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인 입찰 공모 개입...실무자에 폭언 등 압력 행사
"입찰 공모 두 차례나 바뀐 의혹 반드시 풀어야"

충남 금산군청에 근무하던 한 공직자가 돌연 휴직계를 낸 일로 군청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해당 공직자는 최근 금산군의 공공하수처리시설 관리대행 용역업체 선정을 위한 공모입찰을 담당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청 내부에선 이와 관련해 외압을 견디기 힘들어 휴직계라는 카드를 쓸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금산군 공공하수처리시설(충남 금산군 금산천길 310) 전경 / 뉴스티앤티

입찰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금산군은 지난 16일부터 공고 '제2022-1276호 금산 공공하수처리시설 관리대행 용역 공모' 입찰을 진행 중이다. 용역 기간은 2년, 용역비는 총 104억 5575만 6천원(부가세 포함)원이다. 

군(郡)은 오는 30일 해당 공고를 개찰해 정량평가(기술자보유, 회사 신용도, 위탁운영 경험 등)와 정성평가(심사위원의 평가 등)를 진행한 후 최종 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지역업체에는 가산점(3점)을 부여한다.

군(郡) 내부 제보에 따르면 이번 입찰은 공모 내용이 두 번이나 변경됐다.

당초 전국의 수계관리 전문업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준비 중이었지만, 지역업체와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 시 가산점을 부여하는 식으로 바뀌었다. 가산점 대상 지역도 충남·충북으로 했다가 최종 충남으로 축소했다.

사실상 지역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못한 전문업체는 포기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이 과정에서 실무를 담당했던 군(郡) 환경자원과 팀장 A씨가 돌연 휴직계를 제출한 뒤 출근하지 않은 것.

그는 소속부서 상사인 K과장에게 메시지를 통해 "몸과 마음이 스트레스를 받아 휴직계를 제출한다"고 심경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 B씨는 외부인이 A씨에게 "야, 씨*, 너 너 인마, 똑바로 생활해" 등 폭력적인 언어를 사용하며 압력을 행사하는 것을 직접 목격했고, K과장에게 "쟤 완전 저러다 죽으면 어떡하냐, 죽겠다"고 전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A씨가 얼마나 간이 녹았으면 휴직계를 내고 들어갔을까 싶다"면서 "A씨를 압박한 외부세력은 이외에도 또 있었다"고 귀띔했다.

 

금산군 공공하수처리시설 수계처리 작동 시설물 / 뉴스티앤티

입찰 공모가 전국에서 지역으로 바뀐 것에 대해 K과장은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취지"라며 "가산점 영향은 크지 않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입찰에서 3점 차는 크다"면서 "불공정한 입찰"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금산군은 금강의 상류에 위치해 있어 하수처리시설을 거친 물이 대전·천안·청주 등 250만 인구의 식수원인 대청댐으로 흐른다"면서 "중요 식수원에 영향을 미치는 중차대한 일 앞에서는 그 무엇도 앞서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지역업체 가산점 부여는 수계관리에 고도의 기술을 보유한 전문업체의 참여 기회를 박탈한 것"이라고 우려했다.

군민 C씨도 "군 행정이 외부 입김에 좌지우지된다면 어떻게 신뢰를 할 수 있겠냐"며 "공모 내용을 두 차례나 바꾼 의혹은 반드시 풀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휴직계를 낸 A씨는 6급 공직자로서 5급 승진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낸 2개월 휴직계는 어쩌면 부당한 세력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최선의 자구책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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