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깊은 인삼체험마을' 긴급 사업 공고...효용은 없고, 혈세만 낭비

뿌리깊은 인삼체험마을 조감도 / 금산군 제공

'긴급'입찰 공고로 추진된 건축물 조성사업이 준공 6개월이 지나도록 개관도 못 하고 있어 사업의 실효성보다는 '예산 집행'을 위한 긴급 처리였다는 빈축을 사고 있다.

취재에 따르면 금산군은 지난 2022년 3월 5일 '뿌리깊은 인삼체험마을'(인삼체험마을) 조성사업을 긴급입찰에 부쳐 같은해 11월 준공했다. 

교육연구시설로 신축된 인삼체험마을은 남이면 성곡리 개삼터(인삼 시배지) 내에 지상 2층, 연면적 946.20㎡ 규모로 조성됐다. 건축공사비 35억 원, 실내조형물 및 영상물 7억 4천만 원 등 총 42억여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그러나 인삼체험마을은 건물 준공 6개월이 지난 현시점까지 개관을 못 한 실정이다.

 

뿌리깊은 인삼체험마을 내부 전시체험 공간에 설치된 실내조형물 / 뉴스티앤티

인삼체험마을 내부 전시체험 공간에 설치된 실내조형물도 조기에 계약이 이뤄졌다.

해당 조형물은 민선 7기 종료가 10여 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인 2022년 6월 21일 금산군이 한국장애인개발원에 물품 계약 대행을 의뢰한 것으로 확인됐다.

계약은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를 통해 수의계약으로 진행됐다. 조형물 수량은 1건으로 계약일로부터 150일 이내에 납품하는 조건이다. 계약 금액은 애초 6억 4천3백만 원이었지만 설계변경을 통해 총 7억 4천6백만 원이 집행됐다. 1억 3백여만 원의 예산이 추가 지출됐다.

군 관계자는 "인삼체험마을은 현재 부지 내 놀이시설 설치를 위한 계획단계에 있다"며 "개관은 놀이시설 설치가 완료된 후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민선 7기 말에 서둘러 진행했던 사업이 아직도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사업의 본 목적보다는 '예산 집행'을 위한 긴급 처리에 불과했다는 해석이다.

이와 관련 사업과 계약을 추진한 담당 실과에서는 규정에 따라 처리한 것이라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금산군 관광문화체육과 전 과장인 A씨는 "계약 관계는 계약(경리팀)부서에서 알아서 했다. 세부적 내용은 모른다"고 말했다. A씨는 관련 문건(2022.11.11.)에 최종 결재 날인(싸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경리과 전 팀장인 B씨는 "실과에서 의뢰가 와서 계약했다. 전시체험 공간 조형물 설치는 설계가 나와서 '예산 범위 내에서 이 금액을 하겠다'고 했기에 계약된 것으로 안다"며, "제도와 법 테두리 내에서 계약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인삼체험마을 조성 부지 공사 현장. (좌)뽑아놓은 꽃나무들이 방치되어 고사한 모습 (우)미끄럼틀을 폐기하는 모습 / 뉴스티앤티
인삼체험마을 조성 부지 공사 현장. (좌)뽑아놓은 꽃나무들이 방치되어 고사한 모습 (우)미끄럼틀을 폐기하는 모습 / 뉴스티앤티

개삼터 내 인삼체험마을이 들어선 부지는 과거 관상수와 꽃나무 등이 가꿔져 있던 곳으로 한쪽에는 개삼터를 방문한 어린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미끄럼틀이 설치돼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조경수 등은 온데간데 없이 모두 사라졌다. 보통의 경우라면 공사 전 다른 장소로 옮겨 관리하거나 다른 활용처를 찾았을테지만, 이곳의 꽃나무들은 파헤쳐진 채 방치됐고, 결국 고사했다. 미끄럼틀도 건설장비에 뜯겨 폐기됐다. 

인삼체험마을 조성 사업이 전시 행정과 혈세 낭비의 전형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는 또 하나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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