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미리 보는 총선-역대 총선 분석 16 – 충청북도 증평군·진천군·음성군

21대 총선을 384일 앞둔 시점에서 지난 2016년 20대 총선의 충청권 지역구를 기준으로 ‘87체제 이후 소선거구제 하에서의 역대 총선 표심을 분석하고, 충청권 정치지형이 어떠한 변화를 겪어왔는지 확인하여 21대 총선의 표심을 예측해보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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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평군, 진천군, 음성군 / 증평군, 진천군, 음성군 제공

1988년 13대 총선 당시 증평군·진천군·음성군은 진천군·음성군 선거구로 1996년 15대 총선까지 치러진다. 증평군의 경우는 2003년 괴산군에서 분리되기 전까지 선거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는 국회의원 선거구 인구하한선에 미달되는 괴산군을 합쳐 진천군·(괴산군)·음성군 선거구로 선거가 치러졌으며, 2003년 증평군이 괴산군에서 분리되면서 2004년 17대 총선부터 증평군·진천군·(괴산군)·음성군 선거구로 선거가 치러져 2012년 19대 총선까지 이어진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국회의원 선거구 인구하한선에 미달되는 보은군·옥천군·영동군에 (괴산군)이 편입되면서 증평군·진천군·음성군 선거구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진천군은 총무처장과 농림부장관 그리고 5선 의원을 거쳐 1979년 신민당 파동에 의해 법원으로부터 당 총재권한대행에 임명된 정운갑 전 장관을 배출한 지역이다. 정 전 장관의 아들인 자유한국당 정우택 의원도 아버지의 고향인 진천군·음성군에서 15대와 16대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음성군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배출한 지역이다. 반 전 총장이 세 살 때 충주로 이사를 하면서 빛이 좀 바랜 측면이 있지만, 음성군에서는 반기문 기념관을 설립하고, 반기문 마라톤대회를 개최하는 등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한 ‘고졸 신화’의 역사를 쓴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음성군 출신이다. 덕수상고 출신인 김 전 부총리는 행정고시와 입법고시에 양과를 패스하고, 공직에 투신해 박근혜 정부에서 장관급 국무조정실장과 문재인 정부의 1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역임했다.

1988년 13대 총선에서 진천군·음성군은 김종필 전 국무총리(이하 JP)가 1987년 13대 대선 직전 창당한 신민주공화당(이하 공화당)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덜 미치면서 민주정의당(이하 민정당)이 강세를 보였다.

13대 총선에서 진천군·음성군은 민정당의 김완태 후보가 44.93%를 득표하여 공화당 이재철 후보를 14.47%p 차이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당선되며 3선의 중진 반열에 오른다.

13대 총선에서 진천군·음성군의 표심은 보수진영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진보진영 정당에서는 후보조차 배출하지 못했으나, 진보 성향의 무소속 허탁 후보가 24.59%를 득표하여 간신히 명맥을 유지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진천군·음성군은 후보들의 출신 지역에 따른 소지역주의 현상이 두드러졌는데, 음성 출신의 민정당 김완태 후보는 음성군에서 56.27%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고, 진천 출신의 공화당 이재철 후보는 진천군에서 53.67%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12월에 있을 14대 대선의 전초전으로 치러진 1992년 14대 총선에서는 1990년 민정당, 통일민주당, 공화당의 3당 합당으로 탄생한 거대 여당 민주자유당(이하 민자당)을 심판 분위기는 진천군·음성군에서 찾아볼 수 없었고, 오히려 민자당을 비롯한 보수진영의 지지세가 더욱 강해진다.

14대 총선에서 진천군·음성군은 충북지사를 역임한 민자당 민태구 후보가 48.06%를 득표하여 통일국민당 정우택 후보를 23.76%p 차이로 대파하고 여의도에 입성한다.

14대 총선에서 진천군·음성군은 민주당 허탁 후보가 14.66%의 득표율을 올려 지난 13대 총선에서 자신이 얻은 24.59%의 득표율보다 9.93% 적은 지지를 받으며, 진보진영의 세가 더욱 위축되게 된다. 14대 총선에서도 소지역주의 현상은 극명하게 나타났는데, 음성 출신의 민자당 민태구 후보는 음성군에서 55.39%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고, 진천 출신의 통일국민당 정우택 후보는 진천군에서 40.87%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게 된다.

1996년 치러진 15대 총선에서는 지난해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거세게 몰아쳤던 자유민주연합(이하 자민련)의 녹색 돌풍이 진천군·음성군까지 잠식하면서 보수진영의 지지세가 한층 더 견고해진다.

