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검사 결과, 특정 중금속유해물질 불검출
책임 업체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 다하겠다"

금산군 금산읍 금산동초등학교 앞 하천(후곤천)에서 물고기들이 하얀 배를 드러낸채 죽어 있다. / 뉴스티앤티
금산군 금산읍 금산동초등학교 앞 하천(후곤천)에서 물고기들이 하얀 배를 드러낸채 죽어 있다. / 뉴스티앤티

충남 금산군이 최근 발생한 후곤천 물고기 떼죽음의 원인을 특정하지 못해 책임 업체를 처벌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2일 금산군에 따르면 물고기 집단 폐사와 관련해 후곤천의 물 5곳의 시료를 채취해 충남도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했으나, 원인으로 지목된 행복드림센터(보건소 및 주민복지센터) 신축공사 현장과의 연관성을 입증할 수 있는 콘크리트 중금속 유해물질(구리, 카드뮴, 크롬, 납 등)은 검출되지 않았다.

다만, 시료를 채취한 시점이 물고기 폐사 이틀 후인 것을 감안하면 독성물질이 이미 흐르는 물에 희석됐을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군 관계자는 "물환경보전법에서는 특정 유해물질이 검출됐을 경우에만 처벌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라며 "이번 결과치로는 해당 업체에 처분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9월 9일 금산군 후곤천 일원에서 떼죽음을 당한 물고기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날 건져낸 물고기 폐사량은 약 1500여 마리에 이른다.

지역에선 인근 행복드림센터 신축 현장에서 흘러 나온 생콘크리트가 후곤천으로 유입되면서 독성물질이 물고기에 영향을 줬을 것이란 추측이 지배적이다.

당일 주민이 금산군에 제보한 사진과 영상에도 공사 현장에서 흘러 나온 생콘크리트가 지하수와 혼합돼 후곤천으로 콸콸 쏟아져 들어가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공사 현장에서 흘러 나온 생콘크리트 지하수 혼합물이 후곤천으로 콸콸콸 쏟아져 내리고 있다. / 주민 제보 영상 캡처
공사 현장에서 흘러 나온 생콘크리트 지하수 혼합물이 후곤천으로 콸콸콸 쏟아져 내리고 있다. / 주민 제보 영상 캡처

검사에서는 제외됐지만 콘크리트가 서서히 굳도록 하기 위해 섞어쓰는 화학약품(알칼리성)도 수중 pH농도를 변화시켜 물고기 폐사의 원인이 됐을 것이란 주장도 있다.

군 관계자는 "당시 현장의 pH농도는 9.24로 측정됐다"라며 "다만 pH농도는 검사 항목이 아니라서, 측정치를 환경법 위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수소 이온 농도 지수(pH)는 물질의 산성과 알칼리성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7(중성)보다 작으면 산성, 높으면 알칼리성을 띄는 것으로 해석한다. 일반적으로 하천의 pH농도는 7.0 내외를 정상 범위로 본다.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해 행복드림센터 공사현장 관계자는 물고기 폐사 당일 불찰이 있었다고 시인했다.

이 관계자는 "지하 토목공사 터파기 완료 후 밑바닥 영구배수시설물 설치, 비닐 깔기, 버림콘크리트르 타설, 기초철근 배근 및 거푸집 설치를 진행했으나, 이후 영구배수집수정구조물 타설 과정에서 집수정이 기초면보다 낮아 혼합수가 유출됐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앞으로는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지하층에 설치된 집수정 3곳에 영구배수(디워터링시스템) 유입수 자동제어 센서를 설치·운영하고, 일일 수질시험을 실시하는 등 수질기준에 맞도록 적정하게 현장을 관리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후곤천 생콘크리트 유출물 제거작업 모습 / 뉴스티앤티
후곤천 생콘크리트 유출물 제거작업 모습 / 뉴스티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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