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명 등 변경…학생들, 학교 정체성 잃을까 우려
충남대와 한밭대가 28일 선포식을 갖고 통합 논의를 본격화했다.
하지만 일부 재학생 등의 반대가 거세 그 과정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두 대학은 28일 대전 유성구 오노마호텔에서 '통합 논의 공동 선포식'을 개최했다.
이날 두 대학 총장은 '대학 혁신을 위한 통합 논의 시작의 출발을 함께 하겠다'라는 선언문에 서명 후 교환했다.
앞으로 두 대학은 최적의 통합안 마련을 위해 ‘대학통합 공동추진휘원회(가칭)’를 구성해 운영한다.
통합안에는 새로운 교명과 소재지 등도 담게 된다.
만들어진 통합안은 민주적 절차를 거쳐 교육부 제출 여부에 대한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 과정과 일정은 추후 외부에 투명하게 공개할 방침이다.
충남대는 2022년 한해 동안 단과대학 순회 간담회 15회, 교직원 및 학생 대상 설명회 개최 30회 등 구성원들과 총 45차례의 소통창구를 가졌다.
또한 대내외 교육환경변화와 대학역량의 객관적 분석에 기반한 대학혁신방안 도출을 위해 '충남대 혁신 방안 연구용역'을 2차례 수행하고 그 결과를 구성원과 공유했다.
이어 지난 9월과 10월 대학 간 통합 논의 시작과 관련한 전 구성원 의견을 수렴했다.
수렴한 의견은 지난 10월 13일 학무회의와 25일 대학평의원회 심의에 공정하고 투명하게 반영함으로써 '대학 간 통합 논의'를 위한 준비를 마쳤다.
한밭대는 지난 3월부터 단과대학, 학생, 직원, 조교 등과 총 8회에 걸친 '대학발전전략 릴레이 간담회'를 실시해 대학 구성원들과 소통을 시작했다.
지난 6월부터는 대학발전특별위원회를 통해 통합의 객관적 근거 마련을 위한 연구 용역을 발주했고 대학 현황 파악과 구성원 의견수렴을 통한 대학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연구용역 결과는 이달 1일부터 12일까지 수행된 '소통과 화합을 위한 총장-구성원 간담회'를 통해 투명하게 공유했고 교원, 학생, 직원, 조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이 같은 절차를 통해 도출한 '대학통합 논의 시작에 관한 사항'을 이달 13일 학무위원회, 19일 대학평의원회 심의에서 원안 가결했다.
이날 이진숙 총남대 총장은 "통합을 계획하는 시간은 상호 존중과 신뢰 속에 구성원이 화합하는 시간"이라며 "양교의 특화된 분야를 바탕으로 희망찬 통합 대학의 미래 비전을 고민하는 시간, 역동적인 대학 혁신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교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통합모델을 만들고 지역과 상생하는 대학, 글로벌 최고 대학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용준 한밭대 총장은 "새로운 대학을 위한 논의는 양교의 뛰어난 자산과 역사, 각기 다른 역량과 특성에 대한 존중과 상생 정신을 바탕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두 학교 대다수의 학생들은 통합에 반대하고 있다.
한밭대 구성원 의견수렴에서는 유효 응답자 4709명 중 47.8%가 통합 논의 시작에 반대 입장을 표명혔다.
충남대 재학생 30.5%가 참여한 투표에서도 96.3%가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한밭대 학생 A씨는 "통합 과정에서 교명도 변경될텐데 이후 학교가 정체성을 잃을까 심려된다"고 말했다.
또한 "상대적으로 충남대 학생들이 성적이 더 좋을텐데 학점 평가에서 차이가 크게 벌어질까도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충남대 학생 B씨는 "대다수 학생들의 여론이 좋지 않다는 점을 알고 있으면서 무리하게 통합을 추진하려는 학교를 이해하기 어렵다"며 "선포식도 학생들의 방학기간에 그리고 학교가 아닌 제3의 장소에서 개최한 것도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총장 등이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라는 올바른 주인의식을 확립하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