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대장동 1심 사건 항소 포기 후폭풍이 지속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 의원들은 지난 19일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대장동 1심 사건 항소 포기 경위와 관련하여 상세한 설명을 요청한 박재억 수원지검장 등 검사장 18명에 대해 ‘집단항명’이라는 꼬리표를 붙여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경찰 고발 입장을 밝혔다. 과연 명령도 없었는데, ‘집단항명’이 성립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범여권 의원들의 기자회견 다음 날인 지난 20일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그런 일은 정교하게 일사불란하게 해야 하는데, 협의를 하고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알아서 하라 그러라”며 “뒷감당은 거기서 하라고”라며 몹시 불쾌한 심기를 내비쳤다. 대통령의 해외순방 중 다시 한 번 집권여당 원내지도부와 강경파의 엇박자에 국민들은 도대체 누구의 장단에 맞춰야 하는 것인지 매우 헷갈려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대장동 1심 사건 항소 포기가 결정되던 순간부터 검찰 수뇌부와 법무부 그리고 대통령실을 향해 연일 날선 반응을 보이고 있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범여권 진영 전·현직 법무부장관에게 제안한 공개토론은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두 번째 법무부장관을 역임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21일 부산시의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한동훈 전 대표의 공개토론 제안에 대해 “당 내부부터 정리하고 나오는 게 좋지 않나?”라고 거절 의사를 밝힌 후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정식으로 하자고 하면 언제든지 할 생각이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조국 대표의 공개토론 제의에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다음 날 즉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 대표님 좋습니다. 저와 토론합시다. 빠른 답변을 기다리겠습니다. 정청래 대표의 참여는 언제든지 환영합니다.”라고 적었다. 조국 대표의 공개토론 제안에 장동혁 대표가 화답하면서 대장동 1심 항소 포기 사건과 관련하여 누구의 말이 과연 타당한지에 대한 국민들의 궁금증이 다소나마 해소될 수 있게 되었다. 장동혁 대표의 페이스북 글처럼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물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까지 원내 제1당부터 제4당 대표들이 모두 참여한 끝장토론을 통해 대장동 1심 항소 포기 사건에 대한 是是非非(시시비비)를 명확히 가렸으면 좋겠다. 그래야만 대장동 1심 항소 포기 사건으로 인한 국론분열을 조기 종식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조국 대표가 문재인 정부 법무부장관이자 우리나라 최고의 지성이 모인 서울대학교 형법학 교수 출신으로서 한동훈 전 대표의 공개토론 제안을 거절한 부분은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조국 대표가 한동훈 전 대표의 공개토론도 수용했다면, 대권후보로서의 위상도 더욱 공고히 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나마 조국 대표는 문재인 정부 세 번째 법무부장관이자 대전 서구을에서 4선에 성공한 박범계 의원과 비교하면, 대권후보는 다르다는 점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박범계 의원은 지난 1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한동훈 전 대표의 태도 운운하며 공개토론을 거절했다. 박범계 의원의 공개토론 거절은 거절이라기 보다는 회피에 더 가까워 보였다. 특히, 박범계 의원의 주장처럼 한동훈 전 대표가 판결문 내용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면, 공개토론에 적극 응하여 한동훈 전 대표의 잘못된 주장을 논박했어야만 한다. 그것만이 자신을 4선 국회의원으로 만들어 준 대전시민들과 대장동 1심 사건 항소 포기에 의문을 나타내는 국민들의 궁금증 해소에 일조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어쨌든 조국 대표의 제안에 대해 장동혁 대표가 화답하면서 공개토론이라는 판은 벌어졌다. 조국 대표와 장동혁 대표의 공개토론 뿐만 아니라 한동훈 전 대표 vs 박범계 의원의 공개토론도 성사됐으면 좋겠고, 같은 진보진영인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 vs 추미애 의원 등의 공개토론도 개최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조국 대표 vs 장동혁 대표의 공개토론을 시작으로 상반된 주장을 펼치는 양측이 끝장토론을 통해 잘잘못을 확실히 규명하고, 더 이상 대장동 1심 항소 포기 사건에 대한 논란이 종지부를 찍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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