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여행철을 맞아 반려인들 사이에서는 반려견과 함께 여행가기가 유행이다. 자주 다니는 동네 주변을 벗어나 가을을 만끽하며 멋진 곳에서 반려견과 함께 찍은 사진들도 SNS에서 많이 볼 수 있다.이들이 이용하는 숙박 형태는 대부분 ‘반려견동반펜션’ 또는 ‘반려견동반캠핑장’이다. 사랑하는 반려견과 함께 주변의 눈치를 볼 필요 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추억을 만들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할까?얼마 전 펜션을 이용한 20대 남녀 4명이 숙소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치우지 않은 내부 사진을 펜션 주인이 자영업자 커뮤니티에 공개해 이슈가 되면서
시월의 세째 일요일.환한 금빛 들녁이 보고 싶어 시골로 향했다.이제 곧 벼를 다 베어낼 것이므로 클림트의 금빛 장식 같은 풍경을 한번 더 싶었기 떼문이다.시골 동네 입구에는 실한 배추가 무등산 수박만하게 묶여 있었고,아가씨 장딴지만한 시퍼런 무우들이 어깨를 겯고 예비군 같이 서 있었다.한적한 아스팔트 길가에는 벌써나락을 말리고 있었다.길게 썰어진 가지는 담장에서,빠알간 고추는 평상 위에서,둥글거나 길죽하게 썰어진 호박은 푸른 양철지붕위에서 꼬들꼬들하게 마르고 있었다.할머니가 외발 수레를 힘겹게 밀고 가신다. 어릴 때 고구마 쪄서 말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지난 11일 ‘’는 제목의 페이스북 글이 식민사관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야권의 주요 공격 소재가 되고 있다. 급기야는 정 위원장 조부의 친일 논란까지 제기되면서 여권으로서는 썩 달갑지 않은 ‘친일 프레임’에 휩싸이게 됐다. 정 의원의 페이스북 글의 전체 내용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미일 군사훈련을 비판한 것에 대한 반박 차원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많지만, 정 위원장이 조선의 패망 이유를 설명하면서 지금까지 몇 차례의 망언 논란을 야기한 것처럼 이
전국체육대회가 열렸다. 가슴 속에만 묻어두었던 그분들의 따뜻한 눈동자의 미소가 떠오른다.고등학교 2학년 때였다. 학년 전체가 수학여행을 갔지만 나를 비롯한 육상부 학생들은 수학여행을 포기했다. 9월 중순, 제49회 전국체육대회가 서울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강제성은 아니었지만 대부분 학생들은 수학여행을 포기하고 성화 릴레이 주자로 뛰기를 원했다. 당시 노량진에서 강화도 가는 길목인 김포 양촌리 까지 우리가 성화를 연결하는 코스였다. 지도교사의 인솔에 따라 준비운동을 마친 후 우리는 출발했다. 가을 날씨였지만 뛰다 보니 열이 나고 온몸
다음 중 가장 행복한 사람은? (1) 돈도 많고, 시간도 많은 사람(2) 돈은 많은데 시간이 없는 사람(3) 시간은 많은데 돈이 없는 사람(4) 돈도 없고, 시간도 없는 사람1번 말고 다른 답을 한 사람이 있을까? 있다면 매우 독특한 사람이다.그러나 이건 질문 자체가 잘못됐다. 돈과 시간이 행복의 척도가 아니기 때문이다. 행복의 정의는 각자 다르다. 1번은 '행복한 사람'이 아니라 '부러운 사람'이거나 '나의 목표'일 수 있다.현실에서 우리 대부분은 3번 아니면 4번이다. 1번은 아주 극소수이며, 2번도 그리 많지 않다. 3번과 4
지난 토요일 8일이 24절기의 17번째, 찬 이슬이 맺히는 한로寒露였습니다. 이제 보름이 지나면 서리가 내리는 상강霜降입니다. 봄비, 장맛비, 이슬, 서리, 눈... 그렇습니다. 수水 기운, 그 물의 순환이 1년인데 상로 사이의 절후이니 곧 눈발이 분분한 겨울철입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많은 이들이 ‘나의 인생 시’로 꼽는 명시 한 편이 언론의 지면과 화면에 자주 등장합니다. 경남 진주 출신으로 저널리스트 활동 후 동국대 국문과 교수를 역임한 이형기(1933-2005) 시인의「낙화洛花」입니다.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 분명히 알고
