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목, 기득권 내려놓고 이해 폭 넓혀야

김강중 대표이사/발행인
김강중 대표이사/발행인

나이 탓일까. 요즘은 세대 차이를 종종 느낀다. 

퇴근 길 술집에서도 목불견을 목도한다. 친구와 세대 문제를 논하다 보면 그도 동감한다. 나만의 편견은 아니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초록은 동색이니 옹색한 자위(自慰)가 아닐 수 없다. 
두 아들을 둔 그 친구도 주말 가정행사를 '단톡'으로 통보한다니 그 갈등이 짐작됐다. 

세대 차이는 말 그대로 세대 간 격차다. 30년이 한 세대이니 자식들과도 세대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나이 차이가 나는 만큼 관점과 의식, 신념이 다르다. 그러니 서로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누구나 세대 갈등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야성(野性)을 지닌 인간이기에 자본과 감정을 놓고 충돌할 수밖에 없다. 
상대의 힘 우위에 따라 이해관계와 갑질의 형태가 달라질 뿐이다.  

현재 우리는 다섯 세대가 공존하고 있다. 베이비부머, X세대, 밀레니엄, Z세대다. 그리고 2010년 이후 알파세대가 그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복잡다단한 사회를 살고 있다. 젊은이들의 생각이 궁금했다. 그래서 딸아이에게 물었다. 1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는 딸아이도 후배로부터 세대 차이를 느낀다고 한다.

딸아이가 들려 준 '라떼'는 이러했다. 입사 후 신입 시절 주어진 일은 물론 시키지 않은 일도 눈치껏 찾아서 했다고 한다. 딸 아이 시절만 해도 애사심과 열정이 있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갓 입사 신입들에게 '일을 시키면 꼰대, 알려줘도 꼰대소리'를 듣는다고 한다.월급을 받는 만큼만 일하면 잘하는 것이라고 여기고 '후배 양성'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업무미숙을 지적하면 갑질로 '노조에 신고해야 하나'하며 겁박한다며 혀를 찼다. 일 하면서 받은 스트레스를 푸는 '회식도 갑질'이라고 하니 어이가 없단다. 

아이돌 가수만 해도 10년 후배들과 차이가 크다는 귀띔이다. 노래 가사는 몰론 의상 스타일 선호도 달라 공감이 잘 안 된다고 한다.
무엇보다 MZ세대의 줄임말과 유행어를 이해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격변하는 세상이라 그런지 10년 차이만 나도 '싸가지'를 한탄하는 세상이다. 
이래저래 '꼰대와 싸가지 없음'의 세대 갈등은 심화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오늘날 언론은 어떠한가. 필자가 본 세대 차이는 격세지감이다.
30여 년 전, 기자는 언론고시의 관문을 거쳐야 했다. 공무원, 교사보다 기자되기가 어려웠다.

그때만 해도 문사(文士)적 면모를 잃지 않으려 애를 썼다. 선배들은 독서와 메모, 사유(思惟)와 글쓰기를 강권했다. 사람과 현상을 관찰하고 세상과 인생을 관조하는 직업이어서 고단한 줄 몰랐다.

예전에 그랬듯 후배들에게 잘 묻고 듣고 적고 전달하는 기자가 될 것을 강조한다. 
그러나 술 한 잔, 광고 한 판에 매달리는 것을 보면 세대 격차를 실감한다. 비판 감시는커녕 기관에 유착하며 정보장사를 서슴지 않는다. 

'SNS'시대이니 누구나 쉽게 기자가 될 수 있다. 한 후배는 참언론, 참교육, 참조기도 없다고 개탄한다. 그런 그에게 참소주도 25도에서 16.9도 내렸음을 환기했다. 이처럼 대한민국은 '참(眞)'이 무너진 지 오래다. 

이런데다 세대 갈등은 신·구 세대 간 사고 차이로 나타나는 필연적 현상이다. 
가정에서도 손주 육아, 교육을 놓고도 모녀, 고부간 마음 상하는 일이 빈발하고 있다. 

신세대는 우리 사회 변혁의 주체라 할 수 있다. 반면 기성세대는 급변하는 사회 조절 역할을 맡는다. 그러니 역할이 다른 신·구 세대는 갈등을 빚을 수밖에 없다.
이런 갈등은 2500년 전, 공자, '테스형' 시대에도 그랬다.

갈등의 원인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폐해를 줄이는 세대 간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 세대 전만해도 평균 수명이 길지 않았다. 세대 교체기가 길어서 세대 갈등이 그리 심하지 않았다.
이제 100세 시대는 노인 차별, 노인 혐오를 유발할 것이다. 또한 탄소 배출 등 기후위기도 세대 갈등을 키울 것이다.

당장 변죽만 올리는 '연금 개혁'도 세대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머잖아 '연금전쟁'은 사회 갈등으로 번질 것이다. 뿐인가. 사회의 갈등은 빈부, 이념, 지역, 종교, 학력, 젠더 등 차고 넘친다. 

갈등의 조정과 통합을 위해서는 정치와 교육, 종교의 역할이 중요하다. 하지만 정치인은 갈등을 먹고 산다고 했던가. '3김시대'가 종언을 고했으나 정치권은 보혁(保革), 지역 갈등을 부추키며 권력을 나눠 먹고 있다. 

코로나로 심화 된 우리 사회 갈등은 끝이 보이질 않는다. 여기에 세계경제 불황, 3고(高) 시대의 가계부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도 걸림돌이다.

미·중 패권에 따른 대만, 중국 간 긴장과 북한의 핵 위협 등 동북아에 암운이 짙다.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국민통합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세대를 구분하는 것은 문화의 차이다. 세대 차이를 특징 짓는 일 또한 의미가 있다. 
그 의미는 세대 간 '틀림'이 아니라 '다름'을 인식해야 한다. 그런 뒤 다양성을 인정하는 일이다. 

더 나아가 기득권을 내려놓고 반목보다 서로 이해 폭을 넓혀야 한다. 
그럴 때 우리 사회는 화해, 통합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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