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농업기술센터, 절임식품 'FDA 등록'을 '승인 획득'으로 왜곡 발표
군수 미국 출장과 시점 맞물려 '성과 부풀리기' 지적

충남 금산군이 최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을 포함한 것이 드러나며 공공기관의 신뢰성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특히 해당 자료 배포가 박범인 금산군수의 미국 출장과 시점이 맞물리면서, 실적 부풀리기를 위한 의도된 기획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금산군 농업기술센터는 지난 1일, ‘절임식품, 미국 뉴욕 수출길 열려… FDA 승인 획득’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자료에는 현지 수출을 위해 절임식품 4,700개를 생산했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해 승인까지 받았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일부 언론은 이를 그대로 인용해 보도했다.
하지만 뉴스티앤티 확인 결과, 해당 내용은 사실과 달랐다. 금산군이 언급한 ‘FDA 승인’은 실제로는 단순한 ‘제품 등록’ 절차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FDA의 승인(approval)은 철저한 심사와 기준 충족을 거쳐야 하지만, 등록(registration)은 식품 제조·판매 업체가 제품 정보를 제출만 해도 가능한 절차다.
취재가 시작되자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승인을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취재가 이어지자 “등록한 것”이라고 실토했다.
식품안전 전문가들은 “등록과 승인은 명백히 다른 개념”이라며, 군의 발표가 소비자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생 상태 또한 도마 위에 올랐다.
금산군이 제공한 절임식품 생산 현장 사진에서는 위생복 미착용 직원이 포착됐고, 전기 배선과 포장 환경 역시 기준 미달 수준으로 보이는 환경이 담겨 있었다. 미국 수출을 위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현장이 공개되면서 관리 부실 논란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보도자료의 배포 시점이 박범인 군수의 미국 출장(4월 19~25일) 직후였다는 점은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금산 인삼과 쌀 등 지역 농산물 홍보와 유통망 확대가 목적인 이번 출장에는 박범인 군수와 김기윤 군의회 의장을 포함해 총 10명이 참여했다.
지역 일각에서는 “출장 성과를 부풀리기 위한 수단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군민은 “성과도 중요하지만 군민을 기만한 것은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이건 단순 실수가 아닌 조직적인 기만행정”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금산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은 뉴스티앤티 기자와의 통화에서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죄송하다. 즉시 정정 보도자료를 내겠다”고 밝혔으며, ‘FDA 승인’을 ‘FDA 등록’으로 수정해 재배포했다.
한편 이번 출장에 동행한 업체 중에는 식약처로부터 식용 불가 원료 사용으로 압류 조치를 받은 전력이 있는 기업이 포함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군의 출장 선정 기준에 대한 문제와 함께 금산군 전체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지역 사회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공공기관의 정보 전달에 있어 투명성과 책임감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금산군의 후속 조치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