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티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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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17일 0시 기준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사상 최대인 62만1천3백28명을 기록해 국민 불안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확진자 급증에 따라 이날 하루 사망자만 429명이 발생했다. 그야말로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충격적인 수치다.

더 심각한 문제는 아직도 코로나의 끝을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정부는 코로나 정점을 오는 22일까지로 예상하고 이 기간에 하루 평균 31만∼37만 명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미 정부 예측을 훨씬 뛰어넘는 폭증세가 이어져 정점 시점이 더 늦어지고 정점 규모도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데도 정부는 "아직 우리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준"이라며 지속적인 방역 완화 수순을 밀어 부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도 조만간 더 완화하고 현재 '1급'으로 지정돼 있는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을 하향조정하는 방안도 본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하니 어처구니가 없다.

아니 정부가 이렇게 한가로운 소리나 할 때인가. 지금이 거리두기 완화를 언급할 때인가.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원칙대로 거리 두기 정책을 폈다면 벌써 정점을 찍고 확진자 수가 감소했을 텐데 정점은커녕 아직도 증가세에 있다”며 “대선을 앞둔 시점에 거리 두기를 잇따라 완화해 발생한 정책 실패”라고 지적했다.

심지어 코로나19 방역·의료 전문가로 정부의 방역 플랜에 매우 협조적이었던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조차 현재의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을 빗대 '독감 환자도 하루에 수십만 명이 발생하면 의료체계의 붕괴를 부른다'며 정부의 방역 정책을 직격하는 지경에 이르렀겠는가. 이 교수는 "정부는 의료체계의 여력에 한계가 왔음을 인정하고 현 상황을 국민께 솔직히 고백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국민들이 개인적인 감염 예방 노력에 동참해주길 호소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전례 없는 확진자와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보니 코로나에 관한 한 사실상 ‘무정부 상태’아니냐는 비아냥이 나온다. 상황이 이토록 위중함에도 코로나 초기에 K방역을 진두지휘하며 자화자찬하던 문재인 대통령도 보이질 않고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사과는커녕 해명조차 없다. 결국 정권 교체기의 어수선한 상황에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가 지난 대선을 앞두고 거리 두기 완화를 발표했을 때 우리는 제발 ‘선거용’이 아니기를 걱정했다. 그러나 확진자 급증으로 우려는 현실이 되고 말았다. 여기다 확진자 수가 압도적 세계 1위인데도 각자 알아서 감염되지 말라며 방역에서 손을 놔버린 형국이 되어 버렸다. 정부가 방역을 포기한 정도가 아니라 감염을 부추기는 것으로 비쳐질 정도다. 이런데도 정부는 거리 두기를 추가로 완화하는 것에만 몰두하고 있다. 확진 여부는 알아서 검사하고, 증상이 심하면 약을 사 먹으면 된다는 게 전부지 않는가.

정부가 막을 능력이 없으면 국민에게 방역에 대한 경각심이라도 일깨워 줘야 하는데도 오미크론의 독성이 매우 약하다거나 조만간 정점에 도달한다는 식으로 국민을 호도(糊塗)하고 있으니 참으로 그 발상이 개탄스럽기 그지없다. 이게 어디 은근슬쩍 얼버무릴 사안인가. 이제라도 책임 있는 당국자가 국민 앞에 나와 솔직하게 방역 실패를 고백하고 앞으로의 방역 방향을 명쾌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해서도 누군가 분명한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그간 희생된 인명과 천문학적 방역비, 자영업자의 피해, 국민 불편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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