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범인 금산군수의 행정력이 최근 내린 집중호우로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주민들은 "박 군수의 결단력·추진력 부족이 우려했던대로 무능함을 드러냈다"라며 입을 모았고, 일부는 '조기 퇴진'을 언급하는 등 민심이 술렁이고 있다.
앞서 지난 10일 금산군에는 200mm 가량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봉황천 둔치에 조성한 파크골프장이 침수돼 급류에 잔디가 유실되고 토사가 덮이는 등 골프장의 80% 넘는 면적에 큰 피해가 발생했다.
21억 8600만 원의 혈세를 투입해 지난 6월 말 조성을 완료한 파크골프장이 개장도 하기 전 못 쓰게 돼버린 것.
뉴스티앤티는 그동안 봉황천 파크골프장 확장사업과 관련, 부적절한 입지 선정에 따른 침수와 혈세 낭비 우려를 여러 차례 보도를 통해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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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금산군은 이러한 상황을 알면서도 봉황천 파크골프장의 확장공사를 강행했고, 단 한 번의 장맛비에 혈세 22억 원을 고스란히 쓸려보내고 말았다.
단지, 파크골프장 후보지 선정을 위한 마감 시한이 임박했고, 하천에서 골프를 치고 싶어하는 금산군파크골프협회의 요구가 있었다는 이유로.
수해 현장을 찾은 박범인 군수는 ″(파크골프장에 대한)여론 추이와 상황을 지켜보고, 생각하고 있는 게 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를 대하는 박범인 군수의 이와 같은 태도는 월영산출렁다리 관련에서도 드러난다.
월영산 출렁다리는 착공 5개월 만에 준공됐다. 당초 14개월 공사를 9개월이나 줄여 초단기 공사로 진행한만큼 부실시공에 따른 위험부담이 큰 상황이다. 따라서 관람객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해야함에도 금산군은 이렇다할 대책이 없다.
되레 박 군수는 당시 사업담당자였던 부서장 A씨를 국장으로 승진시키는 분별력 없는 행정을 펼치고 있다.
월영산 출렁다리는 사업부서 주무관의 인척이 사업을 설계한 사실을 숨겼다가 취재기자에게 발각됐고, 시공 현장에는 상주하는 감리와 감독을 두지 않는 등 사업 초기부터 문제가 많았다.
또한 월영산 출렁다리는 국토부에서 제시하는 안정성(암절리 조사 등) 확보 기준에서도 크게 벗어나 있는데, 이는 다른 지역의 출렁다리와의 비교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울산 대왕암 출렁다리는 직접 암반에 30m 이상 호구를 뚫어 경암이 나올 때까지 파들어가 105톤의 앵커 인장력을 확보했다. 전북 진안 운일암반일암 출렁다리도 앵커 인장력 105톤을 확보했으며, 이에 더해 9m 높이의 주탑을 세워 관광객의 안전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러나 금산 월영산 출렁다리의 인장력은 70톤에 불과하다. 특히 부엉이 산 쪽 앵커의 일부는 인장력이 35톤으로 나왔는데, 이는 암반의 질이 균일하지 않고 불안전하다는 뜻이다. 금산군이 2022년 9월 전문업체에 의뢰해 받은 안전진단보고서에도 출렁다리 주변 환경은 전반적으로 암반 내에 불연속면 절리들이 발달해 슬라이딩 및 전도성 낙석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기록돼 있다.
이러한데도 A씨는 후속대책 마련은커녕 국토부 기준은 소형다리 기준에 맞춰진 것이라며 무시하고, 울산 대왕암 및 전북 진안 출렁다리에 대해서는 평가절하했다.
박범인 군수는 A씨를 지난 7월 1일 인사에서 국장으로 승진시켰다.

한편 월영산 출렁다리 주변 원골마을에서는 예전부터 월영산 쪽을 상여(시신운구 기구) 바위라고 불러왔다. 절리 현상으로 강에 떨어진 돌덩어리를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주민 B씨는 "월영산 출렁다리가 부실시공으로 인한 인재와 암반의 불안정성으로 인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데도, 군 행정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