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전문가 "모래와 자갈만 남았을 것"
금산군 "윗물 빠져나간 것"

금산군청 전경 / 뉴스티앤티 DB
금산군청 전경 / 뉴스티앤티 DB

충남 금산군이 건설중인 행복드림센터 현장에서 많은 양의 시멘트물이 흘러나가면서 부실공사 우려가 커진 가운데, 금산군이 안이한 태도로 부적절한 대응을 하고 있어 논란이 될 전망이다.

16일 금산군에 따르면 지난 9월 후곤천 물고기 집단폐사와 관련해 후곤천 바닥에 쌓인 콘크리트 슬러지 약 3.89톤을 수거해 지정폐기물로 처리했다.

인근 행복드림센터 신축 현장에서 흘러 나온 생콘크리트가 후곤천에 유입되면서 독성물질이 물고기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지목된 가운데, 물고기 폐사 당일 한 주민이 금산군에 제보한 사진과 영상에는 짙은 회색 거품을 띤 시멘트 물이 후곤천으로 콸콸 쏟아져 들어가는 모습이 고스란히 찍혀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시멘트는 건설 재료를 단단하게 접착시키는 용도로 사용한다. 골재(모래·자갈)와 혼합해 물에 개어 사용하며, 서서히 굳어지는 특성이 있다.

 

수로에서 흘러나온 희뿌연 물이 후곤천으로 흘러들어가는 모습 / 주민 촬영 영상 캡처
수로에서 흘러나온 희뿌연 물이 후곤천으로 흘러들어가는 모습 / 주민 촬영 영상 캡처

한 건설전문가는 동영상을 보자마자 "골재(모래·자갈)에 적정량의 시멘트가 배합되어야 하는데, (시멘트가 빠져나가)모래와 자갈만 남게 됐다"라며 "올바른 공사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금산군에선 문제의 심각성을 도외시한 채 태연한 모습이었다.

군 담당 부서장 A씨는 "옛날이다, 한 달이 지났는데...″라며, ″윗물이 빠져나가서, 콘크리트 자체가 빠져나간 게 아니고″라고 말했다.

기자가 시멘트 자체가 빠져나간 부분을 재차 강조하자, 오히려 A씨는 (기자에게)"강도 체크하세요, 가서"라고 소리치며 "감리가 있잖아요, 분명히 감리가 책임을 다 지니까″라며 책임을 떠넘기는 데만 급급했다. 

 

후곤천 복개천 수로에 남아 있는 콘크리트 타설물 흔적 / 뉴스티앤티
후곤천 복개천 수로에 남아 있는 시멘트물 흔적 / 뉴스티앤티

국토교통부 콘크리트 표준시방서 개정안(2023.11.29.) 물 유입 방지 대책에는 '감리'로 명시한 책임기술자의 승인을 필요사항으로 두고 있다. 기존 콘크리트 표준시방서에는 누가 필요한 조치를 정하는 것인지, 이 조치를 검토한 책임기술자가 누구인지 뚜렷하지 않았던 것을 개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시공사는 타설 전에 물 유입 방지 대책 등 콘크리트 보호 대책을 만들어 감리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콘크리트가 완전히 굳을 때까지 적정의 수분과 온도를 유지하고 하중이나 충격이 없도록 해야 한다.

 

후곤천 생콘크리트 유출물 제거작업 모습 / 뉴스티앤티
후곤천 생콘크리트 유출물 제거작업 모습 / 뉴스티앤티

금산군과 현장 관계자는 콘크리트 타설 후 블리딩(시멘트 분말도가 낮거나 풍화된 것을 사용하여 타설 후 표면에 물이 올라오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라 변명했지만, 약 4톤에 달하는 콘크리트 슬러지가 수거됐고, 이 중 절반만 쳐도 약 2톤에 달하는 시멘트가 빠져나간 것이데, 단순히 윗물이 빠져나간 수준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시공사 관계자는 현장 내 코어(시료)를 채취하여 공인인증시험기관에 의뢰할 예정임을 뒤늦게 뉴스티앤티에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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