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권 기자
조준권 기자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며, 헌법은 모든 국민에게 행복 추구권을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금산군의 행정은 이러한 기본 원칙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수 년째 이장 없는 마을, 금산군 행정의 '무관심'

취재 기자는 주로 현장 취재를 통해 기사를 쓴다. 지난해에도 많은 안타까운 일과 사정에 마주쳤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복수면 용진3리 마을 이장이 없다는 문제였다.

약 3년 전, 이 마을 전 노인회 회장은 기자에게 "우리 마을을 도와달라"고 요청하며, 금산군이 마을 이장임명을 하지 않는 상황을 호소했다. 

"상식적으로 이게 될 일이냐"며 군의 행정에 실망을 드러낸 그와의 대화는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3년째 이장이 없는 마을, 이것이 과연 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월남전 참전 용사이자 교감 출신인 그는 이제는 노환으로 기동마저 어렵다.

 

군 소유지 불법 점거 방치, '강자'에는 한없이 관대한 금산군

금산군은 군 소유지를 10여 개월간 불법 점거한 세력에게는 한없이 관대했다. 

복수면과 추부면의 일부 주민들은 2023년 9월부터 2024년 6월까지 군 쓰레기 매립장 관련 보상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고, 그 과정에서 군 소유지에 비닐하우스와 컨테이너를 불법으로 설치했다. 

이들은 농성에 참여하지 않은 마을에 대해 이장 임명을 방해했고, 그 결과 용진3리 등 일부 마을에는 이장이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취재 기자는 지난해 6월, 불법 점거 주민 9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경찰은 증거 불확실을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10개월 동안 현장에 명백히 있었던 증거들을, 수많은 공직자들이 목격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자를 밝혀내지 못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금산군 소유의 포크레인이 위생매립장 인근 불법시설물을 철거하고 있다. / 뉴스티앤티
금산군 소유의 포크레인이 위생매립장 인근 불법시설물을 철거하고 있다. / 뉴스티앤티

불법 점거 세력에게 군 장비와 인력 '무상 제공', '무개념' 행정의 극치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불법 점거의 주동자로 지목된 A씨가 금산군 소유의 포크레인과 기간제 인력을 지원받아 불법 시설물을 철거했다는 점이다. 

금산군은 군 소유 재산을 불법 침해한 세력에게 오히려 철거를 위한 편의를 제공한 것이다. 이는 명백한 특혜이자, '무원칙, 무개념, 무책임한 행정'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심지어 금산군은 불법 점거 세력의 요청으로 쓰레기 매립장에 불법 시설물까지 보관해 주고 있다고 한다. 

어떻게 이런 행정을 이해해야 할까?

 

금산군 위생매립장 인근 불법시설물(화장실) 철거 현장 / 뉴스티앤티
금산군 위생매립장 인근 불법시설물(화장실) 철거 현장 / 뉴스티앤티

2016년 집회와 극명한 대비, 금산군 '이중 잣대' 논란

금산군은 '강자'에게는 한없이 관대하고, '약자'에게는 가혹한 '이중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군은 지난 2016년 일부 주민들이 군 쓰레기 매립장 앞에서 군 소유지에 컨테이너를 설치하자, 즉시 고발했다. 법원도 집회 신고자 대표에게 벌금형을 내렸다. 

또한, 청소 차량 진출입을 방해한 주민 5명에게는 민사소송을 걸어 1인당 1400만 원씩, 총 7천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받아냈다.

당시 형편이 어려운 주민들은 은행 대출로 이를 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불법 점거에는 이와 같은 단호한 조치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권력 남용, 주민에게 고통 안겨준다"

2년 전, 용진3리 전 노인회 회장은 복수면장에게 보낸 쪽지에서 "양심과 정의가 없는 권위주의가 주민들에게 고통만 안겨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장의 임명에 대한 법원의 승소 판결조차 무시하는 금산군의 행태는 그의 절망적인 외침이 옳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금산군은 지금이라도 '무원칙 행정'을 바로잡아야 한다.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공정하고 투명한 행정을 펼쳐야 한다. 

권력은 약자를 보호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데 사용되어야 한다. 

금산군의 행정은 '강자'의 편의를 봐주는 도구가 아닌, 모든 주민들의 삶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울타리가 되어야 한다. 이제, 금산군은 '정의'라는 이름으로 바로 서야 할 때이다.

 

저작권자 © 뉴스티앤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