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정진석 의원 vs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후보 vs 무소속 김근태 후보

 

故 김종필 전 국무총리(이하 JP)에게 9선과 故 정석모 전 내무부장관에게 6선의 영광을 안겨준 공주·부여·청양은 보수진영에게는 聖地이자 진보진영에게는 무덤과 같은 지역으로 실제 소선거구제가 실시된 1988년 13대 총선 이후 故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바람이 몰아친 2004년 17대 총선에서 공주·연기에 출마한 열린우리당 오시덕 후보와 2012년 19대 총선에서 공주에 출마한 박수현 후보를 제외하고는 보수진영 후보들이 압승을 거둔 지역이다. 하지만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공주·부여·청양 단체장 전부를 독식하며 객토에 성공한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이번 21대 총선에서 보수진영의 분열을 틈타 굳히기에 들어갈 태세를 보이고 있어 창과 방패의 대결이 그 어느 지역보다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통합당에서는 ‘JP의 후계자‘를 자처하는 정진석 의원이 ‘충남 최초 국회의장’을 내세우며 5선 도전에 나섰다. 지난 2000년 16대 총선에서 부친 정석모 전 내무부장관의 지역구인 공주를 물려받아 당선된 이후 2005년 재선거를 통해 재선에 성공한 정 의원은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비례대표로 3선 중진 반열에 오른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회 정보위원장을 거쳐 청와대 정무수석을 역임한 정 의원은 2012년 19대 총선에서는 서울 중구에 출마했으나, 낙선의 고배를 마신다. 19대 총선 낙선 후 강창희 국회의장 비서실장을 거쳐 장관급 국회 사무총장을 역임하고,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선거구가 통합된 공주·부여·청양에 출마하여 4선 고지를 밟는다. 4선에 오른 후 당내 서열 2위인 원내대표 등을 맡아 정치적 볼륨을 키운 정 의원은 이번 21대 총선에 당선돼 5선에 오르면, ‘충남 최초의 국회의장’ 도전 등을 내세우고 있으나, 세월호 막말 논란 등 잦은 구설과 한 언론사 기자에 의한 ‘2020년 국비확보 자화자찬‘ 검찰 고발 그리고 미래통합당 공천에서 컷오프 된 부여 출신의 김근태 전 육군 대장 등의 무소속 출마가 5선 고지 달성에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문재인의 입’으로 통하는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정 의원의 대항마로 나섰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박 전 대변인은 공주에서는 승리하고도 부여·청양에서 패배하며, 3.17%p 차이로 정진석 의원에게 석패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 초대 대변인으로 발탁되면서 ‘문재인의 입’으로 통하며 전국적인 인지도를 높인 바 있는 박 전 대변인은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충남지사 후보였으나, 경선 도중 불거진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미투 사건과 맞물려 내연녀 공천 논란에 휘말리면서 여론조사 1위를 달리다 중도 사퇴한 바 있다. 이후 차관급인 국회의장 비서실장으로 컴백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시킨 박 전 대변인은 지난 1월 11일 개최한 자신의 저서 ‘여전히 촌놈, 박수현’ 출판기념회에 5,000여명이 넘는 인파가 몰리며 세 과시에 성공하면서 당 지지율을 넘어서도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열세로 여기는 부여에 신혼집을 마련하고, 지역민들과의 꾸준한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박 전 대변인은 이번 21대 총선에서 지난 20대 총선 패배를 설욕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통합당 공천에서 컷오프 된 김근태 전 의원은 무소속 출마라는 배수진을 치고 명예회복에 나섰다. 육군 대장 출신으로 1군사령관과 육군대학 총장 그리고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등을 역임한 김 전 의원은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서 부여·청양에 출마해 당선됐으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중도 낙마한 바 있다. 미래통합당 탈당의 변에서 경선 과정도 없이 반민주적, 일방적으로 기득권 세력의 짜고 치는 고스톱과 같은 행위를 하고 있어 오늘부로 당을 떠나 무소속 출마를 결심했다”고 강조하며 당의 공천 과정에 대한 강한 불만을 토로한 바 있는 김 전 의원은 후보군 중 유일한 부여 출신으로 공주사대부고를 졸업하여 고등학교 학연이 있는 공주에 있을 뿐만 아니라 큰형이 탄천중학교를 졸업했고, 동생이 공주웅진새마을금고 이사장 및 곰택시 대표를 맡고 있어 공주에서의 지지세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지세가 강한 부여·청양보다 열세 지역인 공주에서의 만회를 위해 지난해 초 신관동에 거처를 마련하고, 각종 모임에 참석하여 주민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는 김 전 의원은 최근의 국내 안보 위기와 농촌 현안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무소속의 한계를 극복하고 막판 대역전극을 노리고 있다.

결국 이번 21대 총선의 공주·부여·청양 선거구는 김 전 의원의 완주 여부에 따라 본인은 물론 여야 후보의 당락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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