나이 탓일까. 요즘은 세대 차이를 종종 느낀다. 퇴근 길 술집에서도 목불견을 목도한다. 친구와 세대 문제를 논하다 보면 그도 동감한다. 나만의 편견은 아니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초록은 동색이니 옹색한 자위(自慰)가 아닐 수 없다. 두 아들을 둔 그 친구도 주말 가정행사를 '단톡'으로 통보한다니 그 갈등이 짐작됐다. 세대 차이는 말 그대로 세대 간 격차다. 30년이 한 세대이니 자식들과도 세대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나이 차이가 나는 만큼 관점과 의식, 신념이 다르다. 그러니 서로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누구나 세대 갈등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내년 1월 당무복귀를 위해 회심의 카드로 던진 3차·4차·5차 가처분 신청이 결국 인용되지 않았다.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6일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과 정진석 비대위원장 및 비대위원 6명을 상대로 신청한 3차·4차·5차 가처분에 대해 각하·기각·기각 결정을 내렸다. 법원이 지난 1차·2차 가처분 신청에서 이 전 대표의 손을 들어주었지만, 3차·4차·5차 가처분 신청을 모두 인용하지 않으면서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게 완패를 당했다. 雪上加霜(설상가상)으로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 중앙당 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
10월은 한글의 달10월은 한글의 달이다. 이 달에 훈민정음이 반포되고, 이를 기념하여 9일을 한글날로 정했다. 조선어학회가 결성된 것이 1929년 10월의 일이다.최초의 한글맞춤법통일안이 공표된 것은 1933년 10월, 조선어표준어사정안이 마련된 것도 1936년 10월의 일이었다. 모두 한글 발전에 결정적 계기가 된 역사적 '사건'들이다. 그렇다고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한글운동 사상 가장 험난한 고비도 10월에 있었으니 바로 1942년 일제가 조작해 낸 조선어학회사건이 그것이다. 2019년에 개봉된 엄유나 감독의 영화
지난 30일, 대전 송촌동 동춘당 옆 소대헌-호연재고택에서 동춘당 송준길 선생님의 증손부 김호연재님을 그리는 '김호연재, 그리움을 그리다' 춤공연이 있었습니다.대전십무 중 하나이지요.김호연재님은 신사임당과 같이 조선시대의 유명 여성시인입니다.충남대 문희순 연구교수가 김호연재님의 소개와 김호연재님에 대한 인문학 특강을 한 뒤 고택의 뜨락에서 단아하고 정제된 정은혜 교수님의 춤사위를 감상하였습니다.정은혜 교수님의 초청으로 사진 촬영을 할 수 있었지요.10월 12, 13일 세계지방정부연합총회때 평송청소년문화센터에서 대전의 십무로도 공연됩
고등학교 때 일이다. 나에겐 항상 어울려 다니는 '김경탁'이란 친구가 있었다. 나는 수학을 아주 잘 했는데 앞 자리 김경탁이란 친구는 수학점수가 항상 빵점에 가까웠다. 대신 그는 미술에 천부적 소질이 있어서 미술대학을 예약했을 정도였다. 여러 개 권위 있는 미술공모전에서 우수한 성적도 거두었다. 하지만 그가 좋은 미술대학을 가려면 학업성적도 어느 정도는 좋아야 했다. 2학년 2학기 기말고사 때였다. 경탁은 내게 제안을 했다. 커닝을 하자고... 잘만 되면 멋진 초상화를 그려주겠다고 날 집요하게 설득했다.4교시 수학시험 때였다. 수학
MBC 방송제작진에게 묻겠다.지금도 광우병을 빙자한 촛불 난동을 선동하려드는가? MBC의 꼼수는 어제 오늘이 아니다.지난 국군의 날에 필자의 지인이 보내온 ‘방송문화 이사회 이사 충격적 고백(放送文化振興會 理事 衝擊 告白)’ 이라는 글에 의하면1, 우리는 共産化로 간다. 언론노조를 타도하지 못하면 이 길은 막을 수가 없다.2, 국민이 꼭 알아야 할 일은 언론사가 언론노조, 민주노총의 뜻에 반해서 보도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3, 방송사 노조는 무섭다. 방송사별 개별 노조가 아니라 총 단일 노조이기 때문이다.4, 방송사의 편성권은
연휴,들판이나 산골이나 논은 식빵처럼 부풀어 올라농익은 볏빛이 황홀했다.감은 감빛으로,밤은 밤빛으로,사과는 사과빛으로,석류는 석류빛으로 성숙해 가고 있었다.색다르고 남다른 그들의 고유한 색깔을 나의 짧은 언어로 표현하기보다는 그들의 이름으로 불러주고 싶었다.아무 것도 하는 것이 없는 줄 알았던 바람과 햇빛과 물과 흙이 합작으로 빚은 풍경이었다.정작 아무 것도 하지 못한 내가흐르는 이 풍경을 즐기고 왔다. 너무 무르익어가는지가을비가 잠시 뜸을 들이라 한다.
