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미리 보는 6.1 지방선거-인물 탐구 4 – 충청북도지사

2022년 6.1 지방선거를 정확히 344일 앞두고 자천타천으로 충북지사에 거론되는 인사들은 5명 정도로 알려졌다. 충북은 충청권 4개 시·도 중 보수색이 가장 강한 지역이었으나, 지난 2010년 제5회 지방선거에서 7전 7승 ‘선거의 달인’ 이시종 충북지사가 당선된 이후부터는 정치지형이 변하면서 보수진영에서는 세 차례의 선거에서 도백을 차지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

전국적인 정치 여건을 살펴보면, 지난 2017년 5.9 대선 이후 연전연승을 거듭하던 더불어민주당이 4.7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참패를 당한 후 20대 대선 후보 연기론과 관련하여 친문 vs 비문의 대결 구도가 서서히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제1야당 국민의힘은 4.7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 압승의 여세를 몰아 지난 6.11 전당대회에서 만 36세의 이준석 신임 대표를 비롯하여 여성 후보 3명이 최고위원에 선출되면서 당이 한층 젊어지고 역동적으로 변하며 젊은 층의 온라인 입당이 급속히 확산되는 등 내년 20대 대선에서 반드시 정권을 탈환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6.1 지방선거의 경우 내년 3월 9일 치러지는 20대 대선과 연동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선거는 흐름 경기라는 점에 비추어 볼 때 대통령 취임식 이후 불과 20여일 만에 치러지게 되는 허니문 기간을 감안하면, 20대 대선에서 승리한 정당의 승리 확률이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20대 대선에서 패배한 정당의 후보군들 가운데서는 실제 출마할 확률은 매우 낮아 보인다.

내년 6.1 충북지사 선거의 주요 변수를 살펴보면, ‘충청대망론’이 실현될지와 7전 7승 ‘선거의 달인’ 이시종 지사를 지지했던 표심이 누구에게로 향하게 될지 그리고 1995년 제1회 지방선거 이후 단 한 차례도 도백을 배출하지 못한 수부도시 청주시 표심이 어떻게 흘러갈지 등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로 통하는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출마가 예상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중요한 결정을 할 때 가장 먼저 상의할 정도의 신임을 받고 있는 친문 핵심 인사로 알려진 노 전 실장은 지난 2017년 5.9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의 조직본부장을 맡아 대선 승리에 기여한 친문 핵심으로 통하고 있다. 지난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충북 청주 흥덕을에 출마하여 당선된 후 내리 3선에 성공한 노 전 실장은 민주당 대변인과 19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탄탄대로를 달렸으나,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장 시절 의원회관 사무실에 카드체크기를 놓고 산하기관에 자신의 시집을 판매해 갑질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주중대사를 거쳐 두 번째 대통령 비서실장을 역임하며 정치적 몸집을 키운 노 전 실장은 지난해 7월 청와대 참모들에게 “실거주 목적의 1채를 제외한 부동산을 처분하라”고 지시하면서 정작 본인은 서울 소재 반포아파트 대신 충북 청주의 아파트를 매도한 사실이 드러나며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오제세 전 의원도 출마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 2004년 17대 총선부터 내리 4선에 성공하며, 16년 동안 충북 청주 서원의 맹주를 자임하던 오 전 의원은 지난해 21대 총선에서는 충청권 다선 의원 중 유일하게 더불어민주당에서 컷오프를 당하며 체면을 구긴 바 있다.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며, 자존심 회복에 나섰던 오 전 의원은 후보 등록 전 무소속 출마를 접고 白衣從軍(백의종군)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도운 점이 당원들로부터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 전 의원이 노 전 실장을 상대로 더불어민주당 공천장을 따내면,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노영민의 남자’로 통하는 이장섭(초선, 충북 청주 서원) 의원에게 공천에서의 패배를 설욕하는 셈이다. 후보군들 중 유일한 수부도시 청주시 출신의 오 전 의원은 1972년 제11회 행정고시에 합격하여 공직에 입문하여 인천시 행정부시장으로 공직을 마감한 후 여의도에 입성하여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역임했다.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에도 서울대와 행정고시 선배인 이시종 지사를 상대로 충북지사 경선에 도전한 바 있는 오 전 의원은 충북 전역을 상대로 얼굴 알리기에는 성공했다는 평가도 있으나, 후보군 중 유일한 70대 후보라는 이미지 불식이 관건이다. 오 전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쌓아온 행정·정치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는 고향을 위해 일하려고 생각하고 있다”는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국민의힘에서는 이종배 의원이 강한 출마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1979년 제23회 행정고시 합격 후 음성군수·충북도 기획관리실장·충북도 행정부지사와 행정안전부 차관보·행정안전부 제2차관 등 충북과 중앙부처를 넘나들며 정통행정관료의 길을 걸은 이 의원은 우건도 전 시장의 낙마로 치러진 지난 2011년 10.26 충주시장 재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하여 50.3%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민주당의 박상규 후보를 26.5%p 차이로 대파하고 화려하게 선출직 데뷔전을 치렀으며, 재선을 준비하던 지난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에서 충북지사 도전한 윤진식 의원의 후임자로 낙점되어 여의도 입성으로 방향을 틀었고, 이후 7월 30일 치러진 재선거에서는 61.0%의 득표율을 올리며 재선 충주시장을 역임한 새정치민주연합 한창희 후보를 30.4%p 차이로 크게 따돌리고, 여의도 입성 역시 화려하게 수놓는다. 여의도 입성 이후 지난해 21대 총선까지 내리 3선에 성공하면서 정치적 입지를 다진 이 의원은 지난해 5월 치러진 원내대표 경선에서는 주호영(5선, 대구 수성을) 의원의 정책위의장 런닝메이트로 출마하여 당선되면서 당내 대표적인 정책통의 면모를 과시하며 정치적 볼륨을 키웠다. ‘선거의 달인’ 이시종 지사의 고향과 청주고 후배인 이 의원이 풍부한 행정경험과 정치적 경험을 바탕으로 충주-청주고 출신의 4연속 도백을 이어갈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에 자유한국당 충북지사 후보로 출마했던 박경국 강동대 초빙교수가 거론되고 있다.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 자유한국당 충청권 첫 번째 광역단체장 공천자로 이름을 올린 바 있는 박 교수는 충북대를 졸업하고 충북대에서 박사학위까지 마친 박 교수는 정통 행정관료 출신으로 충북도 행정부지사도 역임하여 도내 사정을 잘 꿰뚫고 있다는 점과 거점국립대학 충북대의 표심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박 교수는 국가기록원장과 안전행정부 1차관 그리고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풍부한 행정경험을 자랑하고 있으나, 지난 2018년 12월 당시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서 충북 청주시 청원구 조직위원장을 맡으며,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무난하게 후보로 낙점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당원협의회 운영위원회에서 박 교수에 대한 인준이 부결되면서 크게 체면을 구긴 바 있다. 이듬해 1월 당협위원장 선출 불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조직위원장 사퇴를 선언하며, 白衣從軍(백의종군)을 선언한 바 있는 박 교수는 이후 강단에서 후학 양성에 나섰으나, 꾸준히 정치적 재기를 모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직은 결정할 때가 아니라”며 말을 아꼈다.

