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우리나라 대다수 사립대의 교육환경은 참으로 열악하다. 사학재단의 파행운영이나 비리 등이 그 주된 이유다. 일부 사학의 이사장은 최악의 사태가 발생해 학교가 문을 닫아도 건물은 자기 소유라는 어처구니 없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하니 과연 교육을 얘기할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누구나 교육자가 될 수 없듯이 도덕성 검증이 되지 않은 인사가 사학의 대표자가 되어 안 된다. 그것이 교육의 권위이고 긍지다.

학교법인 창성학원이 운영하는 대덕대가 이사장의 학사개입과 총장직무대행의 불법적인 취업규칙 변경 의혹으로 한바탕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양상이다. 대덕대 사태는 지난주 이 대학 교수노조 지회장이 교육부에 임정섭 이사장을 승인 취소시켜 달라는 청원을 제기함으로써 비롯됐다.

그는 청원서에서 “창성학원 이사회는 대덕대학 전 총장의 임기가 지난 1월 1일 만료되었음에도, 차기 총장을 뽑으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은 채 임 이사장의 배우자인 행정부총장을 ‘총장직무대행’으로 내세우는 꼼수를 부렸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그는 “대덕대 총장직무대행에 임명된 A교수가 불법적인 취업규칙 변경을 통해 최근 직원과 교수를 부당 해고하고 임금을 삭감했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했다.

이와함께 “지난 1월 2일 이후 불법적으로 이뤄진 인사발령, 취업규칙 변경, 구조조정, 징계 등을 원상태로 되돌려 놓아야 할 것”이라며 “사립학교법 위반 사실을 알고도 묵시적으로 동조해 온 현 이사들 또한 창성학원 구성원들에게 사과하고 즉각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학이 대덕대학처럼 재단의 전유물(專有物)로 남아 있는 한 건전한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어떻게 이사장이 자신의 남편을 ‘총장직무대행’으로 앉힐 수 있는지 상식의 잣대로는 가늠조차 하기 힘들다.
재단이 사립학교법과 학내 구성원들의 총의를 무시하고 특정 인사를 총장직무대행으로 임명했는지에 대해선 그 어떤 설명으로도 납득하기 어렵다. 그야말로 재단이 전횡을 일삼고 있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학생들 보기에도 창피한 일이 아닐수 없다.

대학이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은 무엇보다 현 이사진이 재단을 족벌화하고 건학 이념까지 무시한 채 학교를 사유화하려는 시대착오적인 학사 운영 방식에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사람다운 사람을 길러 낸다’는 건학 이념에 걸맞도록 좀 더 냉철한 이성으로 뼈를 깎는 성찰이 필요해 보인다.

대학 구성원들이 임 이사장의 퇴진과 임시이사 파견, 신임 총장직무대행 퇴진등을 요구하고 있는 마당에 사학재단의 ‘가족끼리 짬짬이 운영’과 같은 낡은 관행은 시급히 청산돼야 마땅하다.

결과적으로 교육부의 사학에 대한 관리 소홀과 방관적인 태도도 대덕대 사태에 한몫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교육부는 이제라도 임시 이사를 즉시 파견해 구성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철저한 감사를 통해 대책을 수립함으로써 학생들이 애꿎은 피해를 입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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