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1 지방선거 결과 대전 서구의회는 20석 중 더불어민주당이 11석, 국민의힘이 9석을 차지하며 민주당이 주도권을 잡았다. 이후 잡음 없이 일찍이 원구성을 끝낸 서구의회는 순항의 닻을 올렸다.

제9대 서구의회를 이끄는 전명자 의장. 그는 지난 2014년 구의회에 처음 입성해 3선 고지에 오르며, 개원 이래 첫 여성의장이 됐다.

그러나 9대 의회 출범 이후 국민의힘 소속인 구청장과의 갈등이 지속적으로 표출되며, 일각에서는 의회와 집행부의 협치 기조에 균열이 생긴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전 의장은 정당을 떠나 서구의 발전과 구민 복리 증진을 위해 토론하고 이견을 조율하는 과정이라며 '소통과 협치'라는 원칙 하에 의정을 이끌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또한 다가오는 2023년을 정책의회로 거듭나기 위한 원년으로 삼아 입법과 정책 연구 기능을 강화해 당면 현안뿐만 아니라 중장기 과제를 발굴해 풀어나간다는 계획이다.

뉴스티앤티는 전 의장과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의 소회와 내년도 의회 운영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전명자 대전 서구의회 의장이 뉴스티앤티와의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뉴스티앤티
전명자 대전 서구의회 의장이 뉴스티앤티와의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뉴스티앤티

제9대 서구의회 개원 첫해를 마무리하는 소회는?

제9대 전반기 의장이라는 막중하고도 영광스러운 중책을 맡겨주셔서 감사드린다.

새롭게 출범한 9대 서구의회는 매일 새롭게 태어나지 않으면 퇴보할 수밖에 없다는 다짐으로 의정 구호를 ‘역동적인 변화로 감동을 주는 서구의정’으로 정했다.

원만한 원 구성을 합의를 시작으로 순항의 닻을 올리고, 20명 의원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구민의 복리증진을 위해 노력했다. 현장 방문으로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고 구민 맞춤형 소통에도 힘써 왔다.

앞으로도 구민과 동료의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앞으로도 항상 겸허한 자세로 맡은 바 책무를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지난 6개월간의 의정 주요 성과와 아쉬운 점은?

9대 전반기의 첫해는 그 어느 때보다 열정적인 의정활동을 펼친 해였다. 재선과 초선할 것 없이 모든 의원이 조례안 발의, 건의안 및 5분 자유발언에 나서며 적극적으로 의정활동에 나선 것이 가장 인상 깊었다.

개원 후 지난 10월 제272회 임시회까지 세 차례의 회기에서 104건의 의안을 처리했다. 제273회 제2차 정례회에서도 10명의 의원이 구정 질문에 나서고, 행정사무감사에서는 4개의 상임위가 구정 전반을 세심히 살피며 214건을 개선 요구했다.

민의를 대변하고자 우리 의원들은 여야가 합심해 구민의 뜻을 받들었다. 대전 서구 이전이 확정된 방위사업청과 관련해 모든 의원이 동참해 방위사업청 이전과 관련된 예산 원안 복구에 입을 모았고, 이를 관철하기도 했다.

 

민선 8기 초기부터 의회와 집행부 간 힘겨루기가 격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역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협치 기조에 균열이 가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기도 하는데.

단순히 정당이 다르다는 이유로 적대시하고 있지 않다. 서구의 발전과 구민 복리증진이라는 큰 틀 속에서 토론하고 이견을 조율하는 과정이다.

자칫 힘겨루기로 비칠 수도 있었다는 점은 공감하나, 오히려 의회와 집행부가 다양한 의견을 내고 합리적인 토론을 거쳐 구민에게 필요한 정책을 더 많이 제시할 수 있다.

민선 8기 구청장의 공약 이행은 서구민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중요하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의원들이 이를 세심하고도 주의 깊게 살핀 것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다만 의회와 집행부의 불협화음으로 보고 계시는 일부의 염려를 충분히 불식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 구민에게 필요한 정책은 무엇인지 연구하는 의정활동을 강화해 보다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겠다.

 

전명자 대전 서구의회 의장이 뉴스티앤티와의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뉴스티앤티
전명자 대전 서구의회 의장이 뉴스티앤티와의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뉴스티앤티

앞으로의 의정 운영 방향과 계획은?

입법과 정책 연구 기능을 강화해 2023년을 정책의회로 거듭나는 원년으로 삼겠다. 지방의회는 30년이라는 한 세대를 지나 성숙기로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 이제는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해야 할 때다. 

전면 개정된 지방자치법의 시행으로 올해부터 지방의원의 의정활동을 돕는 정책지원관 운영을 시작했다. 내년부터 정책지원관을 기존 보다 두 배 많은 10명으로 증원해 당면 현안에만 치우치지 않고 우리 지역의 중장기 과제를 발굴 및 해결방안을 도출하겠다.

또한 집행부와 소통하고 협력해 현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고 적극적으로 풀어나가겠다. 이를 위해 의장단과 집행부 간부 공무원과의 간담회를 정례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 정책 의제가 이슈화되는 단계부터 의회와 집행부 간의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소모적인 논쟁은 줄어들고 건설적인 대안 제시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의장 임기 내 이루고 싶은 과제는?

점차 가시화되는 지방소멸 현상을 막고 지방 균형발전이란 과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

서구의 인구는 2005년 51만여 명을 정점으로 감소세가 지속돼 지금은 47만여 명이다. 저출산과 청년층의 탈지방 현상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달 발표된 한국산업연구원의 K-지방 소멸 지수에 따르면 대전 서구는 ‘소멸 예방지역’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이렇듯 지방 균형발전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인구 유입과 일자리 창출이 상호 작용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이를 바탕으로 지방소멸을 막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이뤄진다면, 수도권 자원 독점과 지방소멸 문제를 막고 자연스레 지방 균형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방사청 대전 이전은 우리 지역의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 그 의미가 크다.

인구 유입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정부대전청사에 재외동포청을 유치하는 것도 필요하다. 정부대전청사에는 통계청 등 대부분 청이 입주해 있어 기관 간의 업무 협업으로 행정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최적임지인 정부대전청사에 재외동포청을 유치할 수 있도록 동료의원들과 힘을 모으겠다.

 

구민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코로나 후유증에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복합위기까지 중첩돼 많은 구민들께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모두가 다 같이 잘 살 수 있다는 믿음이 필요한 때다.

2023년 서구의회는 구민에게 먼저 다가가고, 구민의 삶 속에 희망을 안겨주는 의정활동을 펼치겠다. 또한 앞으로는 대형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구민이 안전 문제를 신경 쓰지 않고 생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아울러 구민과 함께하지 않는 의회는 무의미하다. 구민이 언제나 편하게 의회를 찾을 수 있도록 의회 문턱을 낮추고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겠다. 앞으로 서구의회가 더 성숙한 의정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잘한 부분은 격려를, 아쉬운 부분은 가감 없이 평가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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