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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용 발행인 칼럼】 대한민국이 '호남민국'인가, 'PK민국'인가호남, PK에 편중된 인사...대전·세종 무장관 시대
신수용 발행인 / 뉴스티앤티

재경 충청향우의 중심인 임덕규 월간 디플로머시 회장은 양복 주머니 속에 고위공직자 명단을 넣고 다닌다. 원로 언론인에다, 국회의원을 지낸 그는 ‘민간 외교 대통령’이라는 닉네임도 있다. 세계 각국 대통령, 수상, 총리만 무려 500명 넘게 개인 친분을 갖고 있다.

그는 요즘 ‘이 정부에서 충청도는 대체 뭐냐’며 짓밟힌 충청인 자존심에 심기가 불편하다. 엊그제는 필자에게 전화까지 주면서 문재인 정부의 편중 인사에 침묵하는데 충청 언론과 여권 인사들에 대해 질책(?)을 했다. 그는 “충청도 언론이 입 다물고 있으니까, 문재인 정부가 충청인들을 우습게 보는것 아니냐“는 게 그 요지였다.

문재인 정부가 대략 마친 장·차관, 외청장 등 고위공직자를 보면 실감난다. 말이 우리나라가 대한민국이지 호남민국이요, PK(부산·경남)민국이다. 촛불 민심으로 출범한 국민 속에서 이룬 정부라는 문 대통령의 말과 달리 호남정부요, PK정부다.

이전의 이명박 정부 때 ‘고·소·영 정부’라는 편중 인사 때문에 국민이 등을 돌렸다. 특정 학교, 특정 지역 인맥만을 택해 중용했다. 박근혜 정권도 마찬가지였다. 수첩에 적힌 이름만 골라 썼다. 그러다 보니 국가서열 1위에서 12위까지 영남 출신 인사들이 독점하던 때가 있었다. 당시 야당에서는 ‘박근혜 정권은 대한민국이 아니라 영남민국’이라고 꼬집었다.

-문재인 정부도 역대 정권들처럼 충청 홀대

박근혜 전 정권 때 내각뿐만 아니다. 청와대, 법조, 검찰, 경찰, 외청장, 군, 각종 위원장 등도 특정 지역에서 싹쓸이했다. 충북지역은 한민구 국방부 장관 등이 나왔으나, 대전·충남·세종은 무장관시대가 이어졌다. 가까스로 이주영 해수부 장관 후임으로 충남 아산 출신의 김영석 장관이 발탁되어 체면치레를 했다. 그러나 대전·세종의 무장관시대는 지금도 여전하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권은 어떤가. 최근 어느 정도 마무리한 내각에서부터 청와대 수석, 차관 및 외청장, 검·경을 보면 충청권의 소외는 심각하다. 곁불 쬐는 정도가 아니라 푸대접을 넘어 무대접이다. 필요할 때는 캐스팅보트니 충청도가 중요하다느니, 충청도 인물을 중용한다느니 했지만 그때뿐이었다.

최근 한 유력 중앙의 언론 매체가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장·차관급 100명을 출신 지역별로 분석한 결과, 호남과 PK가 초강세다. 권역별로 광주·전남 20명에다가 전북 13명을 합하면 호남권이 무려 33명이다. 그중에는 전남은 국무총리, 검찰총장 등 무려 13명, 전북 13명, 광주 6명이다. 그러다 보니 호남에 가면 한 동네에서 장·차관이 세 명 나왔다는 말이 나온다.

-호남, PK출신이 절반 넘는 중용... 편중

호남 인사들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전북 고창), 이낙연 국무총리(전남 영광),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전남 장흥), 박상기 법무부 장관(전남 무안), 문무일 검찰총장(광주) 등 요직을 차지했다. 호남 출신은 차관급에도 다수가 발탁됐다.

공무원 내부 승진이 많은 차관급 인사에서도 충청권은 비교가 안된다. 광주·전남, 전북, PK 출신이 초강세를 보였다. 얼마 전에 발표된 해양경찰청장 등 5명의 차관급 인사 발표에서는 2명이 광주·전남, 2명이 전북 출신이었다.

호남에 이어 PK는 무려 23명으로 막강파워다. PK는 알다시피 문 대통령의 고향이자, 정치의 시발점이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상 부산),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경남 함안),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경남 마산) 등이다. 여기에다가 수도권이 19명을 차지한다.

호남과 PK 출신이 100명 중 56명으로 절반을 훌쩍 넘기면서 다른 지역은 역차별을 받는 모양새가 됐다. 하지만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주류를 차지했던 대구·경북(TK)은 11명에 그친다. 충청권 또한 홀대 아닌 홀대를 받고 있다.

-충청도는 인재발탁에서 소외... 대전·세종 무장관 시대

그런 충청도를 보자. 새 정부 들어 발탁된 장·차관 중에 충청도(대전·세종·충남·충북) 출신은 모두 합쳐 겨우 11명이다. 그중에 충북은 김동연 경제부총리,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피우진 보훈처장, 이금로 법무부 차관, 박춘섭 조달청장 등이 중책을 맡았다.

