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은 뒷전...코로나에 편승한 난장 대한민국

김강중 편집국장
김강중 편집국장

하얀 쥐의 해, 다복의 경자(庚子)년도 보름 남짓이다.

본디 쥐는 약삭 빠르고 잔머리에 능란한 동물이다.
그래서 일까. 정치권의 빤한 술수와 술책이 1년 내내 난무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로 국민들 삶은 불안함의 연속이었다.
의연한 척 하면서 애써 자위(自慰)했으나 우울함을 떨칠 수 없다.

누구 말대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코로나 때문이다.
삶은 팍팍하고 정치권의 '혐오 바이러스'가 창궐하니 견뎌낼 힘조차 없다.

코로나19에 편승해 1년을 허송한 대한민국은 난장(亂場)이다.
언제 종식이 될 것인지 알 수 없다. 우울을 넘어 홧병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단계 강화로 외부활동이 통제된 탓이다.
코로나 방역이 느슨해 지면서 마침내 감염자가 1천 명을 돌파했다. 

결국 정부의 안일한 판단으로 '게도 구럭도 잃은 꼴"이 됐다. 
의료체계가 무너질 정도로 3차 대유행이 시작된 것이다. 경제 또한 파탄 직전이다.

그 많은 자영업자(688만 명)들이 무너지면서 먹고 살 일이 막막해 졌다.
청년들 취업은 낙타 바늘구멍 들어가기 만큼 어렵다.

사람들은 운동과 취미생활을 못 하면서 생활의 리듬도 깨졌다.
정서적 불안에 경제적 불안마저 겹치니 다들 죽을 맛이란다.

이제는 '코로나 블루'를 넘어 '코로나 레드'로 치닫고 있다.
청년 네 명 중 한 명은 자살 충동을 느꼈다고 한다. 취업, 결혼, 주거, 부채 등 삶이 위태한 탓이다. 

이렇듯 코로나 경기 침체는 2008년 금융위기보다 심해서 가늠할 수 없다는 점이다.
지난달 은행권 대출액이 1년 전 보다 2배 많은 13조6천억 원에 달했다.
2000조에 달하는 가계대출이 임계점을 넘어섰다. 

청년뿐 아니라 많은 자영업자들이 빚으로 연명한다는 통계다.
시중에 돈이 넘쳐나지만 은행이 무너질까 금리인상도 못하는 상황이다.

이 참에 가세한 젊은이들도 주식과 부동산 투기광풍에 여념이 없다.
이렇게 우리 사회 전반에 왜곡과 혼란이 점철되고 있다.

국민의 연대와 협력으로 20년 전 IMF를 이겨낸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업이 아닌 가계가 무너져 경제회복이 더딜 것이란 전망이다.

정치권은 어떠한가. 신음하는 국민의 삶과 안전은 뒷전이란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국란에 버금가는 이 시기에도 그들은 염불보다 잿밥이다.

내년 봄 지방선거 서울시와 부산시장 '보선'에 정신이 팔려 있다.
금력과 권력을 거머쥐고 탐욕의 요설로 피폐한 국민들을 호도하고 있다.

지난 1년을 돌아보자. 고통스런 국민들에게 권력과 정치권은 개혁을 외치며 실망만 안겼다.

대저 개혁(改革)이 무엇이던가. 말 그대로 자신의 살가죽을 도려내는 고통을 감내하면 될 일이다.
자신의 허물을 성찰하고 고치면 곧 개혁인 것이다.

개혁을 한답시며 법(法) 전문가들이 벌이는 법무장관과 검찰총장 파워게임은 실로 가관이다.
필자는 법을 잘 모른다. 물이 아래로 흐르는 이치이면 그것이 법이라 여겼다.
법 이전의 상식과 순리를 외면하는 억지를 보노라니 참 뜨악하다.

주야장천 '추·윤(秋.尹)'의 다툼을 보면서 그렇게 할 일이 없는가 싶다.

적절한 비유가 될지는 모르겠다.

법무부는 화기(火氣) 많은 관악산 아래 자리 잡고 있다.
그 '화기'로 '상서로운 풀' 서초(瑞草)동을 태우려는 형세가 아닐까 싶다.

과천과 서초동의 지세(地勢)가 그렇다는 얘기다. 

아무튼 검찰개혁을 한다며 정권 내내 국민의 진을 빼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살아 있는 권력 불법에 대해 엄정 수사하라고 당부한 장본인이 누구란 말인가.

아마도 오금이 저리고 구린 데가 있는 모양이다. '공수처'를 서두르는 모습이 더욱 그러하다.
당장은 야당에게 독(毒)이겠으나 긴 흐름으로 보면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실제 과거 민자당과 열우당이 오만과 독선에 빠져 총선에서 완패하지 않았던가.

또 박근혜 정권이 도입한 '국회 선진화 법'도 부메랑이 되어 자박(自縛)이 되었다.
도도한 역사는 언제나 사필귀정이다.. 혹한의 겨울도 봄을 이길 수 없다. 그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한심한 건 재활용 안 되는 '기레기 언론'이다. '보.혁(保革)'의 논리에 놀아나며 곡필로 국인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그래도 세인들은 안다. 라임·옵티머스, 월성원전(原電), 송철호 울산시장 선거가 잘못됐음을 안다.

물론 '원전'과 '공수처'가 대통령의 공약이다.
여당은 야당의 국정 흔들기라고 에둘러 대지만 뻔한 속내가 역겨울 뿐이다.

우리는 대통령중심제 이지만 권력이 너무 집중됐다.
그 권한을 축소시킬 규범이 없는데도 강력한 법을 만든다고 한다.

어찌됐든 국민들도 일단의 책임이 있다.
착시인지, 혜안인지는 머잖아 드러날 것이다.

지난 총선에서 여당과 범진보에게 190석을 몰아주었다.
그러니 지켜 볼 수밖에 도리가 없다. 1년 남짓의 대통령은 레임덕도 없다.

문제는 품격과 조화가 결핍된 거대 정권에게 견제와 균형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고스톱' 한 판에도 미학은 견제와 균형이다. 이를 간과한 우민(愚民)의 선택이 오늘을 초래한 건 아닐까.

내년 봄에는 장(醬) 지질 손가락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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