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주기식 문화시설보다, 케어하는 복지정책이 더 필요하다!

장마도 물러가고 본격적인 휴가철이다. 그런데 반려동물, 특히 개나 고양이를 키우는 가정에서는 문제가 있다. 휴가지에 반려동물과 함께 갈수 있다면 좋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리고 모처럼의 휴가에 가족들과 연인과 편히 쉬고 싶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반려동물을 집안에 가두고 사료와 물만 충분히 공급한다고 끝나는게 아니다. 2박 또는 3박을 하는 경우에는 반려동물의 배변과 위생문제도 생긴다. 여름이라 개가 짖는 소리 때문에 문을 꼭 닫고 선풍기나 에어컨을 틀어놔야 하는데 그럴수도 없다.
2021 한국반려동물보고서(KB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반려동물이 아플 때 대처가 힘들다’(13.3%), ‘자유롭게 여행갈 수 없다’(13.3%)는 점을 호소하는 반려인이 가장 많았고 ‘손이 많이 간다’(12.1%), ‘배설물, 털 관리가 번거롭다’(11.7%)가 뒤를 이었다.
반려인들의 가장 많은 애로 사항이 반려동물이 아플 때와 여행 또는 출장 등으로 장시간 집을 비울 때다.
해결 방법으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주변 지인에게 맡기거나 최근에는 펫호텔, 펫유치원 등에 위탁하는 경우가 많이 늘고 있다. 문제는 비용이다.
기본적으로 하루에 3만원~5만원 정도 잡아야 한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반려인들은 큰 문제가 아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부담이 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데 그 정도 능력이 안되면 키우지 말아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 그러나 반려동물을 진정 사랑하고 함께 생활하는 분들에게 경제적 여유는 중요하지 않다. 그래서 일상의 많은 부분을 희생하는 분들도 있다. 가난하다고 자식을 낳으면 안된다는 말과 같다.
한국의 반려동물 관련 정책은 과거에 비해 많이 발전했지만 아직도 가축 또는 물건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반려견 물림 사고에서 안락사 논쟁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형사소송법상 반려견을 ‘압수물 폐기’라고 한다.
반려동물이 인간사회에 미치는 많은 순기능이 분명히 존재함에도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방치하고 있는건 아닌지 우려된다. 반려동물 관련 모든 것이 사람의 관점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반려인 1,000만 시대, 반려동물을 위한 복지문제는 반려동물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상당히 중요하다. 반려인의 복지와도 연결되며, 동물학대와 유기견문제 등 사회문제로까지 확장되기 때문이다.
진정한 반려동물 복지는 큰 예산을 들여서 건물을 짖고 공원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반려인들이 휴가, 출장, 집안 행사시에 쉽고 부담없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케어센타, 그리고 반려인과 반려동물이 함께 이동시 안전한 교통수단, 취약계층의 반려동물 기본의료비 지원 등 각 지자체에서 고민하고 찾아보면 다양한 실질적인 방법들을 찾아볼 수 있다.
최근의 반려동물 관련 설문조사를 보면 앞으로 10년간 우리나라 동물복지 수준 관련 '지금보다 좋아져야 한다'는 의견이 86.2%로, 현재의 수준 정도면 '충분하다'(12.0%), '지금보다 낮춰야 한다'(1.8%)는 의견보다 많았다. 또 초∙중학생이 동물복지를 배울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에 93.5%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동물복지는 그 나라의 문화수준의 척도'라는 말이 있다. 반려인들이 요구하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닌 '동물의 인도적 배려와 삶의 질 향상'이다. 이러한 반려인들의 요구가 뒷받침될 수 있도록, 또사회문제가 되기 전에 정책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김종숙 사반행(사람과 반려동물 함께 행복하기) 대표
미래학습공원 네트워크 전문연구원
사람과 반려동물이 행복하게 공존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인식의 개선 뿐만 아니라 기술을 통해 '함께 행복하기'가 가능하도록 하는 리빙랩 '피플앤펫' 운영
관련기사
- [김종숙의 사·반·행] 반려견이 가축이라고?
- [김종숙의 사·반·행] 행복은 성적순? NO, 행복은 반려동물과 함께!!
- [김종숙의 사·반·행] 입마개 할 개보다, 입마개 할 사람이 더 많다!
- [김종숙의 사·반·행] 개죽음은 의미 없다?
- [김종숙의 사·반·행] 넌 사람이니? 난 반려동물이다!
- [김종숙의 사·반·행] 반려동물은 상처 주는 말을 하지 않는다!
- [김종숙의 사·반·행] 우리 댕댕이는 무슨 생각을 할까?
- [김종숙의 사·반·행]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펫팸족'
- [김종숙의 사·반·행] 말이 앞서는 사람, 행동으로 말하는 반려견?
- [김종숙의 사·반·행] 인생에서 반려자를 만나는 것은 행복이다!
- [김종숙의 사·반·행] 반려견의 문제행동, 사람이 키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