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 여·야 따로 없다
[사설]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 여·야 따로 없다
  • 뉴스티앤티
  • 승인 2019.11.0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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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주 충청권은 자유한국당 정책위원회의 ‘2020 회계연도 예산안 100대 문제 사업’ 보고서에 국회 세종의사당 설계비 10억원이 포함된 것을 놓고 시민단체 및 더불어민주당 vs 자유한국당이 한바탕 공방을 벌였다.

국가균형발전·지방분권·상생발전을 위한 대전·세종·충남 충청권공동대책위원회가 지난달 27일 ‘국회 세종의사당 설계비, 자유한국당 100대 문제 사업 포함은 제2의 세종시 수정안 파동과 동일’이라는 제목의 성명 발표하고, 자유한국당을 성토한 이후 29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이 ‘자유한국당이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약속을 깨려는 의도는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발표하고 자유한국당을 맹비난했다. 또한 지난달 31일에는 지방분권세종회의가 세종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자유한국당의 국회 세종의사당 설계비 문제 사업 지정을 ‘제2의 세종시 수정안 획책 음모’라며 강하게 비판하자 곧이어 같은 장소에서 송아영 자유한국당 세종시당위원장은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는 국민과의 약속입니다’라는 주제로 기자회견 열고, 지방분권세종회의·충청권공동대책위원회·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의 주장을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같은 날 자유한국당 충청권 시·도당위원장들은 ‘자유한국당은 국회 세종의사당에 적극 찬성하며 이의 건립에 앞장설 것이다!’라는 제목의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송아영 세종시당위원장의 기자회견을 힘을 실어주면서 지방분권세종회의·충청권공동대책위원회·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의 주장을 반박하는 한편 국회 분원 설치 관련 법률개정안이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3년 넘게 처리는 고사하고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며,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 지연 책임을 더불어민주당에 돌렸다.

충청권 여·야가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서로 상대방의 책임만을 부각시키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를 위해서는 충청권 여·야가 따로 없이 찰떡공조를 과시해야만 한다.

자유한국당은 2010년 한나라당 시절 세종시 수정안을 내놓으며 충청인의 공분을 산 일이 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처럼 한국당 정책위원회 보고서에 국회 세종의사당 설계비 10억원을 문제 사업으로 포함시킨 것은 더불어민주당이나 시민단체 그리고 충청인들의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 더구나 한국당 정책위의장이 충북 옥천 출신으로 재선 대덕구청장을 거쳐 대덕에서 재선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용기 의원이라는 점에서 이런 부분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2020 회계연도 예산안 100대 문제 사업’ 보고서에 포함되게 한 점에 대해서는 비판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또한 더불어민주당 역시 집권 여당으로서 국회 분원 설치 관련 법률 개정안이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3년 넘게 잠자고 있었던 부분에 대한 납득할만한 소명이 필요해 보인다. 한국당의 송아영 세종시당위원장을 비롯한 충청권 시·도당위원장들이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절차적 문제를 지적한 것이라면서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에 적극 찬성을 천명하며, 민주당의 의지가 부족하다고 비판하는 점도 어는 정도는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내년 21대 총선을 불과 163일 앞둔 시점에서 여·야 모두 총선 전략 차원에서 국회 세종의사당을 이용한다면 충청인들에게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여·야가 서로 자신들의 말만 옳다고 주장하고 나섰으니 더 이상 국회 세종의사당이 논란이 되지 않도록 더불어민주당 4개 시·도당위원장들과 자유한국당 4개 시·도당위원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끝장토론을 통해 是是非非(시시비비)를 가렸으면 한다. 8명의 위원장들을 한자리에 모으기 힘들다면 ‘충청의 아들·딸’을 자처하는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와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끝장토론이라도 마련해서 이번 기회에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와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 등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양당의 확고한 입장을 확인하고, 더 이상의 논란이 없도록 종지부를 찍었으면 한다.

지금의 행정중심복합도시(이하 행복도시)는 지난 2002년 16대 대선 당시 새천년민주당 후보였던 故 노무현 대통령이 신행정수도 공약을 제시한 이후 2004년 헌법재판소에서 관습헌법 위반이라는 결정이 있고 나서 행복도시로 축소되고, 이명박 정부 당시 2010년에는 ‘세종시 수정안‘을 겪는 등 우여곡절 끝에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 동안 상실감과 실망감이 컸던 행복도시 문제가 국회 세종의사당 설계비 문제로 충청권 여·야가 다투는 모습은 한마디로 처량하기 그지없어 보인다. 제발 충청 출신 정치인들이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는 점을 명심하고, 이번 일을 계기로 차후에는 국회 본원까지 세종시로 가져올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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