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미리 보는 총선-역대 총선 분석 12 – 충청남도 보령시·서천군

21대 총선을 398일 앞둔 시점에서 지난 2016년 20대 총선의 충청권 지역구를 기준으로 ‘87체제 이후 소선거구제 하에서의 역대 총선 표심을 분석하고, 충청권 정치지형이 어떠한 변화를 겪어왔는지 확인하여 21대 총선의 표심을 예측해보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

보령시, 서천군 / 보령시, 서천군 제공
보령시, 서천군 / 보령시, 서천군 제공

13대 총선 당시 보령시·서천군 지역은 1986년 시로 승격한 대천시와 대천시를 둘러싸고 있는 보령군이 한 선거구를 이루었고, 서천군 역시 한 선거구를 이루어 1992년 14대 총선까지 선거가 치러지게 된다. 1995년 행정구역상 ‘시’에 해당하는 도시지역과 ‘군’에 해당하는 농촌지역을 통합하여 도농복합도시가 탄생하면서 1996년 15대 총선에서는 보령시 선거구와 서천군 선거구로 선거가 치러졌으며, 2000년 16대 총선부터 2016년 20대 총선까지는 국회의원 선거구 인구하한선에 미달되는 서천군이 보령시와 합쳐지면서 보령시·서천군 지역의 선거구로 묶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보령시는 재무부장관과 5선 국회의원을 역임한 ‘보수의 꾀주머니’ 김용환 전 재무부장관을 배출한 지역으로 유명하다. 김 전 장관은JP측 대표로서 DJ측의 한광옥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DJP 연대의 최종 합의각서에 서명을 한 인물로 한국 정치사의 새로운 이정표를 쓰게 한 인물이다.

서천군은 3선 국회의원을 역임한 여성 정치인 김옥선 전 국회의원을 배출한 지역이다. 김 전 의원은 9대 국회의원 당시 1975년 10월 정기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박정희를 독재자로 규정함으로써 일명 ‘김옥선 파동’을 일으키며 국회에서 제명당한 장본인이다.

1988년 13대 총선에서 대천시·보령군에서는 김종필(이하 JP) 전 국무총리가 13대 대선 직전 창당한 신민주공화당(이하 공화당)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었던 반면 서천군은 집권여당인 민주정의당(이하 민정당)이 강세를 보였다.

13대 총선에서 대천시·보령군의 경우 JP의 오른팔격인 공화당 김용환 후보가 57.46%를 득표하여 민정당 이대희 후보를 27.84%p 차이로 대파하고 1960년 5대 민의원에 당선된 후 28년 만에 재선에 성공했으며, 서천군의 경우 민정당 이긍규 후보가 42.22%를 득표하여 공화당 조중연 후보를 4.80%p 차이로 누르고 처녀 당선된다.

13대 총선에서 대천시·보령군과 서천군의 정치지형은 보수진영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대천시·보령군의 경우 공화당 김용환 후보와 민정당 이대희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무려 87.08%에 달했고, 서천군의 경우도 민정당 이긍규 후보와 공화당 조중연 후보 그리고 한국국민당 장현관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82.35%에 이르렀다.

14대 대선의 전초전격으로 치러진 1992년 14대 총선은 1990년 민정당, 통일민주당, 공화당의 3당 합당으로 탄생한 거대 여당 민주자유당(이하 민자당)을 심판하자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대천시·보령군과 서천군에서는 보수진영이 지난 13대 총선보다 더 많은 지지를 받으며 진보진영을 압도한다.

14대 총선에서 대천시·보령군에서는 민자당 김용환 후보가 69.54%를 득표하여 통일국민당 박창규 후보를 49%p 차이로 대파하고 3선에 성공했으며, 서천군에서는 민자당 이긍규 후보가 44.55%를 득표하여 무소속 조중연 후보를 2.17%p 차이로 간신히 누르고 辛勝(신승)을 거두며 재선에 성공한다.

