벧엘의집 집단감염 안 돼 다행....하루빨리 엔데믹 오길 간구 

벧엘의집 담임목사 원용철 
벧엘의집 담임목사 원용철 

이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정점을 지나 하향 안정돼 가고있다고 한다. 

이번만 잘 지나가면 방역당국의 말처럼 정말 판데믹이 아닌 엔데믹으로 갈 수 있을까.
그동안 코로나19의 어둡고 긴 터널을 힘겹게 자나왔다. 이제부터는 서서히 빛이 보이는 서막이 열리길 기대한다.

어찌됐든 온 국민이 코로나19와 맞서느라 힘겨운 삶을 버텨냈다.
벧엘의집도 그동안은 어떻게든 코로나19를 잘 피하면서 견뎌왔다. 

그런데 이번 오미크론은 끝내 비켜가지 못하고 직격탄을 맞았다. 
처음 코로나 판데믹이 시작할 될 때만 하더라도 벧엘의집은 52명이 생활하는 노숙인 자활시설인 울안공동체가 있었다.

확진자가 한 사람만 생겨도 모든 것을 멈춰야 하기에 살얼음판과 같은 긴장 속에서 지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여 코호트 격리 매뉴얼을 만들기도 하고, 방역도 철저하게 하는 등 매뉴얼대로 운영되도록 나름 애를 썼다.

쪽방상담소는 쪽방주민들의 시설방문을 최소화하고 대부분 일꾼들이 직접 가가호호 방문하는 형태로 바꿨다. 
희망진료센터는 학생봉사자들의 참여를 백신접종 완료자로 제한하기도 했다.

울안식구들과 그 외 진료자들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수요일과 토요일로 구분하여 진료를 하기도 했다. 
울안공동체는 매일 하루 두 번 체온체크 및 동선파악했다. 식당은 거리두기를 위해 의자를 절반으로 줄이고 칸막이도 설치했다. 

식사시간도 층별로 나누었고 가능하면 외출과 외박을 자제하도록 했다. 
장기 외박자나 신규입소자는 PCR 검사를 통해 음성일 경우에만 입실하도록 했다.

대전역거리급식은 방역단계에 따라 현장취식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도시락이나 컵라면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일꾼들도 매일같이 하루 두 번 발열체크를 했다.
매주 또는 2주에 한 번씩 PCR 선제검사를 받았고, 동선파악도 매일같이 실시했다. 

또한 건물 입구에서는 발열체크와 방문자 통제를 위해 꼼꼼히 체크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다행히 노숙인 등이 백신 우선접종 대상자여서 3차까지 백신접종이 일찍 마무리할 수 있었다.

방역수칙도 완화되면서 방역단계에 맞춰 그동안 진행되던 것들을 조정하기 시작했는데 확진자가 생긴 것이다. 
매주 월요일 실시하는 자가진단에서 식구 중에 한 분이 확진된 것이다.

그는 당시 방역수칙이 밀접접촉자는 격리를 하지 않아도 되는 단계여서 다행히 코호트 격리는 면할 수 있었다.
곧바로 PCR검사를 받도록 했는데 최종 두 명이 확진된 것이다.

그동안 잘 비켜갔는데 이번에는 피하지 못하고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순간 '벧엘'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 
우선 접촉을 최소화하고 울안식구들과 벧엘일꾼 모두 PCR검사를 실시했다. 

다행히 우려했던 집단감염은 없었지만 공교롭게도 진료소 간호사인 아내와 '벧엘' 담당목사인 내가 확진된 것이다.
그동안 일부 일꾼들이 외부에서 확진자와 접촉해 확진되는 사례는 있었지만 '벧엘' 내부에서 확진된 건 처음이다.

우선 울안식구는 생활치료센터 입소 전까지 임시거처를 마련, 격리조치하고 나와 간호사도 일주일 간 자가격리했다.
그런데 문제는 확진소동이 일어난 날이 바로 수요일 정기진료와 대전역 거리급식이 있는 날이었다. 

그러니 어쩔 수 없이 급하게 대전역 거리급식은 현장취식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컵라면으로 바꾸었다.
수요일 정기진료는 환자들을 미리 파악하여 비대면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수요일은 다행히 동선분리를 위해 울안식구들이 진료를 받는 날이어서 환자들을 미리 파악할 수 있었고 대부분 고혈압 당뇨 등으로 비대면 진료가 가능했다.

이번 비대면 진료는 희망진료센터가 개소 22년 만에 처음으로 진료 중단(대면진료)이라는 오점 아닌 오점을 남기게 된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됐다.
우선 당장은 신속하게 문제를 처리했지만 이것이 신호탄이 되어 집단감염으로 확산된다면 그때는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그래서 자가진단키트를 통해 매일 체크하기도 하고 PCR검사도 더 실시했다. 
천만다행으로 집단감염은 없었고 시차를 두고 몇 분이 더 확진되기는 했다. 

그러면 임시거처로 격리시키고, 다시 전수검사를 실시하는 등 확산의 고리를 끊기 위해 애를 썼다. 
집단감염으로 번지지는 않고 그 정도에서 마무리 된 것이 천만다행이다.
이렇게 벧엘의집 코로나확진 사태가 일어난지 2주가 지나간다. 첫 확진자가 격리를 마치고 복귀했다.  

나 또한 자가격리 기간을 마치고 정상 출근했다. 
정상으로 돌아가는 첫 주 다행히 벧엘의집 집단감염의 징조는 보이지 않는다. 
정말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어떤 상황이 더 벌어질지 모르지만 큰 어려움 없이 지나가길 간절히 기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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