15대 총선에서 진천군·음성군은 자민련 정우택 후보가 48.58%를 득표하여 신한국당 민태구 후보를 14.38%p 차이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당선되면서 지난 14대 총선의 패배를 깨끗이 설욕한다.

15대 총선에서 진천군·음성군은 지난 14대 총선보다도 진보진영이 더욱 쪼그라든 모습을 보이게 된다. 진보진영의 새정치국민회의 박병남 후보와 통합민주당 구자웅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9.57%에 불과해 지난 14대 총선보다 5.09% 적은 지지를 받게 된다. 15대 총선에서도 진천군·음성군은 소지역주의 현상이 강하게 나타난다. 진천 출신인 자민련 정우택 후보는 진천군에서 무려 67.52%의 득표율을 올려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고, 음성 출신의 신한국당 민태구 후보는 음성군에서 44.74%의 득표율을 올리며 1위를 차지했다.

2000년 치러진 16대 총선에서는 자민련의 바람이 미풍에 그친 상황에서 선거가 치러짐과 동시에 국회의원 선거구 인구하한선에 미달되는 (괴산군)이 편입되면서 진천군·(괴산군)·음성군 선거구로 선거가 치러진다.

16대 총선에서 진천군·(괴산군)·음성군은 자민련 정우택 후보가 음성군 29.54%, 진천군 61.36%를 득표하여 45.45%를 기록하면서 음성군 43.65%, 진천군 16.55%를 득표한 한나라당 이충범 후보를 누르고 1위를 차지한다. 또한 (괴산군)과의 득표율 합계에서도 36.16%의 지지를 받아 육군 대장 출신의 새천년민주당 김진선 후보를 1.32%p 차이로 따돌리고 辛勝(신승)을 거두며 재선에 성공한다. 정우택 후보는 이후 자민련 몫의 해양수산부장관을 거쳐 충북지사와 4선 의원 등으로 승승장구 하게 된다.

16대 총선에서 진천군·(괴산군)·음성군은 진보진영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새천년민주당 김진선 후보는 22.02%의 득표율로 지난 15대 총선 당시 진보진영이 얻은 득표율보다 2배 이상의 지지를 받으며, 진보진영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준다. 16대 총선에서도 진천군·(괴산군)·음성군에서의 소지역주의 현상이 여실히 나타난다. 진천 출신의 자민련 정우택 후보는 진천군에서 61.36%의 득표율을 올리며 1위를 차지했고, 음성 출신의 한나라당 이충범 후보는 음성군에서 43.65%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으며, (괴산) 출신의 새천년민주당 김진선 후보도 (괴산군)에서 56.28%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하게 된다.

2004년 치러진 17대 총선에서는 지난 2003년 (괴산군)에서 분리된 증평군이 추가되면서 증평군·진천군·(괴산군)·음성군 선거구로 선거가 치러짐과 동시에 故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역풍이 강하게 몰아치면서 진보진영이 소선거구제가 실시된 13대 총선 이후 가장 높은 지지를 받으며 새로운 희망을 엿보게 된다.

17대 총선에서 증평군·진천군·(괴산군)·음성군은 자민련 정우택 후보가 음성군 31.63%, 진천군 53.57%, 증평군 51.82%를 득표하여 45.67%를 득표하면서 음성군 54.56%, 진천군 34.09%, 증평군 40.35%를 득표하여 43.00%를 기록한 열린우리당 김종률 후보를 2.67%p 앞서며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괴산군)과의 득표율 합계에서는 열린우리당 김종률 후보가 47.55%를 득표하여 자민련 정우택 후보를 6.78%p 차이로 따돌리고 처녀 당선된다.

17대 총선에서 증평군·진천군·(괴산군)·음성군은 진보진영의 선전이 돋보였다. 비록 故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의 영향이 크긴 하지만, 소선거구제가 실시된 13대 총선 이후 진보진영이 43.00%의 득표율을 올린 것은 상당히 의미가 크다. 17대 총선에서도 증평군·진천군·(괴산군)·음성군의 소지역주의 현상은 여전했다. 음성 출신인 열린우리당 김종률 후보는 음성군에서 54.56%의 득표율을 올리며 1위를 차지했고, 진천 출신인 자민련 정우택 후보는 진천군에서 53.57%의 득표을 기록하며 역시 1위를 차지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4개월 만에 치러진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충청정당을 표방한 자유선진당(이하 선진당)이 대전·충남은 강타했으나, 충북지역에는 영향력을 크게 미치지 못하면서 증평군·진천군·(괴산군)·음성군 역시 선진당 바람은 잠잠했다. 하지만 선진당의 출현으로 보수진영이 분열되면서 득표율에서 앞서고도 당선자는 진보진영 후보에게 빼앗기고 만다.