‘충청권 맹주’를 자처하는 4선의 정우택 전 충북지사도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5선 의원을 역임한 정운갑 전 농림부장관의 아들로 1978년 제22회 행정고시 합격 후 경제기획원에 근무하다 만 30대 후반에 정치에 뛰어든 정 전 지사는 지난 1992년 14대 총선에서 부친의 지역구였던 진천·음성에 출마하여 2위로 낙선의 고배를 마셨으나, 1996년 치러진 16대 총선에서는 자민련의 녹색 돌풍에 힘입어 여의도에 입성한 후 재선에 성공하고, 지난 2001년 3월에는 만 40대에 해양수산부장관에 임명되면서 충청권의 차세대 주자로 승승장구한다. 자민련이 쇠락 속에 치러진 2004년 17대 총선에서 자민련 간판으로 낙선의 고배를 마시지만, 2년 후 치러진 제4회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충북지사에 출마하여 정치적 재기에 성공한 정 전 의원은 후보군들 중 유일하게 도정을 직접 운영한 경험을 갖고 있다. 정 전 의원은 해양수산부장관·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새누리당 원내대표·새누리당 대표권한대행·국회 운영위원회 위원장 등 화려한 스펙을 지니고 있으나, 지난해 치러진 21대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였던 청주 상당을 떠나 한 때 한솥밥을 먹었던 ‘정치적 동지’ 김양희 전 충북도의회 의장의 지역구인 청주 흥덕으로 전략공천 되면서 당원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바 있으며, 결국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후보에게 12.8%p 차이로 패배하며 체면을 구긴 바 있다.

한편, 기초자치단제장에서 광역자치단체장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충북지사 출마 이야기가 흘러나오던 한범덕 청주시장은 수부도시 청주시장 재선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뉴스티앤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