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인들에게 반려동물은 삶의 전부였을 수 있다.

3개월쯤 전의 일이다. 내가 자주 가는 미용실에 머리를 하러 갔는데 상태가 무척 안좋아 보이는 웬 강아지 한 마리가 있다.

미용실 원장님의 반려견인데 나이는 15살로 이미 5년쯤 전에 몸속의 암이 여러 곳으로 전이되어 동물병원에서 손쓸 방법이 없다며,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이대로 보낼수 없다며 몸에 좋다는 음식을 직접 해먹이고, 가벼운 운동에, 마사지까지 반려견을 살리기 위해 갖은 노력 끝에 건강을 되찾아 5년을 더 살았다. 이제는 나이도 먹어 사람 나이로 따지면 70이 넘었고, 다시 건강이 악화되면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데, 마지막 가는 길 혼자 둘수 없어서 미용실에 함께 출·퇴근하며 함께 하고 있다고 한다.

한달 후에 다시 머리하러 갔더니 반려견이 안보인다. 궁금해도 물어보지는 못하고 얼굴을 쳐다보니, 눈물을 글썽이며 떠나 보냈다고 한다.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분들은 “그깟 강아지 한 마리 죽었다고 그렇게 슬퍼하냐”고 하며 이해를 못하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반려인들은 함께 생활하던 반려동물을 떠나 보냈을 때, "남자들은 가까운 친구를 잃었을 때의 고통, 여자들은 자녀를 잃었을 때와 같은 고통을 느낀다"고 한다. 이러한 감정은 대부분의 반려인들이 경험을 하는데 “펫로스 증후군”이라고 한다.

현대 사회는 1인가구 증가와 함께 정서적 연대감을 상실하고 정서적 고립이 심화되어 외로움과 고독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정서적 결핍의 대안으로 반려동물 양육이 늘고 있으며, 특히 코로나 펜데믹 이후 급격히 증가했다.

반려동물을 자식처럼 또는 친구처럼 의인화하며 사랑을 쏟고, 반려동물 또한 주인만을 바라보고, 주인에게 충성하며, 주인의 사랑을 받기 위해 행동한다. 반려동물은 주인을 배신하지 않으며, 주인에게 상처를 주는 말도 하지 않는다. 이러한 사람과 반려동물의 정서적 교감은 서로를 신뢰하고 치유하는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는 걸 의미한다.

이렇듯 10여 년 이상을 정신적인 교감을 하던 반려동물을 잃었을 때의 감정은 사실을 부정하고 비통함과 절망감에 빠지게 되며, 일상생활 복귀까지 평균적으로 약 2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후유증이 오래 가면 전문가를 찾아 펫로스 증후군 상담을 받아야 한다. 심한 경우 우울증으로 인한 극단 선택까지 할 수도 있다고 한다.

주변에 반려동물을 떠나 보내고 힘들어 하는 분들이 있다면, “그깟 강아지 한 마리...”라고 하지 말고 위로해 주기 바란다. 반려인들에게 있어서 반려동물은 그들의 삶의 일부분, 아니 전부였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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