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야권 후보 단일화가 극적으로 성사됐다. 안철수 후보가 낭독한 단일화 합의문에서도 언급된 것처럼 ‘우여곡절’이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극적 상황을 윤석열-안철수 후보가 연출해냈다.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들 입장에서는 투표용지가 인쇄되기 전 단일화가 성사됐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겠지만, 사전투표가 시작되기 하루 전에 이루어진 것만으로도 정권교체만을 학수고대하는 국민들에게 너무나 큰 선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3일 새벽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합의’라는 기사가 속보로 보도될 때만 하더라도 많은 국민들은 긴가민가 하는 반응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달 27일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결렬 선언 직후 윤석열 후보가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하여 그동안의 단일화 진행 과정을 상세하게 공개한 가운데, 양측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대체적으로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정치는 생물이다’라는 말을 우리 국민들은 윤석열-안철수 후보의 극적인 단일화 성사를 통해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되었다. 불과 사흘 전만 하더라도 다시는 돌아볼 것 같지도 않았던 두 후보는 이날 진행된 단일화 합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언제 그랬냐는 듯 서로를 배려하는 태도를 보이며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들의 환호성을 자아내게 했다.

두 후보는 이제 국민 앞에 약속한 것처럼 ‘희망찬 대한민국’을 위해 단일화 합의문에서 발표한 내용들을 차근차근 실행해 옮길 일만 남았다. 먼저, 두 후보는 국민의 여망을 받들어 오는 3월 9일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어내야만 한다. 두 후보가 단일화 합의문에서 ‘더 좋은 정권교체’를 언급한 것처럼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들 입장에서는 첫째도 정권교체요, 둘째도 정권교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음으로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처럼 두 후보가 발표한 단일화 합의문 내용의 철저한 실천이다. 우리는 지난 2017년 5월 10일 제19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문재인 후보가 취임사에서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분 한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습니다. 저는 감히 약속드립니다. 2017년 5월 10일 이날은 진정한 국민 통합이 시작된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라고 선언하는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5년 가까운 시간 동안 문 대통령의 약속 불이행을 지켜봐야만 했고, 오히려 이전 정부보다 훨씬 더 심하게 ‘내 편 네 편’으로 갈라 치는 모습을 목도해야만 했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라고 외치는 문 대통령의 모습을 보았지만, 5년 가까운 시간 동안 우리 국민들은 기회는 불평등하고, 과정은 불공정하며, 결과는 불의가 판을 치고 있는 사실에 탄식하고 있다. 이제 두 후보는 현 정부의 내로남불적 행태를 뒤로 하고 단일화 합의문에 약속한 내용들의 착실한 이행을 통하여 울분을 느끼는 국민들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어야 한다.

특히, 두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등 일각에서의 ‘야권 후보 단일화‘가 단순히 권력을 나누는 ‘야합‘이 아닌 단일화 합의문에서 약속한 국민통합정부의 완성을 위해 모든 노력을 쏟아내야만 할 것이다. 두 후보가 의기투합하여 단일화 합의문에서 약속한 것처럼 국민통합정부 실현을 위해 미래 정부·개혁 정부·실용 정부·방역 정부·통합 정부의 다섯 가지 방향에 대해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이행 방법을 도출해내는 한편 인수위 구성부터 공동정부 구성까지 함께 협의하는 등 대통령 일방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정부가 아닌 협치와 협업의 원칙을 바탕으로 국정 파트너와 국정운영을 함께 해나간다면, 두 후보의 대국민 약속은 분명히 이행될 수 있을 것이고, 대한민국 정치는 삼류에서 일류로 진일보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속담처럼 두 후보는 우여곡절 끝에 성사된 단일화가 ‘더 좋은 정권교체’와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한 하나의 과정이었다고 생각하고, 절실하고 간절했던 지금 이 마음을 정권교체가 되는 순간 뿐만 아니라 완성된 ‘더 나은 대한민국’을 다음 정권에 물려줄 때까지 ‘지금 이 순간, 지금 이 마음‘을 항상 가슴 깊이 새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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