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4개 거점서 생산"…삼성 참여 확정, 대량 양산은 2027년 이후 전망

AI 생성 이미지 / 뉴스티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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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AI5'의 생산 파트너를 삼성전자와 TSMC로 확대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6일(현지시간) 연례 주주총회에서 "AI5 칩은 기본적으로 네 곳에서 생산될 것"이라며 "한국의 삼성전자, 대만, 미국 애리조나와 텍사스 공장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AI5는 테슬라가 자율주행용 슈퍼컴퓨터 '도조(Dojo)' 프로젝트의 핵심으로 자체 설계한 반도체다. 그동안 대만 TSMC가 3나노 공정으로 독점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발언으로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생산 라인에 참여하게 됐다. 머스크는 "우리가 공급사로부터 최상의 시나리오를 도출하더라도 생산 여력이 충분치 않다"며 "훨씬 큰 규모의 '테라팹(TeraFab)'을 직접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테라팹'은 테슬라가 구상 중인 초대형 반도체 제조시설이다. 머스크는 잠재적 파트너로 인텔을 언급하며 "아직 계약은 체결되지 않았지만 논의해볼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인텔과 협력할 경우, 미국 반도체지원법(CHIPS Act)에 따른 세액공제와 보조금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인텔은 오하이오·애리조나·오리건 등지에서 총 78억 달러의 지원을 받은 바 있다.

AI5의 초도 양산은 내년 시험 생산으로 시작돼 2027년 본격 양산이 예상된다. 후속 모델 'AI6'은 2028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머스크는 AI5를 자율주행용 칩으로, AI6를 로보틱스 및 데이터센터용으로 분리해 설계 중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테슬라의 신형 칩 생산에 참여함으로써 선단공정 경쟁력 회복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실제 수혜가 단기간에 가시화되긴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아직 시제품 검증 단계에 있고, 패키징 구조와 테스트 공정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라인 안정화와 고객 인증 이후에야 공급망 효과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TSMC의 애리조나 공장은 4나노(N4) 공정을 통해 상업 생산에 돌입했으며, 3나노(N3) 공정은 2028년 이후로 예정돼 있다. 삼성전자의 텍사스 테일러 공장은 장비 반입 일정이 늦어지며 2026년 1단계 가동이 유력하다. 이 때문에 초기 AI5 물량은 TSMC 피닉스 라인이 주도하고, 삼성은 2026년 이후 본격 참여가 가능할 전망이다.

이번 결정으로 테슬라는 단일 파운드리에 의존하던 기존 구조를 탈피해 '한국-대만-미국'으로 이어지는 다층 공급망을 구축하게 됐다. 이는 반도체 공급 병목과 지정학적 리스크를 동시에 분산시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AI5가 본격 양산에 들어가면 자율주행·로보틱스·AI 서버 등 테슬라 전 제품군의 성능이 단계적으로 향상될 것"이라며 "향후 2년은 반도체 생산능력이 테슬라 성장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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