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 연기와 잿가루, 분진 뒤덮여
일대 주민, 두통·인후통·눈따가움 호소
"더 심해진 것 같아요. 문을 닫아놔도 냄새가 가시지 않아요"
지난 12일 발생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로 인근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13일 찾은 화재 현장 일대는 까맣게 번진 연기와 원인을 알 수 없는 잿가루, 분진이 지역을 뒤덮고 있었다.
특히 유해가스로 추정되는 쾌쾌한 냄새로 정상적인 호흡까지 쉽지 않아 주민 건강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일대 아파트에 거주하는 A 씨는 이날 오전부터 약속이 있었지만 모두 미뤘다. 까맣게 뒤덮인 연기로 도저히 밖에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A 씨는 "14층까지 올라오는 자욱한 연기로 오늘 있었던 중요한 약속을 모두 취소했다"며 "창문을 닫아놔도 냄새가 들어와 미칠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이날 만난 10대 B 군은 마스크 없이 집을 나섰다. 하지만 까만 연기와 쾌쾌한 냄새로 다시 발길을 돌려야 했다.
B 군은 "전쟁이라도 난 것 같다.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사이렌 소리와 자욱한 연기로 아비규환 그 자체"라며 "넣어놨던 마스크를 다시 꺼내 썼다"고 설명했다.
힘겹게 횡단보도를 건너던 70대 C 씨도 연신 나오는 기침을 멈추지 못했다. 그가 쓰고있던 마스크도 유독가스와 잿가루를 제대로 막아주지 못하는 듯 보였다.
C 씨는 "연기와 냄새 때문에 머리는 어지럽고 눈은 따갑다"며 "마스크를 써도 기침이 계속 나와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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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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