18명의 장관을 보면 충청도에서 3명이라지만 충북이 2명이다. 그나마 충북 출신 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도 장관을 빼면 겨우 낙마 직전에 살아남은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충남 논산일 뿐이다. 대전과 세종은 장관이나 청와대 수석 한 명이 없다. 성윤모 특허청장이 대전의 체면이다. 대전이 광주보다 인구가 조금 많다는데도 비교가 안된다. 광주는 무려 6명의 장차관을 배출했다. 때문에 대전과 세종은 무장관, 무차관 시대다.

대전은 충북과 달리 강창희 전 국회의장이 DJP정권에서 과기부 장관을, MB정부 때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이후 무장관시대가 길게 이어진다. 인구 30만에 가까운 세종의 경우도 도시의 특수성을 감안해도 무장관 지역이다. 충남도 DJP정권에서 오장섭 건교부 장관, MB정권 때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박근혜 정권에서 이완구 전 국무총리 등이 반짝 떴지만 이후론 정부와 가교가 될 인사들이 배출되지 않는다.

지난 5·9 대선에서 충청권은 호남에 이어 문재인 후보에 대해 높은 지지를 했었다. 세종이 문재인 후보를 51.1%, 대전은 42.9%, 충남·충북 각각 38.6%로 일방적으로 지지했었다. 최근의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호남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국정 수행 긍정평가를 하는 곳인데도 정권에서 소외를 받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충청권의 인사들도 어느 지역 인물 못지않다. 언론인으로 전 국회부의장을 지낸 박병석 국회의원을 비롯 이해찬, 박범계, 이상민, 양승조, 김종민 국회의원 등 각 부처관료 출신 인사, 군, 검, 경 등 각 분야에 포진한 충청 출신은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

-당태종, 제퍼슨도 출신 지역 안가리는 인재중용이 정치 기본

당태종 이세민은 나름 훌륭한 군주로 평가되는 인물이다. '정관의 치'로 유명하다. 그중에도 당태종과 신하들 사이의 올바른 정치를 위해 주고받은 대화를 담은 정관정요는 후세에도 동서양 리더들이 즐기는 책이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정치에 대한 교과서라고 머리맡에 두고 읽었다는 책이다.

그중에 당태종이 명석하고 올바르게 직언하는 위징이라는 신하와의 대화가 있다. 당태종이 가장 훌륭한 정치는 무엇이냐고 위징에게 묻는다. 위징은 “군주는 온 백성에게 공평하면 따릅니다. 그러나 편애하거나 편파적이거나 편견을 가지면 백성은 등을 돌립니다. 이를 조화롭게 해야 합니다”

당태종이 더 자세한 설명을 요구한다. 위징은 “배고픈 이에게 잘먹고 덜먹고가 아닙니다. 누구는 식량을 주고 누구는 안주면 불공평입니다. 더 갖고 덜 갖고 아닙니다. 훌륭한 군주는 공평해야 합니다. 백성은 부족한 것은 참아도 불공평한 것은 억울해합니다. 인재 등용도 출신이나 지역을 공평하게 채워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미국 제3대 대통령 제퍼슨도 해군 장관을 광고모집으로 등용했다. 자신을 도운 이른바 측근이나 같은 출신지 인사들이 적지 않았지만, 그는 공과 사를 분명히 했다. 궁리 끝에 출신지역이나 학맥 등에 연연하지 않는 공평한 인재를 구하기 위해 ‘도움을 구한다’는 신문광고를 낸 것이다. 결국, 장관자리를 탐내지 않겠다는 면접을 통해 초면인 스미스라는 인물을 그 자리에 앉혔다.

문재인 정부 들어 호남과 PK출신이 절반을 넘으면서도 지역 안배를 했다고 우기면 형평성을 잃는다. 특정 지역과 특정 계층만 챙기면서 탕평책을 운운하는 것은 충청도가 안중에도 없다는 반증인 것이다. 그래서 충청도에서 문재인 정부의 내각 구성 등을 공평한 인사라고 수긍하지 않는다. 전문성을 제대로 확증할 수 없는 인사들을 중용하고 충청 출신 전문가들을 홀대하면 미래는 또다시 악순환된다.

지역 편중 얘기가 나왔으니 임 회장은 필자가 지난 2006년 전에 있던 신문사 편집국장일 때 대전의 국회의원 수를 증원하도록 아이디어를 준 분이다. 그분은 "같은 인구이고 구(區)의 수도 같은데, 광주는 국회의원이 8명인데 반해 대전은 6명이라며, 신문에서 지역구 증원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제안했었다. 결국, 10년간 대전시민들이 함께해 지난해 4·13 총선 때 성사시킨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분은 늘 충청도요, 대한민국뿐이다. 충청 인재가 대한민국의 인재라고 주장한다. 그러다 보니 역대 정권 때마다 충청 인재의 중용을 놓고 정권의 성패를 가늠짓는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의 인사에서 호남, PK 인사 편중에 충청도 인사 소외가 지나치자 "대한민국이 아니라 호남민국이자 PK민국인데, 충청인과 언론이 침묵하니 어쩌려고 이러는지..." 하며 애절하며 개탄하는 원로 언론인의 모습에 후배는 부끄럽기만 하다.

 

신수용 발행인  ssyoung5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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