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세력, 청·장년층....산업화, 중·노년층에 승리

김강중 편집국장
김강중 편집국장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여당의 압승이다. 이변은 없었다.

여당의 승인을 보자. 코로나 위기로 국민들은 국정 안정을 택했다. 성찰 없는 보수 야당의 뻘짓도 패인이다. 바둑, 골프 등 스포츠가 그러하듯 박빙일 때 실수가 승패를 가르게 마련이다.

더불어민주당 지역구 162석, 위성 더불어시민당은 17석(득표율 32.95%)을 얻었다.

미래통합당은 지역구 85석, 미래한국당이 19석(득표율 34.96%)을 얻었다. 이들이 합당한다면 민주당 179석, 통합당은 104석이다.

의석수는 민주당이 통합당보다 75%나 많다. 득표율은 민주당 49.9%, 통합당 41.5%로 8.4%P 차이다. 민주당이 243만 표 앞섰다
이 또한 준 연동형 비례대표 왜곡처럼 소선거구제 폐해라는 문제가 대두됐다.

어찌 됐건 여당은 20대 총선 이래 '대선(大選)'과 지선(地選), 이번 총선도 이겼다. 이례적인 4연승이다. 요인은 민주화 세력과 청·장년층에게 산업화, 중·노년층이 밀린 결과다. 

이 같은 대승에도 불구하고 여당은 자축하기보다 국민이 두렵다고 몸을 사렸다.

그 이유는 이럴 듯싶다. 경제정책 실패, 조국 사태,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권력형 비리가 찝찝했을 것이다.

그러던 차 복병 코로나는 천군만마였다. 운 좋게 민주당이 천시 지리를 얻은 것이다. 다시 말해 인세(人勢), 시세(時勢), 전세(戰勢), 권세(權勢)가 따른 것이다.

야당은 박근혜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한 것이 불찰이다. 당시 총리였던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과 대안 없는 반대도 패인이다.
지역구, 비례대표제 막론하고 호떡 집 사천(私薦)은 볼썽사나웠다. 세월호 막말과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전략 부재가 낳은 결과다.

그 결과 제1야당 황교안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가 낙선했다. 뿐인가. 오세훈 전 서울시장, 원내대표를 지낸 나경원 의원도 새내기에 패했다.
정치 9단 박지원, 정동영, 손학규 천정배 등 프로들도 맥없이 추락했다.

반면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의 지략이 돋보인 선거였다. 양 원장의 이동통신 빅 데이터를 활용한 코로나 극복 전략이 주효했다.

중앙당은 민주당 후보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했다. 후보들은 시간대별 유동인구, 세대별, 지역별 특성까지 계산해 움직였다.
빅 데이터를 활용해 세대별, 성별 취향과 소비 성향을 파악해 유권자 요구와 정서에 성큼 다가갔다.

보수 야당은 팔순의 김종인 선대 위원장에 매달리는 형국이었다. 또 대통령 지지율 상승을 '여론 조작' 운운하며 방심했다.

586세대 50대가 보수야당을 지지할 것이란 착각도 큰 실책이다. 막연하게 경제를 살린다며 정권 심판의 목소리만 키웠다. 국가가 위기에 처하면 정부 중심으로 힘을 모으는 민심을 간과한 것이다.

김영삼 정권이 초래한 IMF 환란 당시, 김대중 정권 지지가 좋은 예가 될 것이다. 2003년 '사스' 확산과 카드대란이 증시를 강타할 때도 그랬다.

국민들은 이럴 때마다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차제에 공공의료, 사회보험, 공적 부조 가치의 논의도 신선했다.
이런 가운데 대전의 경우도 민주당 후보들이 선거 내내 여론조사에서 앞섰다. 임전무퇴의 결기도 통합당보다 더했다. 전략도 싸움의 기술도 우월했다.

그러니 통합당은 10%P의 표 차이 패배는 당연한 결과다. 보수 텃밭인 동·중구, 대덕구 현역 3명도 민주당에 넘겨줬다.
이로써 구청장 5명, 국회의원 7명을 민주당이 차지했다. 또 시의원도 22명 중 통합당 비례 여성의원을 제외하면 모두 민주당이다.

중앙이나 지방정부나 견제와 비판은 사실상 기대할 수 없게 됐다. 막역한 친구끼리 시장, 구청장, 국회의원이 됐다. 다수결 선출직인 만큼 시빗거리도 될 수 없다.

내달 쯤 코로나가 잦아들면 일상으로 복귀할 것이다. 이내 대권 정국으로 이어질 것이다. 때맞춰 '공수처'가 발족되고 전가의 보도 사정 정국이 몰아칠 것이다.

누군가는 권력의 속성을 춤추는 불과 같다고 했다. 춤추는 불은 반대자에게 뜨겁지만, 자신도 데일 수 있다.
이제 공정과 정의는 논외로 하자. 대신 거대 권력의 코로나 수습과 경제 회생, 운동권의 덕목인 도덕성을 지켜보자.

저작권자 © 뉴스티앤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