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미리 보는 총선-역대 총선 분석 15 – 충청남도 서산시·태안군

21대 총선을 387일 앞둔 시점에서 지난 2016년 20대 총선의 충청권 지역구를 기준으로 ‘87체제 이후 소선거구제 하에서의 역대 총선 표심을 분석하고, 충청권 정치지형이 어떠한 변화를 겪어왔는지 확인하여 21대 총선의 표심을 예측해보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

 

서산시, 태안군 /  서산시, 태안군 제공
서산시, 태안군 / 서산시, 태안군 제공

 13대 총선 당시 서산시·태안군은 서산군 선거구로 선거가 치러졌다. 1989년 태안군이 75년 만에 서산군에서 분리되어 復郡(복군)되고, 서산읍이 서산시로 승격되면서 1992년 14대 총선에서는 서산시·서산군·태안군으로 선거가 치러진다. 1995년 행정구역상 ‘시’에 해당하는 도시지역과 ‘군’에 해당하는 농촌지역을 통합하여 도농복합도시가 탄생하면서 1996년 15대 총선부터는 서산시·태안군 선거구로 선거가 치러진 이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서산시·태안군은 전통적으로 보수진영의 우세 속에서도 진보진영 후보자가 당선되는 기현상이 자주 빚어진 지역이다. 소선거구제가 실시된 1988년 13대 총선 이후 여덟 차례의 선거에서 진보진영 후보의 당선은 네 차례에 해당될 정도로 당선자만 단순 비교할 때는 보수진영과 대등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서산시·태안군은 즉흥 연설의 대가로 청중들의 마음을 울리던 ‘유세의 달인’ 5선의 한영수 국회의원을 배출한 지역으로 아직까지도 나이 지긋한 유권자들은 그의 향수에 젖어있다. 한 전 의원은 약관이던 만 25세에 1960년 5대 총선에 무소속 후보로 서산군에 출마하여 7.03%의 득표율을 얻으며 낙선한 이후 1963년 6대 총선에서 아산 출신의 윤보선 대통령이 이끌던 민정당 후보로 출마하여 17.58%를 득표하여 2위를 차지하여 낙선하고, 1967년 7대 총선과 1971년 8대 총선에서 각각 신민당과 국민당 후보로 출마하여 25.35%와 34.03%의 득표율로 2위를 차지하며 네 차례나 낙선의 고배를 마신다. 하지만 한 전 의원은 뛰어난 언변으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원외 인사지만 젊은 진보진영의 대표 주자로 각광받게 된다.

한 전 의원은 유신헌법 이후 중선거구제로 실시된 1973년 9대 총선에서 무소속 후보로 서산군·당진군에 출마하여 33.10%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하여 만 38세의 나이로 당선돼 여의도에 입성한다. 일설에는 한 전 의원이 당선되던 9대 총선 당시 마지막 선거자금을 처갓집을 팔아서 마련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원내 입성 후 신민당에 입당한 한 전 의원은 1978년 10대 총선에서 당선된 직후 제1야당 대변인으로 활약하면서 전국전인 명성을 얻는다. 1981년 11대 총선에서 당선되면서 3선의 중진 반열에 오른 한 전 의원은 국회 본회의에서 “월남이 망한 것은 경험 없는 군인들이 정권을 탈취해 독재를 했기 때문이며, 우리도 그럴 위험이 다분히 있다”고 발언해 당시 집권층인 신군부를 자극하게 된다. 이후 한 전 의원은 간통 사건에 휘말리면서 의원직을 사퇴하고 자격정지 10년을 선고 받으며 투옥되게 된다.

하지만 복권된 한 전 의원은 1992년 14대 총선에서 고향인 서산시·서산군·태안군에 출마하여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했으며, 이후 신민당 총재권한대행을 맡아 김종필 전 국무총리(이하 JP)가 창당한 자유민주연합(이하 자민련)과의 통합을 주도하고, 4선 의원으로 당 원내총무를 맡아 1996년 15대 총선에서는 자민련이 50석을 차지하는데 일조하면서 자신은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주고 비례대표로 당선되며 5선 의원 반열에 오른다. 한 전 의원은 1997년 15대 대선을 앞두고서는 자민련 당내 경선에 출마해 당 총재인 JP를 상대로 17.7%를 얻은 바도 있다.