18대 총선에서 증평군·진천군·(괴산군)·음성군은 통합민주당 김종률 후보가 음성군 49.02%, 진천군 30.64%, 증평군 38.06%를 득표하여 39.24%를 득표하면서 음성군 25,45%, 진천군 57.16%, 증평군 27.75%를 득표하여 36.78%를 기록한 재선 진천군수 출신의 한나라당 김경회 후보를 2.46%p 앞서며 1위를 차지했으며, (괴산군)과의 득표율 합계에서도 38.83%를 득표하여 한나라당 김경회 후보를 3.60% 차이로 간신히 누르고 당선되며 재선에 성공한다.

18대 총선에서 증평군·진천군·(괴산군)·음성군은 17대 대선이 보수진영의 압승으로 끝난 것에 비추어 봤을 때 지난 17대 총선보다 불과 3.76% 정도의 지지율만 빠진 진보진영의 선전이라고 볼 수 있다. 18대 총선에서도 소지역주의는 그대로 표출되는데, 음성 출신의 통합민주당 김종률 후보는 음성군에서 49.02%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으며, 진천 출신의 한나라당 김경회 후보는 진천군에서 57.16%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역시 1위를 차지한다.

18대 대선을 8개월 앞두고 치러진 2012년 19대 총선에서는 중원 민심을 잡기 위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치열한 한판 승부가 펼쳐진 가운데, 증평군·진천군·(괴산군)·음성군에서는 소선거구제가 실시된 13대 총선 이후 최초로 보수진영 후보 對 진보진영 후보의 1 對 1 대결로 선거가 치러진다.

19대 총선에서 증평군·진천군·(괴산군)·음성군은 새누리당 경대수 후보가 민주통합당 정범구 후보에게 증평군에서만 1.83%p 뒤졌을 뿐 진천군·(괴산군)·음성군에서 모두 앞서며 53.66%의 득표율로 처녀 당선된다.

19대 총선에서 증평군·진천군·(괴산군)·음성군의 표심은 보수진영에게 7.33%의 지지를 더 보내며 보수진영의 손을 들어준다. 특히, 19대 총선에서는 지난 18대 총선까지 극명하게 표출되었던 소지역주의 현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새누리당의 공천 파동으로 요약되는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국회의원 선거구 인구하한선에 미달되는 보은군·옥천군·영동군에 (괴산군)이 편입되면서 증평군·진천군·음성군으로 선거구가 변경된 가운데, 안철수 신당인 국민의당 후보까지 가세하며 3파전으로 선거가 전개된다.

20대 총선에서 증평군·진천군·음성군은 새누리당 경대수 후보가 45.09%를 득표하여 더불어민주당 임해종 후보를 5.52% 차이로 누르고 당선되며 재선에 성공한다.

20대 총선에서 증평군·진천군·음성군 표심은 보수진영에게 손을 들어주었다. 국민의당 김영국 후보는 민정당 소속으로 3선 국회의원을 역임한 故 김완태 국회의원의 셋째아들도 보수적 성향이 강한 후보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9대 총선 당시 나타나지 않았던 소지역주의 현상은 20대 총선에서 재현됐다. 진천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임해종 후보는 진천군에서 50.30%로 1위를 차지했다. 반면 괴산 출신의 경대수 후보는 음성군과 증평군에서 1위를 차지하며 守成(수성)에 성공한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증평군·진천군·음성군의 기초단체장은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석권했다. 증평군은 홍성열 후보가 52.49%를 득표하여 자유한국당 최재옥 후보를 20.58%p 차이로 크게 누르고 당선되며 3선 고지를 밟았고, 진천군은 행복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을 역임한 송기섭 후보가 63.68%를 득표하여 자유한국당 김종필 후보를 29.98%p 차이로 대파하고 당선돼 재선에 성공했으며, 음성군은 조병옥 후보가 60.26%를 득표하여 3선을 노리던 자유한국당 이필용 후보를 20.53%p 차이로 크게 따돌리고 처녀 당선됐다. 21대 총선을 불과 384일 앞둔 시점에서 지난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臥薪嘗膽(와신상담)하고 있는 보수진영이 재정비를 통한 반격에 나설지 아니면 지난 6.13 지방선거의 여세를 몰아 진보진영이 새로운 텃밭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을지 지역민들의 관심이 점차 높아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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