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면 용진3리 "군수·면장 말은 모두 거짓말"

(사진=금산군이 공표한 2023년 주민소환투표청구 서명인 수 기준 / 금산군 제공)
(사진=금산군이 공표한 2023년 주민소환투표청구 서명인 수 기준 / 금산군 제공)

5년째 이장 없는 마을로 고통받고 있는 금산군 복수면 용진3리가 주민소환제 청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마을 주민 B씨에 따르면, "대통령실에 3차례나 탄원을 올려 마을이 처한 상황을 알리고, 고령의 주민들이 고통받는 상황을 호소했다. 하지만 일선 행정기관인 금산군은 '군의 권한이 아니다'라며, 되레 반복성 민원이라는 이유를 들어 민원을 '종결' 처리했다.

이에 B씨는 "군 감사팀과 전/현직 복수면장이 마을로 보낸 공문들을 들고 법률사무소를 찾아 주민소환제를 검토했다"면서 "'소환 가능성이 많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앞서 금산군은 용진3리가 대통령실에 올린 탄원에 대해 '이장 임명은 면장의 고유권한이다, 군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면서, 주민들이 올린 탄원을 종결했다.

또한 전/현직 복수면장들은 '마을이장 선출은 주민의 자치영역으로 민사법적 절차에 의해 해결해야 하며, 행정이 개입할 수 있는 법 규정 등의 근거가 없다'면서 '선출 방법이나 과정이 어떻든 선출 이후 주민 모두가 동의(찬성)하는 주민을 추천해 달라'고 요구하며 주민들이 총회를 통해 선출한 이장의 임명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

뉴스티앤티 기자는 박범인 금산군수를 만나 용진3리 건에 대한 입장을 직접 들어봤다.

먼저 박 군수는 복수면의 행정처리에 대해 "마을에 지속적인 갈등 구조가 있어 면장이 이장 임명을 못 한다는 보고를 받았다, 사태가 벌어진 가장 큰 원인은 주민이 분열돼 있다는 거다, 원만하게 해결되길 바라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마을이장 임명 건에 주민 1~2명이 반대한다고 임명을 못하고, 모든 주민이 동의할 수 있는 사람을 추천하라는 복수면의 요청이 적절한가'에 대한 지적에는 "모든 주민이 빠짐 없이 참석해 달라는 표현이라 보는데 적절한지는 모르겠다"며 "여러 판례 등을 비교할 때 임명할 수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B씨는 "군 행정을 책임지는 군수가 모르쇠 발언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모두 거짓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주민소환 청구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또 "박 군수가 이장 없는 용진3리에 공무원을 파견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고, 고령의 주민들을 고통속에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B씨는 전/현직 복수면장들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그동안 전현직 복수면장들이 '이장 임명을 해주겠다'는 약속을 여러 차례 했으나 지켜지지 않았다"며 "최근에도 현 복수면장이 '이장 임명을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면민의 날 행사를 무사히 치르기 위한 속임수에 불과했다"고 분개했다.

B씨는 "군수나 면장은 믿지 못한다. 상식도 통하지 않는 공직자들이다"라며 "마을에서 이장 임명을 반대하는 주민은 1~2명에 불과하다. 이 문제로 고문변호사 자문까지 받을 필요는 없다. 한심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마을을 통째로 희생양 삼고 있는 군 행정이 잘 못되어도 한참 잘 못됐다"며 "우리는 주민소환제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고, 강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민소환제는 선거를 통해 선출한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 등이 위법/부당 행위를 저지르거나 직무가 태만할 경우 주민투표를 통해 해직시킬 수 있는 제도다.

한편, 복수면은 지난 2019년 당시 마을이장이었던 B씨를 강제 해임한 바 있다. 이와 관련 B씨는 "군 고위간부가 자진사퇴할 것을 강요했고, 거부하자 강제 해임됐다"고 주장해 왔다.

뉴스티앤티는 최근 B씨의 주장이 사실임을 확인했다.

당시 금산군청에서 환경과장직을 맡고 있었던 공직자 C씨는 최근 뉴스티앤티 기자와의 대화에서 "B씨에게 사직 권고한 것이 맞다"고 시인했다. 그는 그동안 '사직 권고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해 왔는데, 이와 관련해선 "전후 혼돈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B씨와 일부 군 공직자들은 "그대로 놔뒀으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를, 괜히 군 행정이 개입해 일을 키웠다"면서 "이장 공석으로 고령의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뉴스티앤티는 용진3리 주민간 갈등의 중심에 서 있는 주민 A씨의 의견을 듣기 위해 여려 차례 시도했으나 A씨가 연락을 받지 않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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