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통계...조사기관에 따라 큰 차이
펫산업의 정상적인 성장 위해 신뢰성 있는 데이터 필요

최근 우리나라의 반려동물 인구가 급증하면서 반려동물 관련 산업 시장규모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보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반려동물 관련 스타트업들의 창업도 줄을 잇고 있으며, 대기업들도 관련 산업에 진출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정부의 각종 통계와 기업들의 조사보고서 등을 바탕으로 반려동물 산업이 블루오션으로 인식되면서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에 우려의 목소리도 많다. 한국펫산업연합회 이기재 회장을 만나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최근 많은 통계와 전망들이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보고 계신가?
반려동물 양육 가구에 대한 통계가 조사기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우려된다.
특히 농림축산식품부의 통계조사는 통계청 등 다른 조사들과 큰 차이가 있는데, 통계조사 발표에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전국 20~64세 국민 5천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패널조사를 실시해 발표한 '2022 동물보호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현재 거주지에서 반려동물을 직접 양육하는 가구 비율은 25.4%로, 개와 고양이 수는 약 800만 마리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통계청이 2021년 발표한 우리나라 전체가구 20%을 대상으로 한 통계청 조사에서는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수는 15%로 조사되었고, 이 중 242만3000가구는 개를, 71만7000가구는 고양이를 키운다고 응답했다.
또한, 서울에 거주하는 만15세 이상 가구원 40,085명(2만 가구)을 대상으로 조사한 서울시 조사에서는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가 20%로 나타났고, 작년 12월 30일 경기도 조사에서는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수는 16.9%로 나타났다.
이렇듯 농림축산식품부의 통계조사 결과가 다른 조사의 결과들과 큰 차이를 보였는데, 통계에 대한 불신이 생기는 이유다.

펫산업계 현장에서 체감하는 통계는 어느 정도인가?
현재 우리나라 반려동물산업 규모는 3조5천~억4조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위해 한달에 약 10만 원정도를 지출하는데, 이를 감안하면 우리나라 반려동물 마리수는 약 400만 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조사에서는 개는 가구당 평균 1.2마리, 고양이는 1.7마리를 기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통계청조사에 대입해 보면 우리나라 반려동물은 약 413만 마리 정도일 것으로 추정된다.
또, 우리나라 반려동물 사료시장에서 약 20%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R사의 생산자 매출이 1000억 원 정도이고, 기타 다른 대표사들의 매출을 감안해 계산해 볼 때 우리 산업인들이 느끼는 체감 통계는 약 413만 마리 정도로 예상된다.
한국펫산업연합회 이기재 회장은 "그동안 부정확한 통계를 믿고 반려동물 산업에 뛰어든 많은 기업들이 실적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다"면서 "조사기관들의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가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펫산업의 과잉경쟁을 방지하고 정상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통계조사 발표는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