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세헌 제공
송세헌 제공

서리가 내렸다

고단한 햇살은 숲 아래 눕고
나무들은 길어진 제 그림자에 골똘해졌다

단단해지며 향(香)을 품는 모과와 같이
냇물도 걸음을 늦추고 졸아들고 있는 중이다

햇살도, 감나무도, 탱자나무도
안개 속 몸 담그며
노랗게 증류되어 가는데

뜳은 세상 우려내라고 된내기가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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