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지지부진....진실 묻혀버릴 것. 

벧엘의집 담당목사 원용철 
벧엘의집 담당목사 원용철 

지난 주일 안산 생명안전공원이 들어설 자리에서 있었던 4.16 세월호참사 8주기 기억예배에 다녀왔다. 

이번 기억예배는 '혼돈, 공허, 어둠, 그리고 빛'이란 주제로 416해외연대 미국조지타운대학의 조민아 교수의 글을 낭독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엄마, 아빠, 들리나요.
개나리 꽃나무 옆에 서서 가만히 귀 기울여 보세요.
노란 꽃송이 팔랑팔랑 바람에 흩어지는 우리 목소리가 들리나요.
엄마, 아빠 외로워 마세요. 함께 할게요.
사랑은 죽음보다 강한 것,
바닷물로도 끌 수 없고 굽이치는 물살도 쓸어갈 수 없어요.(아가서8:7)

개나리꽃 수백 송이 바람개비 날려 우리가 혼돈에 길을 낼게요.
노란 꽃무더기 가지마다 환하게 피워 우리가 어둠에 빛을 밝힐게요.
꽃송이 떨어진 자리마다 푸르고 씩씩한 초록잎새틔워 우리가 공허를 채울게요.
엄마, 아빠, 우리가 이렇게 사랑하니까요."

세월호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8년이 됐다. 
그 자리에 참여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문재인 정부에 대한 서운함에 대한 성토,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질까봐 염려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문재인정부는 촛불혁명으로 세워진 정부로 촛불혁명의 촉발점이 바로 세월호참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 제대로 된 진상규명도 하지 못한 채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사참위' 활동이 끝남과 동시에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관련자들의 공소시효도 자동적으로 끝나기에 진실은 밝혀지지 않고 영원히 묻혀버릴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이번 기억예배에서는 304명의 희생자의 이름을 한 사람 한 사람 불러가며 제대로 된 진상이 규명될 때까지, 우리 사회가 안전사회가 될 때까지 기억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세월호참사 이후 우리사회는 안전사회에 대한 논의와 요구가 봇물처럼 터져 나왔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세월호참사의 진상과 안전사회에 대한 국민적 열망은 김이 빠지듯 서서히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져 가고 있다. 
한참 이슈화 되었을 때는 시체장사니, 교통사고니, 지겹다느니, 이제 그만하자느니 하면서 유가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그래도 많은 국민들이 더 이상 우리사회에서 세월호와 같은 참사는 없어야 한다며 진상규명을 위해 기억하고 동참했었다.
그런데 8년이 지난 지금 무엇 하나 제대로 해결되지 못하고 사람들의 관심과 기억에서 서서히 잊혀지고 있는 징후들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기억예배만 해도 수도권 인근 교회들과 세월호를 기억하는 소수만이 모여 조촐하게 드렸다. 
그러니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를 제외하고는 매년 교회단위로 참여한 대전빈들공동체교회에 대해 공개적으로 감사를 표현하는 것은 당연하리라. 

빈들공동체교회는 예배 순서지에 세월호력을 기입하고 세월호의 아픔에 동감하며 우리사회가 안전사회가 되도록 함께 기도하고 행동하고 있는 교회다.

세월호 가족들의 이야기처럼 잊혀 진다는 것이 얼마나 두려운 것인지 실감난다. 
그래서 노란 손 피켓에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진상규명이 제대로 되어 안전사회가 되도록 합시다.'라고 적었다. 

진상규명이 제대로 되고, 우리사회가 안전사회로 나아간다면 당연히 별이 된 304명의 고인들을 보내드려야 한다. 
그리고 아파하는 세월호 가족들에게도 이제 그만 보내자고 말해야 한다.

그러나 촛불정부조차 제대로 된 진상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더 기억해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진실은 더 깊이 묻혀 버릴 것이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는 세월호 노랫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진실이 인양될 때까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한다. 
함께 아파하고, 그들의 자리에 함께 서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세월호 가족들에게 잊지 않고 함께 행동하고 있다고, 용기를 내라고 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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