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2,169업체, 한국 43개 업체 참가
"한국의 동물복지 정책, 복지와 산업 발전의 균형 잡힌 정책 필요"

중세 시대의 모습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독일의 뉘른베르크에서 5월 7일부터 10일까지 전세계에서 온 수많은 반려인들과 업계 전문가들이 모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펫 관련 국제 무역 박람회 인터주2024(InterZoo 2024)가 개최되어 한국의 펫산업연합회 및 참가 업체 관계자들과 함께 다녀왔다.
뉘른베르크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상업 및 문화 중심지였던 도시답게 역사적 중요성과 문화적 유산을 보존하면서 현대적인 도시로서의 면모도 갖추고 있으며, 다양한 축제, 박람회 등이 열리고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도시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박람회에는 전세계 2,169개 업체, 한국에서는 43개의 업체가 참가하여 글로벌 시장의 반려동물 관련 최신 트렌드와 다양한 제품, 서비스가 전시되었으며 각국에서 온 전문가들과의 대화를 통해 세계 각국의 반려동물 문화와 산업 현황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였다. 특히, 세계 각국의 반려동물 산업이 얼마나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지를 목격하면서 한국 반려동물 산업의 미래 방향성과 글로벌 무대에서 우리 반려동물 관련 산업이 어떻게 발전해 나가야 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과제를 던져주었다.

한국 반려동물 산업도 상당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제 국내 시장을 넘어서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이 시급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전략적이고 적극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한국의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가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강화하고, 과도한 규제를 유연성 있게 완화하여 관련 기업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선진국들의 동물복지는 관련 산업 발전 측면을 고려한 유연한 정책
반려동물 복지와 인식은 국가마다 다른 문화적, 사회적 맥락에서 발전하고 있다. 특히 독일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동물복지를 촉진하는 동시에 관련 산업의 발전을 고려한 유연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는 동물복지와 관련 산업의 동반성장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진행되며, 이는 서로 간의 시너지 효과를 낳고 있다.
독일에서는 반려동물이 사회적으로 가족 구성원으로 인정받으며, 이러한 인식은 반려동물이 공공장소 및 대중교통 등에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넓은 접근성을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환경은 반려동물 관련 산업, 특히 서비스 및 제품 개발 업체에게 큰 기회를 제공하며, 전반적인 산업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
한국 또한 반려동물 복지와 인식은 지난 몇 년 동안 크게 발전하였다. 그러나 반려동물이 가족의 일원으로 인식되는 경우는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곳에서 반려동물에 대한 접근과 서비스가 매우 제한적인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은 반려동물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저해하며, 산업 발전을 위한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더욱이 한국에서는 반려동물 관련 법률 및 정책이 강화되고 있지만, 정책이 동물복지 측면에 치우쳐 있어 관련 산업의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반려동물 복지와 산업 발전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정책 마련이 시급하며, 이는 한국 반려동물 산업의 건강한 발전과 국제적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다.

■ 국내 시장은 한계, 글로벌 시장 진출 중요
전 세계 반려동물 산업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기준으로 글로벌 반려동물 산업의 규모는 약 2610억 달러(약 321조 원)에 이르렀으며, 2027년까지 3500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와 비교해 한국의 반려동물 산업 역시 상당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2022년 약 8조 원에서 2027년에는 약 15조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한국 내 반려동물 시장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의 크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은 한국 기업들에게 더 큰 시장 접근과 다양한 소비자층을 확보할 기회를 제공하므로 매우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강화된 규제는 중소영세기업이 대다수인 관련 업계에 추가적인 비용 부담을 요구하며, 새로운 기업이나 제품의 시장 진입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는 신제품 개발이나 서비스 확장 등 새로운 혁신을 시도하기 어렵게 만들며, 혁신적인 제품이 국내에서 규제 대상이 될 경우, 이는 해외 시장에서도 소비자들에게 부정적으로 인식될 수 있으며, 이는 브랜드의 신뢰성과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한국의 반려동물 산업이 국내외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경쟁하기 위해서는 규제 환경을 현실적으로 조정하고, 글로벌 시장의 요구사항을 이해하며, 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조치들은 한국의 반려동물 관련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 큰 기회를 포착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한국 반려동물 산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더욱 키울 것이다.

■ 대부분 영세중소기업, 유연한 규제 및 지원 정책으로 혁신을 촉진해야
반려동물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지만, 이 산업을 구성하고 있는 대부분의 국내 기업은 영세중소기업이다. 이들 기업들은 시장 내에서 여러 한계에 직면해 있으며, 이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와 적극적인 지원 정책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정책적 지원은 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뿐만 아니라, 반려동물과 그 소유자들에게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다.
반려동물 산업의 성장과정에서 중요한 점은 동물복지와 산업 발전이라는 두 가치 사이에서의 균형을 찾는 것이다. 어느 한쪽의 가치만을 강조하며 진행될 경우, 균형 잡힌 발전은 어려울 수 있다. 이에 반려동물 산업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며, 협력을 통해 이루어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협력은 규제의 유연성을 증가시키고, 혁신을 촉진하는 동시에 반려동물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보장하고, 모든 관련자가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 이기재 한국펫산업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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