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호우로 잔디 유실되면 혈세로 메꿀 것인가"

하천관리도 허술...쓰레기 무단투기·염소 사육 등 방관

봉황천 파크골프장 / 뉴스티앤티
봉황천 파크골프장 / 뉴스티앤티

충남 금산군이 봉황천 수변 부지에 대형 파크골프장 조성을 추진중인 가운데, 준공 시점이 장마철을 바로 앞둔 6~7월로 예정돼 있어 지역민들이 크게 우려하고 있다.

여름철 집중호우로 하천이 범람해 잔디가 손상될 경우, 혈세를 투입해 유지보수를 해야 할 상황이기 때문.

앞서 뉴스티앤티는 금산군이 대청댐 금강 상류인 봉황천 내에 파크골프장 조성을 추진하는 것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고, 소식을 접한 주민들의 반응을 보도한 바 있다.
<관련기사 : 금산군, 대청호 상류 봉황천변에 파크골프장 조성이 웬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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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 집단 민원에 선심 행정?...금산군, 봉황천변 파크골프장 조성 논란>

이와 관련 주민들 사이에선 금산군이 파크골프장 조성을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취재에 따르면 금산군은 오는 6~7월 개장을 목표로 이달부터 봉황천 파크골프장 확장 공사(총 면적 86,093㎡)에 나선다. 총 예산 약 20여억 원을 투입해 기존 18홀 경기장 인접부지에 36홀을 추가 조성한다.

문제는 파크골프장 부지가 비가 많이 오면 불어난 하천물에 침수되기 일쑤인데, 개장 시점이 장마를 바로 앞둔 시기라는 점.

 

봉황천 체육공원(파크골프장 확장 예정 부지)이 집중호우에 침수되어 사라진 모습 / 금산중앙신문 캡처
봉황천 체육공원(파크골프장 확장 예정 부지)이 집중호우에 침수되어 사라진 모습 / 금산중앙신문 캡처

주민들은 불어난 물에 잔디가 쓸려나갈 위험이 크다며, 군이 탁상행정으로 혈세를 낭비한다고 비난했다.

주민 A씨는 "공사비가 과다하다는 의혹도 분분한데, 충분한 사전검토도 없이 막무가내로 공사에 돌입하고 있다"면서 "잔디가 유실되면 그때마다 혈세로 메꿀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이 문제와 관련 시공사에 확인한 결과 "통상적인 하자보수는 가능하지만, 호우로 인한 잔디 유실에 대한 책임은 없다"라는 답변이었다.

 

봉황천 파크골프장 확장 공사 맹암거 작업 현장(*맹암거 : 지하 배수 목적으로 땅속에 자갈·잡석 등을 묻는 일종의 수로 공사) / 뉴스티앤티
봉황천 파크골프장 확장 공사 맹암거 작업 현장(*맹암거 : 지하 배수 목적으로 땅속에 자갈·잡석 등을 묻는 일종의 수로 공사) / 뉴스티앤티

파크골파장 조성 사업 외에도 금산군은 평소 하천관리를 소홀히 해온 것으로 드러나 태만행정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봉황천 수변 부지에서 쓰레기 무단 투기와 불법 동물사육이 버젓이 자행되고 있는데도 이를 단속하거나 지도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

봉황천 파크골프장 인근 수변 부지에서는 줄 지어 있는 자갈무덤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이 자갈무덤은 금산군이 하천 바닥에서 제설용 모래를 채취한 후 선별채석 철망에서 나온 돌멩이 등을 그대로 쌓아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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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군이 버려둔 모래 채취 철망 주변에 쓰레기가 쌓여 있는 모습 / 뉴스티앤티

군은 모래 채취에 사용했던 철망까지도 하천에 버려뒀는데, 주민들이 덩달아 쓰레기와 비닐 등을 무단 투기하면서 그 주변은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심지어 얼마 떨어지지 않은 하천 부지에서는 염소를 사육하는 현장이 포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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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천 하천 부지에서 염소를 사육하는 모습 / 뉴스티앤티

지나가던 주민 B씨는 ″염소 똥과 털이 비에 쓸려 내려가면 종착지는 대청댐 아닙니까"라며 "금산군이 하천관리를 포기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 무능행정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는 단면이다"라고 혀를 찼다. 

한편, 파크골프장이 들어서는 봉황천은 금강 상류 1급수 하천으로, 대전을 비롯한 세종, 천안 등 250만 시민의 식수원인 대청호로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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