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진흥원, 정체성 잃고 표류

충남 금산군이 금산인삼약초산업진흥원의 방만한 운영을 확인하고도 그동안 방기해온 정황이 드러났다. 금산군의 이같은 관리 태도가 인삼진흥원의 표류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뉴스티앤티는 금산군이 군 지방출자출연기관인 (재)금산인삼약초산업진흥원(인삼진흥원)에 대한 운영감사에서 다수의 규정 위반 사항을 확인하고도 상당하는 처분 없이 유야무야 넘어가버린 사실들을 확인했다.
뉴스티앤티가 정보공개 요청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군 감사팀은 인삼진흥원 감사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지적했다.
1. 업무추진비 집행 증빙 소홀
지방자치단체 회계 관리 훈령에 업무추진비는 집행 목적, 일시, 장소, 집행 대상 등을 증빙서류에 기재하여 사용 용도를 명확히 하고, 건당 50만 원 이상의 경우에는 주된 상대방 소속, 주소, 성명을 증빙서류에 반드시 기재하여야 하나, 첨부하지 않은 사실.
2. 지방자치단체구매카드 사용기준 미준수
지방자치단체구매카드 5매를 발급받아 사용 중임에도 담당 공무원은 매월 1회 카드 사용내역을 보고(결재)하지 않았고, 신용카드 담당 공무원 교체 시 인수인계를 이행하지 않아 사용내역 책임을 명확하게 않게 하는 등 신용카드 사용기준을 준수하지 않은 사실.
3. 물품 사후관리 소홀
사업 대상자로 선정된 업체가 결과물로 신규 개발한 물품 17종 723박스를 진흥원에 납품하였는데, 이를 수령한 진흥원 표준화연구팀에서 제품창고 불출대장을 작성하여 납품받은 물품을 관리 중 제품창고 불출대장 확인 결과 289박스 물품이 망실되었음을 확인.
4. 물품관리규정 위반
금산인삼약초산업진흥원 물품관리규정 제23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이사장(금산군수)은 물품 보관책임자에게 기한을 정하여 대품을 납입시키거나 상당한 가액을 변상시키는 등의 변상을 명하여야 하는데 변상을 명하지 않은 사실.

그 외 △현금 운용 부적정으로 회계 질서 문란 △건설공사 건설기술자 배치 확인 소홀 △공사에 대하여 하자 검사 및 하자 검사 조서를 작성하지 않는 등 다수의 건이 위법 부당 내용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이에 대한 후속 조치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다만 군 감사팀은 이 같은 사항들이 위법 부당한 내용이라고 규정한 후 처분 요구 사항으로 ″(재)금산인삼약초산업진흥원에서는 관련 규정을 준수하여 이와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시기 바랍니다″라고만 적시했다.
이렇듯 금산군이 인삼진흥원의 운영을 방치하는 탓에 인삼진흥원이 정체성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충남도남부출장소 관계자에 따르면, 당초 금산군은 운영이 어렵고 성과가 안 나온다는 이유로 인삼진흥원의 운영을 충남도에 맡기려고 했었다는 것.
하지만 금산군은 반대 여론이 많아 운영권을 넘기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부출장소 관계자는 "인삼진흥원을 군립으로 유지하는 대신 운영 개선을 위한 혁신방안을 모색해달라고 금산군에 요구했다"며 "함께 인삼진흥원의 효율 방안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얼마 전 새로 취임한 인삼진흥원장도 조직에 문제점이 많다고 토로했다.
박지흥 금산인삼약초산업진흥원장(취임 3주째)은 뉴스티앤티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막상 들어와보니 진흥원이라는 조직이 안타까웠다, 진흥원다운 명분은 거의 없고, 군에서 위탁하는 사업을 대행하는 정도로 이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 원장은 "앞으로 안정성 문제, 시장 유통 문제, 경매제도 문제, 투명성 문제 등에 정책적으로 접근할 예정이고, 곧 정책 TF팀을 구성하여 전체 조직개편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다음 주까지 충남도에 인삼진흥원 발전을 위한 개선 방안과 혁신안도 내놓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역민 A씨는 ″박범인 금산군수는 충청남도 농정국장까지 지냈을 정도로 인삼에 대해서는 상당한 전문성을 겸비했는데도, 인삼진흥원 운영을 이렇게 방치하다니 무척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