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만에 '리트리버' 제치고 1위 차지
전문가들 "상업적 육종 자제해야" 우려
지난해 미국인들이 가장 선호한 개 품종은 프렌치 불독으로 나타났다. 프렌치 불독은 31년 동안 1위 자리를 지켜온 리트리버를 제치고 가장 인기 있는 개 품종으로 올라섰다.
American Kennel Club(이하 AKC)은 지난 15일 이와 같은 내용이 담긴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미국에서 약 716,500마리의 강아지들이 새로 등록됐다. 이 중 프렌치 불독은 108,000마리가 등록되며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품종으로 자리매김했다. 새로 등록된 강아지 7마리 중 1마리가 프렌치 불독인 셈.
또한 프렌치 불독은 그동안 인기 있는 개 품종으로 굴지의 1위 자리를 지켜온 리트리버보다도 21,000마리나 더 많이 등록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렇듯 최근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는 프렌치 불독은 불과 25년 전만 해도 상위 75위 안에 들지 못했던 품종이었다.
몸집이 크지 않고, 건장하며, 납작한 코, 쭈글쭈글한 주름 등 익살스러운 얼굴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프렌치 불독은 2000년대에 들어서 미국 엘리트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었다.
지난 2021년에는 가수 레이디가가의 프렌치 불독을 훔치기 위한 총격 사건이 이슈가 되는 등 많은 절도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영화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비롯해 유명정치인들도 그들의 소셜미디어에 자신들의 반려견으로 프렌치 불독을 노출시켰고, 각종 도그쇼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프렌치 불독의 인기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프렌치 불독을 향한 과도한 인기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프렌치 불독은 영국의 불독과 프랑스의 테리어를 교배해 인위적으로 개량되어진 품종이다. 특징적인 외모로 인해 호흡기 질환 등 유전적 질병을 안고 있지만, 인기에 힘 입어 육종가들 사이에서 많이 번식되어지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윤리적인 문제를 언급하며 이구동성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영국 수의사 협회는 사람들에게 프렌치 불독과 같은 납작한 품종을 사지 말 것을 촉구했다.
네덜란드는 주둥이가 매우 짧은 개의 사육을 금지했고, 농업부 장관은 이들을 소유하는 것조차 금지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또, 최근 영국에서 발표된 약 24,600마리의 개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에서는 프렌치 불독이 다른 개들보다 '매우 다르고 대체로 훨씬 더 열악한' 건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랜 육종가이자 수의사인 로리박사는 프렌치 불독을 이상적인 동반자로 보지만 그들의 인기는 '축복이 아니라 저주'라고 말했다. 그녀는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한 파렴치한 육종가들에 의해 프렌치 불독이 매우 착취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물권리 및 동물복지 활동가들은 “프렌치 불독의 인기는 독특한 외모 때문"이라며 "이런 종류의 개들이 사육되면서 건강과 복지가 도외시되고, 고통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AKC의 브렌디 대변인은 "개를 키우는 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조사하고 자신뿐만 아니라 동물을 위한 최선의 결정을 내리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평가해 보시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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