14대 총선에서도 보수진영의 상승세는 이어졌다. 대천시·보령군의 경우 민자당 김용환 후보와 통일국민당 박창규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90.08%에 달했고, 서천군의 경우 민자당 이긍규 후보와 보수 성향의 무소속 조중연 후보 그리고 통일국민당의 이상익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무려 97.26%의 높은 수치를 기록하면서 진보진영이 설 수 있는 빈틈을 보이지 않았다.

1996년 치러진 15대 총선에서는 1995년 탄생한 도농복합도시 ‘보령시‘가 탄생하면서 보령시 지역구와 서천군 지역구로 선거가 치러지게 된다. 15대 총선은 지난해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부터 휘몰아친 자유민주연합(이하 자민련)의 녹색 돌풍이 보령시와 서천군에 휘몰아치면서 보수진영 후보들만의 잔치로 남게 된다.

15대 총선에서 보령시는 자민련 김용환 후보가 70.27%를 득표하여 신한국당 최일영 후보를 무려 49.93%p 차이로 대파하고 4선 고지에 올랐으며, 서천군의 경우 자민련 이긍규 후보가 47%를 득표하여 신한국당 김홍열 후보를 3.51%p 차이로 누르고 辛勝(신승)을 거두며 3선 중진 반열에 오른다.

15대 총선에서 보령시는 진보진영 후보가 출마조차 하지 않았을 정도로 보수진영에 100%의 지지를 보내게 된다. 서천군의 경우도 통합민주당의 나소열 후보가 9.50%의 저조한 득표율을 얻게 되면서 보수진영이 절대적 지지를 받게 된다. 특히, 13대 총선부터 15대 총선까지 보령시·서천군 지역은 보수진영에 대한 지지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2000년 치러진 16대 총선에서는 국회의원 선거구 인구하한선에 미달하는 서천군이 보령시에 합쳐지면서 보령시·서천군 지역구로 선거가 치러진다. 또한 자민련의 쇠락기와 맞물려 내각제 개헌 합의 파기에 반발한 김용환 의원이 희망의 한국신당을 창당하여 당 총재로서 직접 후보로 출마하면서 JP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게 된다.

16대 총선에서 보령시·서천군은 희망의 한국신당 김용환 후보가 38.66%를 득표하여 한솥밥을 먹던 자민련 이긍규 후보를 7.14%p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되면서 5선 고지를 밟는다. JP의 김용환 후보 낙선 기도는 결국 수포로 돌아갔으나, 희망의 한국신당 역시 전국에서 총재인 김용환 후보 홀로 당선되면서 처참한 패배를 맞본다.

16대 총선에서 보령시·서천군은 진보진영의 세가 지난 15대 총선보다 배 이상 증가한 측면이 주목된다. 새천년민주당 김명수 후보와 진보 성향의 무소속 나소열 후보 그리고 역시 진보 성향의 무소속 김옥선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22.11%를 기록하여 지난 15대 총선에서 후보조차 배출하지 못했던 보령시와 9.50%의 득표율에 머물렀던 서천군에서 앞으로 진보진영의 활동 공간이 열릴 수 있다는 희망의 빛이 보인 선거라고 볼 수 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는 故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역풍이 충청권에도 강타했으나, 보령시·서천군은 보수진영이 여전히 강세를 유지했다. 특히, 보령시·서천군의 맹주로 군림하던 김용환 전 의원이 17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無主空山(무주공산)이 된 지역에서 누가 여의도에 처녀 입성할지도 관심이 모아졌다.

17대 총선에서 보령시·서천군은 KBS 9시 뉴스 메인 앵커 출신인 자민련 류근찬 후보가 39.35%를 득표하여 열린우리당 김명수 후보를 9.41%p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되며 여의도에 입성한다.

