다. 17일 이른 새벽부터 대전·천안·청주 시내 곳곳에서 후보자를 알리는 선거공보물이 걸렸다. 또 대전 시내 출근길 곳곳에 유세 차량들도 모처럼 등장했다.입후보 등록을 마감해보니, 국회의원이 속한 6개 정당 모두 후보를 냈다. 대통령선거 사상 제일 많은 15명이 ‘내가 대통령 해보겠다’고 나섰다. 그래서 이번 대선은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싸움판이 될 것 같다. 출마자가 많고, 변수도 적잖기 때문이다.이번 대선의 의미는 남다르다. 현
5.9 대선을 한달 앞두고 단상단하(壇上壇下)가 뜨겁다. 뜻하지 않게 현직 대통령이 파면되어 앞당겨진 선거바람 때문이다. 쪼개지고, 갈라지고, 떠나고 나뉜 정파들이 후보들을 뽑기에 바빴다. 그 바람에 남녁의 봄바람도, 봄 꽃도 잊었지만, 어김없는 계절의 중간에 서있다.문제는 그 뒤다. 적폐(積幣)를 청산하겠다던 정치권이 또 그 수렁에 빠졌다. 점잖을 떨던 그 유력 주자들이 어느새 혈투의 전사로 변했다. 남을 헐뜯고, 고함지르고 욕하고, 삿대질하던 저급한 정치적폐를 청산하자던 그들이 일구이언의 허언(虛言) 놀음에 빠졌다.역시 선거는
공교롭다. 지난달 31일 새벽 박근혜 전 대통령은 뇌물 등으로 구속수감됐다. 대통령 직에서 파면된 지 21일 만에 영어의 몸이됐다. 박 전 대통령은 서울 구치소에 수감되면서 대성통곡했다고 알려졌다. 그게 그날 새벽이었다. 바로 그날 몇 시간 뒤에는 그가 속한 자유한국당이 홍준표 경남지사를 대통령 후보로 확정했다. 정당의 축제라는 전당대회를 열고 말이다.현장을 유심히 봤다. 홍 지사와 이인제 전 최고위원, 김진태 의원,김관용 경북지사가 나와 정견을 발표했다. 나름대로 말이다. 한데 그 기조는 박근혜-최순실게이트에 대한 사과는 거의 없
40여 일 후에 제 19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를 치른다. 뜻하지 않은 일이다. 예정대로라면 오는 12월에 있을 선거였다. 하지만 최순실게이트에 연루된 박근혜 전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으로, 그 일정이 빨라졌다.그러다 보니, 봄소식이 닿기도 전에 나라가 시끄럽다. 우려와 불안, 그리고 기대로 범벅이 됐다. 진보층의 촛불집회와 보수층의 태극기집회로 양분된 광장의 민심도 대선을 겨냥하고 있다. 극과 극을 달리는 혼돈속에서 말이다.우려는 선거가 아니다. 지금 한국의 존립에 대한 문제다. 시급을 다투는 일이 우리를 둘러싼 주변국가 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회오리를 몰고 온 지 여러 달 째다. 재판을 이끌어온 박한철 헌재소장이 31일 임기를 마쳤다. 다음 달 13일 임기를 마치는 이정미 재판관이 헌재소장 대행을 맡아 헌재를 이끈다.박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오는 13일 끝내야 한다는 것이 박 전 소장의 생각이다.때문에 탄핵이 기각되면, 박 대통령이 즉각 업무에 복귀하지만, 인용되면 정치권은 곧바로 대선체제로 들어선다. 연말 대선이 반년쯤 앞당겨진다.그러다 보니 너, 나 모두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서고 있다. 새누리당 이인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이재명, 안희정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