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군, 국토교통부 출렁다리 설계 가이드라인 소형다리 적용이라며 무시해
군수 재선 치적 쌓기로 무리하게 개통 현재도 공사 중
최근 각 지자체마다 관광객 유치로 지역경제를 살린다는 명분을 들어 출렁다리 설치가 러시를 이루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충남 금산군도 지역경제를 살린다는 취지로 월영산 출렁다리를 설치하고 최근 개통했다.
하지만 무리하게 공기(工期)를 단축하며 개통을 서두른 것은 현 군수의 재선을 위한 포석이라는 게 군민들의 지적이다.
이로 인해 조명시설과 피뢰침이 미처 설치되지 못해 준비 중에 있고 출렁다리 주변 전망을 위한 데크공사가 현재 진행 중에 있다.
전국에 설치된 출렁다리는 지난해 기준으로 208개에 달한다.
지자체마다 높이와 길이를 경쟁하면서 관광 이용객이 쏠리는 현상으로 인해 기존에 설치된 출렁다리는 이용객이 급감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원주시 관계자에 따르면 소금산 출렁다리의 경우 2018년 개장 첫해 이용객이 175만 명, 2019년 61만 5천 명, 2020년 27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해마다 이용객이 급감하는 이유로는 타 지자체에서 출렁다리가 설치되면서 쏠린 현상으로 파악되고 있다.
금산군도 지난 4월 말 월영 출렁다리 개통 이후 주말이면 이용객이 1만 5천~2만 명에 달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 5월 한 달만 이용객이 1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성공작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출렁다리는 일반 교량과 달리 흔들림을 발생케 하여 이용하는 특성이 있다. 또한 엄청난 무게와 풍동에 견디며 공중에 떠 있는 시설물로서 안전관리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금산군 관광과 관계자는 출렁다리 양 끝 지점에는 14m 앵커 22개로 앵커 한 개당 70t 인장실험을 거쳤다고 밝히고 있다.
또 지반이 연암이기에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전하고 있다.
본지는 금산 원골유원지 월영 출렁다리에 대해 월영산 쪽 벼랑 끝에 여유 공간 없이 출렁다리 케이블 끝 지점이 벼랑에 위치한 점과 케이블 끝 지점이 육안으로 식별해도 풍화되어가는 암반이라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국토교통부(2021.4)에서 발간한 출렁다리 설계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출렁다리의 기초에 대해, 만약 부득이하게 여유 공간과 경사 지반의 기울기를 충분히 확보할 수 없는 여건이라면, 지반에 대한 조사(지표지질면 조사, 암절리 조사 등)를 면밀히 수행하고 기초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대책을 수립하여 설계에 반영하여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국토교통부 가이드라인을 보면 금산군이 실시한 탄성파 지질조사가 아닌 암에 직접 구멍을 뚫어 지질을 검토해야 된다는 것이다.
본지가 국토교통부 출렁다리 설계 가이드라인에 대해 참조의견을 제시하자 금산군 관광과 관계자는 국토교통부 가이드라인은 작은 소형다리에 적용되는 것이라고 무시했다.
본지가 국토교통부 관계자에게 질의한 바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국장급 3명이 소형다리 기준으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은 분명 아니었다."며 "용역비만 해도 10억 상당 이상 들었다, 행안부와 상의 후 국토교통부에서 발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산군 관광과 관계자는 국토교통부에서 제시한 출렁다리 설계 가이드라인을 소형기준으로 만든 것이라고 확인도 없이 무시했다.
반면 울산 대왕암 출렁다리의 경우 실시설계 시 암질에 대해 직접 호구를 뚫어 암질을 분석하여 연암(화강암)이 닫는 지점 30m 이상이 들어갔다고 전했다.
함께 22개 앵커로 개당 인장력이 105t에 달하고 공사를 하다가 안전문제가 제기돼 다시 호구를 뚫어 암질을 조사했다고 울산시 관계자는 밝혔다.
금산군은 월영 출렁다리 견인줄(케이블)과 연결된 콘크리트구조물에 데크 자재로 빈틈 없이 통째로 둘러쌌다. 데크로 막음으로써 피로도에 의한 콘크리트 블럭 균열 및 손상상태 발생 등을 상시 관찰할 수 없게 돼 있다.
월영산 쪽 케이블을 견인하는 콘크리트구조물과 전망대 밑에는 풍화된 암반으로 낙석 되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또 콘크리트구조물은 강우에 대비해 주변 정비가 안 돼 있어 빗물도 영향을 받게 되어 있다.
월영 출렁다리 인근 현지인 K씨는 "평소 비가 올 때 낙수가 케이블과 연결된 콘크리트구조물 위치로 떨어짐을 알고 있다"며 "비가 온 뒤에는 낙석현상이 목격된다."고 말했다.
한편 금산군은 월영 출렁다리 개통으로 주말 출렁다리 주차장이 만차가 되는 등 이용객이 2만 명에 이른다는 주장이다.
또 금산 인삼시장이 성업 중이라는 주장이나 별다른 영향이 없는 등 인삼 수삼시장과 약초거리는 한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산수삼센터 한 상인은 "현재로서는 고객이 출렁다리에 왔다가 인삼시장을 찾는 것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출렁다리 이용객은 고속도로로 진입해 고속도로로 빠져나가고 영동에서 들어와 영동으로 되돌아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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