17대 총선에서도 보령시·서천군은 보수진영에게 무게중심이 쏠렸다. 자민련 류근찬 후보와 한나라당 김태흠 후보 그리고 보수 성향의 무소속 신준희 후보와 역시 보수 성향의 무소속 이긍규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65.55%에 이르러 아직까지 진보진영에게는 보수진영의 벽을 넘기가 역부족임이 증명됐다.

2008년 치러진 18대 총선에서는 자민련과 국민중심당에 이은 충청정당을 표방한 자유선진당(이하 선진당)의 강풍이 보령시·서천군에도 상륙한다.

18대 총선에서 선진당 류근찬 후보는 한나라당 김태흠 후보를 19.10%p 차이로 크게 따돌리고 재선에 성공한다.

18대 총선에서 보령시·서천군은 지난 17대 총선보다 보수진영에 더 많은 지지를 보내게 된다. 선진당 류근찬 후보와 한나라당 김태흠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무려 85.18%에 달해 지난 17대 총선보다 20% 높은 표심을 몰아주었다.

18대 대선의 전초전으로 치러진 2012년 19대 총선에서는 대전·충남에서 선진당의 바람이 쇠퇴하면서 유력 대선 후보를 둔 거대 정당의 양자대결로 선거 구도가 흘러간다.

19대 총선에서 보령시·서천군은 새누리당 김태흠 후보가 46.42%를 득표하여 선진당 류근찬 후보를 18.75%p 차이로 크게 누르고 지난 17대와 18대 총선의 패배를 설욕하면서 처녀 당선된다.

19대 총선에서도 보령시·서천군은 보수진영이 건재를 과시했다. 새누리당 김태흠 후보와 선진당 류근찬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74.09%를 기록하여 지난 18대 총선보다 10% 정도의 지지가 빠진 결과를 보였으나, 여전히 보수진영의 높은 인기도를 실감할 수 있었다.

2016년 치러진 20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의 공천 파동에도 불구하고, 보령시·서천군은 소지역주의 구도로 선거가 진행되면서 당 보다는 우리 지역 출신에게 표를 던지는 경향을 보였다.

20대 총선에서 보령시·서천군은 친박 핵심인 새누리당 김태흠 후보가 50.70%를 득표하여 더불어민주당 나소열 후보를 5.97%p 차이로 따돌리고 재선에 성공한다.

20대 총선에서 보령시·서천군은 소선거구제가 시행된 13대 총선 이후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의 격차가 가장 줄어든 5.97p%에 불과했다. 특히, 20대 총선에서 보령시·서천군은 극명하게 소지역주의 표심을 보여주었다. 보령시 출신인 새누리당 김태흠 후보는 보령시에서 55.84%의 득표율을 올렸으나, 서천군에서는 41.80%의 득표율에 머물렀다. 반면 서천군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나소열 후보는 보령시에서 39.11%의 득표율에 머물렀으나, 서천군에서는 54.43%의 득표율을 올렸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태풍이 몰아친 가운데에도 보령시와 서천군은 보수진영의 마지막 요새처럼 철저한 방어를 통해 수성을 이루었다. 보령시의 경우 자유한국당 김동일 후보가 50.77%를 득표하여 더불어민주당 김기호 후보를 10.22%p 차이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재선에 성공했으며, 서천군에서도 자유한국당 노박래 후보가 37.06%를 득표하여 더불어민주당 유승광 후보를 5.03%p 차이로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특히, 보령시는 보수진영의 자유한국당 김동일 후보와 바른미래당 조양희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59.43%의 지지를 받았으며, 서천군도 자유한국당 노박래 후보와 보수 성향의 무소속 김기웅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무려 67.95%에 지지를 받았다. 21대 총선을 398일 앞둔 시점에서 소지역주의 재현을 통해 보수진영 후보에게 3연승을 안겨줄지 아니면 청와대 자치분권비서관을 역임하며 집권여당의 파워를 보여줄 수 있는 진보진영 후보가 소지역주의를 뚫어내고 여의도에 입성하여 지역발전을 견인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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