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하천으로 복원해 수질 보호와 자연재해에 대응해야"

봉황천 하천부지 파크골프장 조성 개요 및 종합계획도(금산군 제공) / 뉴스티앤티
봉황천 하천부지 파크골프장 조성 개요 및 종합계획도(금산군 제공) / 뉴스티앤티

충남 금산군이 대전시민 등 250만여 명의 식수원인 대청호 상류 하천부지에 대중 파크골프장 조성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이 하천부지를 생태하천으로 복원하여 수질 보호는 물론, 홍수 등의 자연재해에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31일 금산군에 따르면 생활체육 환경을 개선하고 지역주민의 건강증진을 도모하기 위해 제원면 수당리 986-1 일원 봉황천 하천 내에 총 54홀 규모의 대형 파크골프장 조성을 추진 중이다. 기존 18홀 경기장 인접부지에 36홀을 추가 조성하는 사업으로 총 면적은 86,093㎡, 사업 예산은 약 20여억 원이 투입된다. 편의시설로 93면의 일반주차장과 5면의 대형주차장을 마련하고, 화장실 등의 기반시설도 정비한다. 군(郡)은 오는 6~7월 개장을 목표로 다음 달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파크골프장이 들어서는 봉황천은 금강 상류 1급수 하천으로, 대전을 비롯한 세종, 천안 등 250만 시민의 식수원 대청호로 흐른다.

종합계획도를 살펴보면 파크골프장은 봉황천 강폭 200여m 중 상시 물이 흐르는 30~40m를 제외한 하천부지에 폭 170m, 길이 600m, 높이 1m 규모로 조성된다. 

앞서 군(郡)은 지난 2012년 해당 부지를 체육시설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이후 생활체육인들을 위한 소규모 트랙과 야구장, 파크골프장(18홀) 등의 공간들이 하나 둘 생겨났다.

금산군은 이번 파크골프장 확장사업의 추진 근거로, 다음과 같은 허가문서를 제시했다.

 

봉황천 하천부지 점용허가 공문 부분(금산군 제공) / 뉴스티앤티
봉황천 하천부지 점용허가 공문 부분(금산군 제공) / 뉴스티앤티

이를 두고 일부 주민들은 10년 전 문서 한 장에 의존한 단편적인 행정 처리라고 지적하면서, 군(郡)이 최근 변화하는 환경적인 이슈들을 숙고하지 않고 성급히 파크골프장 조성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타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생태복원사업을 추진하는 것과는 거리감이 있다는 것.

주민 A씨는 "야구동호인들이 금산공설운동장 인근에 새로 단장한 야구장으로 이주하면서 하천부지가 복원될 줄 알았는데, 주차장까지 갖춘 파크골프장이 들어선다니 뜻 밖"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산가축분뇨처리장과 금산공공생활하수처리장이 윗쪽에 있는데, 그곳에서 나온 처리수가 봉황천으로 들어온다"면서 "파크골파장을 확장하는 대신 생태하천으로 복원해 수초군락지를 조성한다면 수질 개선에도, 여름철 홍수 대응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민 B씨는 "수자원공사에서도 매년 상당한 예산을 투입해 금강 수계를 관리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봉황천변이 특정 단체의 점유물로 쓰이기보다는 친환경적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아름다운 자연을 지키고 공공의 이익을 도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청은 지난해 금산군 제원면 원골에 들어설 예정이었던 18홀 정규골프장의 인허가를 반려했다. 이 골프장은 수변에서 200m 떨어진 임야에 조성될 예정이었지만 환경청은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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