현행법상 동물 사체는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버리는 것이 합법이다. 반려인들은 가족같이 함께 생활했던 반려동물을 차마 쓰레기봉투에 버리지 못한다. 그렇다고 아무 곳에나 함부로 묻을수도 없다. 이는 불법이다. 이를 위반하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현행법이 반려인들의 정서와 전혀 부합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가족이나 다름없는 반려동물을 위해 깨끗하고 위생적인 시설에서 장례를 치르고 싶어 하는 반려인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대전에는 장례를 치를수 있는 곳이 없어 1시간에서 2시간이 걸리는 타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는 등 거
오늘은 단기 4355년 개천절이다. 기원전 2333년 단군 할아버지께서 弘益人間(홍익인간 :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을 비롯하여 在世理化(재세이화 : 세상에 있으면서 다스려 교화시킨다)·以道與治(이도여치 : 도로써 세상을 다스린다)·光明理世(광명이세 : 밝은 빛으로 세상을 다스린다) 등의 이념을 바탕으로 이 땅에 터를 잡았지만, 작금의 정치권 행태를 보고 있노라면, 弘益人間(홍익인간)의 정신은 찾아볼 수 없고, 우리 黨(당)만 善(선)이고, 다른 黨(당)은 모두 惡(악)으로 규정하여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사생결단식 정치만이 판치고
또 가을이다. 낙엽을 밟으며 한가로운 보행길을 거닐고 싶다.보도를 걷다보면 프레시메니저(야쿠르트 아줌마)들이 몰고 다니는 전동카트 '뉴코코3.0' 을 자주 볼 수 있다. 현재 전국에서 1만1000여 명이 종횡무진 활동중이다. 킥보드, 오토바이, 자전거 등은 보도를 주행하면 도로교통법에 걸리는데 HY(옛 한국야0르0)의 야쿠르트 아줌마 '프레시메니저의 전동카트는 아무런 제재없이 보도는 물론 차도, 횡단보도를 마음데로 질주한다. 심지어 차도를 역주행하는 모습도 종종 볼수 있는 데도 아무런 제재가 없다. 프레시메니져들은 전동카트를 타고
'은혜'라고 할 때 우선 생각나는 게 '부모님의 은혜'다. 낳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의 은혜는 자식들이 세상에 존재하는 한 기억해야 한다. 어머니, 아버지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경험을 했을 거다. '하나님의 은혜'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겠다. 예전에는 스승의 날에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라는 노래를 부르곤 했었다. 요즘에는 선생님을 스승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도 드물고, 스승의 날 자체가 유명무실해졌다. 그런 노래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까. 최근에 '정주영이 누구예요'라는 책을 출간했다. 고(故)
“대전역광장으로 갑니다. 행여나 님을 만날까 하면서. 계절이 돌고 돌아 코스모스 한들한들 거리고 국화 향기 진한 추억의 가을이 돌아오고 있네요. 그 꽃길 따라 대전역 광장으로 오시렵니까? ‘대전역광장’을 애절하게 부른 고대령과 함께 음악에 취해 봅시다.”대전역광장에서 각자의 추억 속으로 아련한 시간여행을 한다. 박현의 ‘꽃길따라 오시렵니까 ’ 노랫말처럼 봄바람이 불어 벚꽃이 흩날리던 지난 날이 있었다. 사랑하는 님을 기다리면서 내 가슴에도 꽃이 피었었다. 그러나 그리운 그 얼굴은 이제 볼 수 없다. 그래서 가슴에 핀 꽃은 이 가을
한 손에 막대 잡고,또 한 손에 가시 쥐고나이 들자 귀밑머리 서리 막으려는 것이 아니다.양 팔을 아예 톱이나 낫 같이 무장한 사마귀(버마재비) 얘기다.호박잎 위에서 나를 보고 복싱 선수의 자세로,위풍당당하게 일어선 모습은 가히 공포스럽다.당장에 관우의 청룡언월도라도 날릴 기색이다.더구나 요즘 가을에 갈색으로 무르익은 암컷들은 브론즈 갑옷을 입은 여전사같다.그런데 왜 이쁘게 보이지 않는 것일까?일찌기 교미 후 2세를 위해 수컷을 자양분으로 흡수한 암컷의 배가 우람하게 불러 있다.한해살이 풀같이 북풍이 밀려오면 알을 낳고 미련없이 한
2022년 임인년의 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23일이 24절기의 16번째인 추분이었고, 내달 8일이 한로寒露이니 늦가을로 접어든 셈입니다. 만산홍엽- 이제 숲의 잡목들 그 잎새 죄다 떨구고 나목이 되면 눈발이 분분히 날리겠지요. 요즈음 농촌에서는 벼를 비롯한 고추와 깨, 감과 밤 등 잡다한 가을걷이로 분주합니다. 또한 호박고지와 고구마순, 산채를 말리고 버섯을 따러 입산하기도 하지요. 사람들의 먹성이 많이 변했다지만 가을은 숱한 먹거리를 선물하는 최고의 계절입니다. 그런 자연에 정성을 다하는 농부들의 노고도 수천 년 여전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