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 사고에도 불구 징계는 턱없이 약하다는 것으로 농협의 '제식구 감싸주기' 아니냐는 지적
"신뢰가 생명인 금융권에서 횡령 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마냥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기보다는 범행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도록 내부 통제를 정비해야 할 것" 지적

지난 2017년부터 2023년 8월까지 농축협과 농협은행에서는 총 264건의 횡령 사고가 발생했으며, 전체 횡령 규모는 59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홍문표(4선, 충남 홍성·예산) 의원실이 10일 농협중앙회(회장 이성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2023년 8월까지 지역 농축협에서는 563억 규모·농협은행 31억원 규모의 횡령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횡령 사고 금액에 대한 회수율은 59%에 불과해 244억원은 아직까지 회수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더 큰 문제는 이같은 횡령 사고에도 불구하고 횡령 사고 적발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는 것이다.
의원실이 횡령 규모 상위 10개 사고에 대해 분석한 결과 농협이 횡령을 적발하기까지 평균 3년 3개월이 걸렸는데, 특히 대전의 한 지역농협의 경우에는 7년 11개월 소요됐다.
더 큰 문제는 계속해서 발생하는 횡령 사고에도 불구하고, 징계는 턱없이 약하다는 것으로 농협의 ‘제식구 감싸주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으며, 실제 농축협에서 발생한 횡령 사건에 대한 임직원 징계 현황을 살펴보면, 238건의 횡령 사고에 대해 총 6,824건의 징계가 이루어졌는데, 이 중 해직은 674건에 불과하여 10%에도 못 미치는 수치이다.
특히, 임직원에 대한 징계 중 견책 및 개선 요구만 무려 3,478건으로 전체의 51%에 달하는데, 반복적인 횡령 사고에도 불구하고 현행법의 기준에 비해 내부징계는 솜방망이 처벌에 불과한 것이다.
홍문표 의원은 “끊임없이 발생하는 지역 농축협의 횡령에도 솜방망이 처벌로 눈감아주는 농협중앙회가 근본적 문제일 수밖에 없다”면서 “신뢰가 생명인 금융권에서 횡령 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마냥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기보다는 범행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도록 내부 통제를 정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현행법상 횡령죄에 관한 규정의 경우 업무상 횡령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며, 5억원 이상의 횡령의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고, 50억원 이상의 경우 5년 이상의 징역형부터 최대 무기징역까지 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