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포퓰리즘 보다 민생 살리기 주력해야

김강중 편집국장
김강중 편집국장

설이 지났으니 비로소 신축(辛丑)년이 시작됐다.

사흘 뒤면 얼어붙은 대동강도 풀린다는 우수(雨水)다.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올해도 눈부신 봄을 주체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예측 불허 코로나19 때문이다. 지난 일 년은 기쁜 일도 웃을 일도 없었다.
돌아보면 우울하고 갑갑한 한 해였다.

코로나 종식을 기약할 수 없으니 그 피로감은 이제 한계에 이른 듯싶다.
사람들은 IMF 외환위기, 카드사태, 글로벌 금융위기 보다 힘들다고 한다.

무엇보다 거리두기, 영업시간 제한으로 680만 자영업자는 생사기로에 놓였다.
다른 나라에 비해 자영업 비율이 2배가 많으니 그만큼 타격이 크다.

게다가 자영업자 중 자녀교육비로 돈이 많이 드는 40, 50대 중년이 21%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니 가정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코로나 아니어도 이들의 월 평균 소득은 250만 원 안팎이다.
이런데도 90%는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버텨본들 5년 생존율은 18.9%에 불과하다. 열 명에 네 명은 폐업했다
지난 1년간 전국에서 상가 점포 23만3758개가 문을 닫았다.

이런 긴박함인지 4월 지방 보궐선거, 내년 '대선'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정부는 이런 자영업자들을 위해 지난해 1차 재난지원금 14조3000억 원을 긴급 지원했다.

이어 2차 7조8000억 원, 3차 지원금 9조3000억 원을 지원했다.
또 지방 보궐선거 전 20조 원에 달하는 4차 재난지원금이 지급될 전망이다. 모두 더하면 무려 51조4천억 원이다.

영세 사업자에게 지원을 한다니 시비할 일은 아니다. 문제는 재원이다.
재원마련은 단기적으로는 국채 발행이다. 또 증세 외에는 방안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불황으로 기업의 법인세는 23조 원이 감소했다.

적자국채 발행은 지난해 104조 원, 올해 93조5000억 원, 내년에도 100조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중은 지난해 말 43.9%에 이르렀다.
올해는 47.3%로, 내년에는 50% 선을 웃돌 전망이다.

선거철이 아니면 국민을 거들떠보지 않는 이들이다. 민생을 살린다며 마구 '외상소'를 잡는 것이다.

가계, 기업에 이어 국가도 과도하게 국채를 발행하고 있다. 부채공화국으로 치닫는 불안한 환희가 아닐 수 없다. 

우려되는 것은 가계부채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기업의 부채를 IMF가 지원했다. 가계와 정부도 받쳐줬다.
지금은 가계, 기업, 정부 등 모두 여유가 없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 기업, 정부의 부채 도합 4900조 원에 육박하고 있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지난해  6월까지 145% 증가했다.
세계 평균 증가 속도(31%)에 비해 5배나 급증한 것이다.

한량 국회는 어떠한가. 정파 간 당리에만 매몰돼 민생을 외면했던 그들이다.
나라 곳간은 거덜 났으나 억대 세비의 삭감, 정치 후원금 거절의 언급은 없다.

국민들 고통은 모르쇠하면서 다시 선거철을 앞두고 복지와 경제회복을 외치고 있다.
표(票)를 겨냥한 포퓰리즘이니 경계할 일이다.

여야 막론하고 국민을 앝잡아 보고 위임받은 권력으로 사욕을 챙기며 오만함으로 일관했다.

'말 타면 종두고 싶다'고 했던가. 권력에 취한 여당 단체장 여럿은 여직원 성추행을 일삼았다.

이 결과 서울,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불가피하게 됐다. 이래놓고 일말의 자성도 없다.
양당은 두 도시를 접수해야만 내년 '대선'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엄중한 코로나 시국인데 총리를 포함한 개각이 조만간 단핼될 전망이다. 대타가 필요한 절박하다는 얘기이다.

'고통 호소자' 국민은 경제 불황에다 코로나로 시름하고 있다.
여기에 정치권의 뻘짓마저 더해져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 백신 또한 국민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달부터 의료진을 시작으로 접종에 들어간다고 한다.

코로나 취약 연령대인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을 하지 않겠다고 한다.
안전한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제때, 충분한 양을 확보하지 못한 탓이다.

앞서 지적한 재난지원금이 단비는 되겠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일 뿐이다.
대신 원할한 백신 접종으로 집단면역이 자리를 잡는다면 경제도 살아 날 것이다.

그 반대가 된다면 경제범죄와 사회 폭력이 활개를 칠 것이다.
요즘 국민들에게 상처를 안기는 건 정치인뿐만 아니다.

저금리 시대 돈줄이 풀리면서 증권, 암호화폐, 부동산, 보이스 피싱 등 사기가 횡행하고 있다.
사기범들은 하나같이 원금과 고소득을 보장한다고 유혹한다. 이런 농간에 낭패를 보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

돈이란 나와 내 가족의 자존심이 무너지지 않을 정도면 족하다.
돈으로부터 자유로우면 누구나 부자다.

새해는 코로나와 허욕을 조심할 일이다.
복(福)과 화(禍)는 도처에 널려 있다. 마음이 가난하면 모든 것들이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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