1988년 치러진 13대 총선에서 서산군은 JP가 13대 대선 직전 창당한 신민주공화당(이하 공화당)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집권여당인 민주정의당(이하 민정당)과 제1야당인 통일민주당의 대결 구도로 전개된다.

13대 총선에서 서산군은 통일민주당 박태권 후보가 34.10%를 득표하여 민정당의 전국구 재선 의원 출신의 류근환 후보를 1.09%p 차이로 간신히 누르고 두 차례의 낙선 끝에 처녀 당선된다.

13대 총선에서 서산군은 보수진영이 지지율에서는 앞섰으나,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하면서 체면을 구기게 된다. 특히, 서산군은 진보진영이 40.52%의 득표율을 올리며 충남에서 온양시·아산군 다음으로 높은 지지를 받은 지역이다.

1992년 치러진 14대 총선에서는 서산읍이 서산시로 승격되고, 태안군이 復郡(복군)되어 행정구역이 변동되면서 서산시·서산군·태안군 선거구로 치러짐과 동시에 1990년 민정당, 통일민주당, 공화당의 3당 합당으로 탄생한 거대 여당 민주자유당(이하 민자당)을 심판하자는 여론의 주도 하에 선거가 치러진다. 또한 거물 정치인 한영수 전 의원의 復權(복권)과 제1야당 후보로 당선되어 집권여당 후보로 출마한 박태권 후보와의 뜨거운 한판 승부가 펼쳐진다.

14대 총선에서 서산시·서산군·태안군은 민주당 한영수 후보가 34.81%를 득표하여 현역 프리미엄과 집권여당의 물량 공세로 맞선 민자당 박태권 후보를 1.27%p 차이로 따돌리고 辛勝(신승)을 거두고 당선되면서 충남에서는 유일하게 민주당 후보로 당선됨과 동시에 충남의 유일한 민주당 4선 의원이 된다.

14대 총선에서 서산시·서산군·태안군은 진보진영이 보수진영에 판정승을 거두게 된다. 민주당 한영수 후보와 진보 성향의 무소속 문석호 후보 그리고 진보 성향의 무소속 장기옥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51.77%의 수치를 기록하며, 충남에서 유일하게 진보진영의 당선자 뿐만 아니라 50% 이상의 지지율을 획득한 지역이 된다.

1996년 치러진 15대 총선에서는 1995년 탄생한 도농복합도시 ‘서산시‘가 탄생하면서 서산시·태안군 지역구로 선거가 치러지게 된다. 15대 총선은 지난해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부터 충청권을 강타한 자민련 바람이 서산시·태안군까지 잠식하면서 13대 총선과 14대 총선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진보진영의 세가 크게 위축되고 만다. 특히, 15대 총선부터 서산시·태안군은 보수진영이 제대로 자리를 잡아가는 분수령이 된다.

15대 총선에서 서산시·태안군은 MBC 아나운서 출신의 자민련 변웅전 후보가 54.17%를 득표하여 신한국당 박태권 후보를 26.07%p 차이로 대파하고 처녀 당선된다.

15대 총선에서 서산시·태안군은 보수진영의 압승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자민련 변웅전 후보와 신한국당 박태권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무려 82.27%에 달해 진보진영이 얻은 득표율보다 4.5배 이상의 지지를 받게 된다.

2000년 치러진 16대 총선에서는 자민련의 세력이 약화됨과 동시에 서산시·태안군은 자민련의 지역구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과의 치열한 공천 경쟁으로 출혈이 이어지게 된다.

16대 총선에서 서산시·태안군은 새천년민주당 문석호 후보가 48.44%를 득표하여 6선을 바라보던 자민련 한영수 후보를 7.83%p 차이로 누르고 두 차례의 낙선 끝에 처녀 당선된다.

16대 총선에서 서산시·태안군은 진보진영의 약진이 눈에 띈다. 진보진영은 지난 15대 총선에서 불과 17.73%의 득표율을 올리는데 그쳤으나, 16대 총선에서는 지난 15대 총선보다 30.71% 높은 지지를 받으며 당선자까지 배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故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역풍이 몰아친 2004년 17대 총선에서는 서산시·태안군 역시 가시권에 들어서면서 진보진영이 강세를 보였다.

