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장 10일의 추석 황금연휴가 마무리됐다. 황금연휴를 끝으로 기다리고 있는 것은 바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번째 국정감사다. 행정부의 국정 수행이나 예산집행 등 국정 전반에 대해 감사 활동을 펼치는 국정감사는 ‘국회의 꽃’으로 불리며, 초선 국회의원들의 스타 등용문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새 정부 출범 후 첫 번째 국정감사인 만큼 국민들의 기대감이 높을 법도 한데, 대다수 국민들은 역대 그 어떤 국정감사보다도 기대감을 표하지 않는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법제사법위원회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에서 펼쳐졌던 ‘난장판 상임위’를 지켜본 많은 국민들은 “국정감사 해봐야 뭐가 있겠어?”라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더구나 추석 황금연휴 시작과 함께 불거진 이재명 대통령 부부의 JTBC 예능 ‘냉장고를 부탁해’ 촬영에 따른 여야 공방을 시작으로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 국정감사 증인 여부를 놓고, 여야의 공방은 2025년 국정감사를 마무리할 때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사상 초유로 법제사법위원회가 범여권 의원들 주도하에 사법부 首長(수장)인 조희대 대법원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면서 ‘삼권분립 훼손’이라는 국민적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질 가능성도 농후하다. 왜냐하면, 그동안 역대 국정감사에서는 대법원장이 시작과 동시에 인사말을 한 후 법제사법위원장 허가를 받아 자리를 옮겼다가 질의가 모두 끝나면 마무리 인사를 하러 돌아오는 것이 관행이었는데,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범여권 의원들이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증인 선서를 시키고, 증언까지 이끌어내겠다고 벼르고 있으니 ‘난장판 상임위’를 능가하는 국정감사가 펼쳐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것 같다.
결국 이재명 정부 첫 번째 국정감사는 더불어민주당의 ‘내란 청산’ vs 국민의힘의 ‘독재 저지’로 점철되면서 양당이 자신들 주장만 되풀이하다 막을 내릴 공산이 클 것 같다. 그래도 예전 국정감사는 ‘혹시나’ 하는 기대라도 있었는데, 올해 국정감사는 ‘혹시나’ 하는 기대감마저 앗아간 것 같아 씁쓸할 따름이다.
추석 황금연휴가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 1일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회의원들이 받는 명절 떡값에 대한 글을 올려 많은 국민들의 공감을 받았다. 김미애 의원 페이스북 글에 따르면, 국회의원 1인에게 지급된 올해 추석 명절 휴가비는 4,247,940원이라고 한다.
대다수 국민들은 김미애 의원이 밝힌 국회의원에게 지급되는 4,247,940원이라는 추석 명절 휴가비에 대해 “과연 무슨 일을 했다고 저 많은 명절 떡값을 받는 것이냐?”고 분통을 터트리는 것 같다. 더구나 평소에는 여야가 나뉘어 으르렁대면서도 명절 휴가비나 세비 인상 같은 문제에 있어서는 대동단결하여 한마음 한뜻으로 움직이는 국회의원들 행태에 기가 찰 따름이다.
김미애 의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우리는 늘 국민과 민생을 외친다”면서 “산불 현장에도 가고, 태풍 피해 현장에도 가고, 참사 현장에 가서 눈물을 흘리며 손을 잡는다”며 “그러나 정작 내 것을 내려놓고 나누지 않는다면, 그 모든 말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는데, 천만 번 백만 번 공감이 가는 대목이다.
그러면서 김미애 의원은 페이스북 글 말미에 “그리고 무엇보다 이제는 국회 스스로 자정하고 개혁하는 변화가 시작되어야 한다”면서 “염치없는 특권과 관행을 버리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국회로 거듭날 때 비로소 대한민국 정치도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는 소신을 밝혔는데, 김미애 의원이 지적한 국회의원 명절 휴가비의 불편한 진실에 대해 간절히 호소하고 싶다. “국회의원 나리들! 제발 떡값 좀 해주세요”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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