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무연고 고독사, 최근 5년간 2배 이상 급증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해야 할 심각한 문제

어둠 속에서 조용히 사라지는 삶들, 이들은 사회의 안전망에서 누락된 무연고 고독사자들이다. 이들은 가족이나 친척과의 연락이 끊겨 사망 사실이 알려지지 않거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장례를 진행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들의 죽음은 흔히 무관심과 외면 속에서 조용히 일어나고, 사회로부터 눈에 띄지 않는다.

이 기사는 무연고 고독사자 문제의 심각성을 조명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며, 존엄한 죽음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활성화하는 데 목적이 있으며, 사회의 어두운 구석에서 소외된 이들의 삶과 죽음을 바라보고,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방안을 찾아보도록 할 예정이다.

 

늘어나는 무연고 고독사, 최근 5년간 2배 이상 급증 _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늘어나는 무연고 고독사, 최근 5년간 2배 이상 급증 _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한국 사회에서 무연고 고독사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이는 가족과 사회로부터 고립된 사람들이 누구에게도 발견되지 않은 채 홀로 사망하는 현상을 뜻하는데, 최근 몇 년간 무연고 고독사 사례가 급증하면서 사회적 경각심이 고조되고 있다.

무연고 사망자란? 연고자가 없거나 연고자를 알수 없는 사망자 또는 연고자가 있으나 시신 인수를 거부한 사망자를 말한다. 특히 사망 후 장시간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죽음 자체의 비극 외에도 사회적 비용과 영향이 크다. 

한국에서 무연고 고독사 사례가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1인 가구수는 2022년 기준 750만여 가구로 전체의 34.4%를 차지하고 있으며, 2010년 410만여 가구 대비 1.8배 이상 증가했다. 1인 가구 증가 및 고령화 현상 심화 등으로 사회적 연대 취약 또는 사회적 고립 상태의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과 복지위기 가구의 고독사 추정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지역별 전체 사망자 대비 고독사 비중 현황
최근 5년간 지역별 전체 사망자 대비 고독사 비중 현황

e하늘 장사행정시스템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무연고 고독사 사례는 매년 약 10%이상 증가하고 있다. 2023년 한 해 동안 보고된 무연고 고독사자는 약 5,415명으로, 이는 2018년의 2,447명에 비해 약 2.2배의 급격히 증가한 수치이다. 특히 40~50대의 무연고 고독사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어,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무연고 고독사 증가의 주요 원인을 살펴보면 ▲가족 구조의 변화 : 핵가족화와 이혼율 증가로 인해 1인가구와 독거노인의 증가 ▲경제적 어려움: 고령화와 함께 노후 빈곤 문제가 심화하면서 사회적 지원이 부족한 상황 ▲사회적 고립: 지역 사회의 공동체 의식 약화로 인해 개인들의 고립이 점점 더 심화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현상은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일본은 한국보다 먼저 고령화 문제를 겪으며 무연고 고독사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일본 정부는 이에 대응하여 다양한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무연고 고독사로 생을 마감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고독사'(孤独死)라는 용어가 일반적으로 사용되며, 1990년대부터 사회 문제로 대두됐다. 일본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왔는데, ▲지역 사회에서 독거노인을 지원하기 위해 이웃 간의 상호작용을 장려하고, 정기적으로 독거노인의 안부를 확인하는 커뮤니티 케어시스템 ▲독거노인들의 안전을 위해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홈 시스템을 보급. 예를 들어, 전기 사용량이나 움직임을 감지해 일정 기간 이상 변화가 없을 경우 경고를 발신하는 시스템이다. ▲일본 정부는 고독사 방지를 위한 법적 제도도 강화하여 독거노인에게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자원봉사자나 사회복지사의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민간차원에서도 지역공동체 활동과 조문단 활동 등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이 활발하며, 정부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영국도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무연고 고독사 문제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영국은 다양한 사회적 프로그램을 통해 문제 해결을 시도하고 있다. ▲독거노인을 위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 운영: 이는 노인들이 사회적 고립을 극복하고, 커뮤니티와의 연결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복지 서비스: 독거노인에게 정기적인 방문과 건강 체크를 제공하며, 이를 통해 고독사를 예방하고 필요한 경우 즉각적인 도움을 제공할 수 있다. ▲자원봉사자 네트워크를 통한 독거노인 지원: 이 네트워크는 노인들의 일상 생활을 돕고, 정기적인 교류를 통해 사회적 고립을 방지한다.

 

나비정원, 12세 이하 무연고 아동들의 유골이 뿌려지는곳 _ 나눔과나눔캡쳐
나비정원, 12세 이하 무연고 아동들의 유골이 뿌려지는곳 _ 나눔과나눔캡쳐

대전에서는 시민단체 ‘미래지식희망나눔’이 무연고 고독사에 대한 인식개선 활동과 이들에 대한 존엄한 죽음을 위한 지원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미래지식희망나눔’의 이준석(사회복지학 박사)이사는 "무연고 고독사는 단순히 개인의 불운으로 볼 수 없다. 무연고 고독사 문제는 사회적 안전망의 허점과 사회적 편견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심각한 사회 문제다. 이들은 사회로부터 소외되고 무시받는 존재로 여겨지지만,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존엄하게 살고, 존엄하게 죽을 권리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는 무연고 고독사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그들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사회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라며 "또한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하고, 존엄한 죽음을 위한 제도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무연고 고독사자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존엄성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무연고 고독사자들이 존엄한 죽음을 맞이하지 못하는 현행 시스템의 한계는 분명히 있다. 사후 처리 과정에서 존엄성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사회적 무관심과 제도적 부족함 속에서 그들은 홀로 죽음을 맞이하고, 장례조차 제대로 치러지지 못한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해야 할 심각한 문제다.

대전 중구의 한 시민은 ”그런 분들이 있는지 몰랐고, 그들도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었을 텐데, 무연고 사망자들에게 존엄한 죽음을 보장하는 일도 필요할 것 같다.“라며 안타까워했다.

무연고 고독사 문제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심각한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며, 제도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또한, 사회 구성원 모두가 무연고 고독사자들을 존중하고, 그들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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