17대 총선에서 서산시·태안군은 열린우리당 문석호 후보가 46.81%를 득표하여 자민련 변웅전 후보를 8.76%p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되며 재선에 성공한다.

17대 총선에서 서산시·태안군은 진보진영이 판정승을 거둔다. 열린우리당 문석호 후보와 새천년민주당 김형배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52.36%를 기록하여 지금까지 진보진영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던 지난 14대 총선보다 0.59% 높은 득표율을 올리게 된다.

17대 대선 이후 4개월 만에 치러진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자민련과 국민중심당에 이은 충청정당을 표방한 자유선진당(이하 선진당)의 바람이 서산시·태안군에도 상륙하면서 지난 15대 총선 이후 12년 만에 보수진영 압승이 이루어진다.

18대 총선에서 서산시·태안군은 선진당 변웅전 후보가 51.65%를 득표하여 통합민주당 문석호 후보를 21.47%p 차이로 대파하고 당선되며 비례대표 1개월을 역임한 것을 포함하여 3선 고지를 밟는다.

18대 총선에서 서산시·태안군은 지난 15대 총선 이후 보수진영이 다시 한 번 우위를 점하게 된다. 선진당 변웅전 후보와 한나라당 김병묵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68.43%에 이르러 지난 17대 총선보다 20.79% 높은 지지를 받게 된다.

2012년 치러진 19대 총선은 대전·충남에서 선진당의 위세가 한풀 꺾이며 유력 대권주자를 가진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양자구도로 전개되었으나, 서산시·태안군은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故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변웅전 의원에게 지역구를 넘겨받으면서 선진당이 마지막 바람을 일으키면서 선전하게 된다.

19대 총선에서 서산시·태안군은 선진당 성완종 후보가 42.55%를 득표하여 재선 서산시장 출신의 새누리당 유상곤 후보를 13.43%p 차이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여의도에 입성한다.

19대 총선에서 서산시·태안군은 지난 18대 총선에 이어 보수진영이 완벽한 승리를 거둔다. 보수진영의 선진당 성완종 후보와 새누리당 유상곤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71.67%를 기록하면서 지난 18대 총선보다도 3.24% 높은 지지를 받게 된다.

새누리당의 공천 파동으로 요약되는 2016년 20대 총선에서 서산시·태안군 역시 치열한 공천 경쟁 속에 보수진영의 분열로까지 이어졌으나, 지난 18대와 19대 총선과 마찬가지로 결과는 보수진영의 압승으로 끝이 난다.

20대 총선에서 서산시·태안군은 故 성완종 회장의 막냇동생인 새누리당 성일종 후보가 39.05%를 득표하여 더불어민주당 조한기 후보를 1.76%p 차이로 따돌리고 辛勝(신승)을 거두며 처녀 당선된다.

20대 총선에서도 서산시·태안군의 표심은 보수진영에게 손을 들어주었다. 새누리당 성일종 후보와 보수 성향의 무소속 한상율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62.70%에 이르러 지난 18대 총선부터 이어진 보수진영의 건재함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서산시장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맹정호 후보가 52.21%를 득표하여 3선을 노리던 자유한국당 이완섭 후보를 16.68%p 차이로 크게 누르고 당선되며, 민선 3~4대 조규선 시장 당선 이후 18년 만에 진보진영의 당선자로 이름을 올렸다. 태안군수 선거에서도 더불어민주당 가세로 후보가 48.53%를 득표하여 재선을 노리던 자유한국당 한상기 후보를 10.79%p 차이로 여유 있게 누르고 재선거를 포함하여 세 차례의 낙선 끝에 군수실에 입성하면서 진보진영 첫 번째 군수로 이름을 올린다. 21대 총선을 387일 앞둔 시점에서 보수진영이 전열을 가다듬어 연승 행진을 이어갈지 아니면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알려진 진보진영의 후보가 청와대와 집권여당의 힘을 앞세워 유권자들의 관심을 돌릴지 지역민들의 관심이 점차 커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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