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희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장의 딸 결혼식 논란이 국정감사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다. 최민희 위원장은 국감 기간 중인 지난 10월 18일 국회 사랑재에서 자신의 딸 결혼식을 올렸다. 지난 10월 20일 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 국민의힘 박정훈이 최민희 위원장의 딸 결혼식에 피감기관 화환이 즐비했던 사실을 지적하며,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비판하자 최민희 위원장은 ‘양자역학’ 공부를 운운하며, 일반 국민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해명을 늘어놓았다.

최민희 위원장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최민희 위원장은 지난 10월 20일 비공개로 진행된 MBC 업무보고에서 “MBC의 과방위 국정감사 관련 보도가 편향됐다”며, 보도본부장의 해명을 요구하였고, MBC 보도본부장이 “개별 보도 사안에 대한 질의는 부적절하다”고 답하자 퇴장을 명령하면서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MBC 기자회는 다음 날 즉시 ‘최민희 위원장, 방송 독립 신념 스스로 저버리나’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언론의 자유에 대한 위협으로 비칠 수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MBC의 비판에 최민희 위원장은 다음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친 국힘 편파보도가 자랑스러웠나!’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MBC의 친국힘 편파보도가 언론자유인가? 국힘이 공개적으로 MBC 개별보도 비난한 게 한 두 번인가? 그땐 겁먹어 침묵한 건가? 아니면 MBC 보도본부장은 여전히 특권이며 성역인가?”라고 응대하며 야당을 넘어 언론으로까지 戰線(전선)을 확대했다.

최민희 위원장은 여기에 머물지 않고 지난 10월 28일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시 노무현 정신으로 무장해야 할 때라”는 뜬금없는 글을 올렸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의원이 “노무현의 정치는 자신의 이익이 아니라 공동체의 이익을 우선한다”면서 “적어도 엿장수 마음이 노무현 정신은 아닐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리자 최민희 위원장은 슬그머니 ‘노무현 정신’을 언급한 글을 삭제하기도 했다.

곽상언 의원이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우리 국민들이 알고 있는 ‘노무현 정신’은 기득권에 저항하며, ‘사람사는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했던 것이지 국회의원이라는 특권을 앞세워 자신의 딸 결혼식에 수많은 피감기관들의 화환을 줄세우는 그런 정신은 아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어찌되었든 최민희 위원장은 자신의 부적절한 처신을 덮으려고 은근슬쩍 ‘노무현 정신’을 이용하려다 진영 내에서도 강한 반발을 사고 말았다.

그랬던 최민희 위원장은 국감 마지막 날인 지난 10월 30일 신상발언을 통해 자신의 딸 축의금 논란과 관련하여 처음으로 사과했다. 최민희 위원장은 “국정감사 기간 국회 사랑재에서 딸 결혼식 논란이 일어난 데 대해 우선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이런 논란의 씨가 없도록 좀 더 관리하지 못한 점이 매우 후회되고 아쉽습니다. 제 잘못입니다”라고 밝혔다. 그런데 최민희 위원장의 신상발언은 사과라기 보다는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 해명이 대부분이었다. 과연 진심에서 우러나온 사과인지 의문이 가는 대목이다. 최민희 위원장이 처음부터 “미처 신경을 쓰지 못한 제 불찰이라”고 고개를 숙였다면, 사태가 이 정도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최민희 위원장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해명으로 일관하다 사태를 이 지경까지 끌고 왔으며, 국민들의 분노 게이지만 상승시키고 나서 이제야 어물쩍 넘어가려고 하는 태도는 공인으로서 올바른 자세가 아닌 것 같다.

최민희 위원장이 진심으로 국민들에게 이번 사태에 대해 죄송한 마음이 있다면,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답이다. 무릇 無信不立(무신불립)이라고 했다. 정치인은 국민들의 믿음이 없으면 존립할 수 없는 것이다. 최민희 위원장은 이미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장으로서의 리더십도 상실한 상태다. 그렇다면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과감히 자리를 던져야만 한다. 그래야만 최민희 위원장의 사과에 대한 진정성도 인정받을 것이며, 정치적 미래도 보장될 수 있을 것이다. 최민희 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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