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8기....조직 쇄신할 리더가 당선돼야

김강중 편집국장
김강중 편집국장

위드코로나 한 달 만에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가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2주간 사망자도 30명에서 70여 명으로 두 배나 늘었다. 선거와 맞물려 불안한 겨울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또 '대선'과 '지방선거'로 이 나라는 두 동강이 날 것이다. 모두 고민되고 우려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요즘 대전시장 선거를 앞두고 물밑 세(勢) 불리기가 한창이다.

가까이 보면 순간이지만, 멀리서 보면 역사가 보인다고 했다.

한때 대전시는 과학, 행정, 철도도시로 명성을 누렸다. 이제는 빛 좋은 개살구가 되었다.

기자생활 절반을 대전시를 출입하며 지켜 본 결론이다. 왜 이리 됐을까.

힘깨나 쓴다는 검찰과 경찰, 국세청도 변혁의 바람이 일고 있다.

허나 그간 대전시를 보면 변혁의 느낌을 감지하기 어렵다.

그 원인을 보자. 먼저 허태정 시장의 조직의 장악력 문제를 짚지 않을 수 없다.

선거캠프 '어공'들만 추종할 뿐 구성원들은 공감하지 않는 부분이 크다.

구청장을 연임하며 행정경험을 쌓았으나 시정에는 빛을 발하지 못했다.

광역도시 행정과 기초단체 미세행정의 차이라는 해석도 없지 않다.

그래서인지 민선 7기 들어 딱히 내세울 것이 없다. 되는 것도 안 되는 것도 없는 대전시란 말이 회자되고 있다.

여기에는 대전시 직원들의 일하지 않는 조직문화도 기인한 바 크다.

때문에 사람도 기업도 기관도 열차도 떠났다. 현안인 트램과 유성복합터미널도 10년 넘게 지지부진하다.

퇴직한 OB들은 이렇게 말한다. 1989년 충남도에서 대전직할시를 분리될 때 엘리트는 충남도에 대거 잔류했다고 한다.

30년이 지난 오늘, 대전은 충남도와 다른 유전자가 대물림 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 후유증으로 대전시는 역동성을 잃고 퇴행을 거듭하고 있다.

그 증좌는 대한민국 성장의 산실 대덕R&D특구는 이리저리 분산됐다. 엑스포과학공원도 테마 없는 난개발로 뭉개졌다.

공장 굴뚝이 연상된다는 신세계백화점을 랜드마크라고 자랑한다. 그렇게 조형미가 빼어난 48층 건물은 퇴락한 대전시처럼 형해화 됐다. 

또 거의 10만 평에 달하는 엑스포과학공원 상업지를 신세계에 연 120억 헐값에 임대했다.

그것도 모자라 대전의 표상인 신세계 건물 설계를 3차례나 변경해 주었다.

수려한 건물은 신세계 입맛대로 대형 건물로 둔갑했다. 대전의 상징물을 엿가락과 바꾼 결과다.

이 뿐인가. 베이스볼 드림파크 선정도 논란이 많았다.

옛 충남도청사 향나무 벌목과 문화재 건물 훼손은 막장행정의 백마다. 최근 대전사회서비스원센터의 비리도 놀랍다.

문제는 또 있다. 시는 야심차게 3년간 '대전 방문의 해'로 정했다. 지난 2년 간 300억 원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다.

그러나 방문객 1000만 명 유치는커녕 혈세만 날렸다. 시는 마침 코로나19 발발로 둘러댈 명분이 생겼고 위안을 삼는 모습이다.

그야말로 영혼 없는 대전시가 아닐 수 없다.

해괴한 일들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 9월 조직은 1년도 안 된 새내기를 '따돌림'했다. 휴직도 받아들이지 않고 그를 죽음으로 몰았다.

업무와 무관한 커피 심부름, 과장의 책상정리를 하라는 갑질로 자식뻘 청춘을 짓밟은 것이다.

부하 직원을 지켜내고 관행을 바로잡는 일도 수장의 몫이다. 다음 선거를 생각한다면 외유를 나갈 일이 아니다.

또 인사에 불만인 시청 6급 공무원은 대취해서 가로수 경계석을 대로에 던지는 몹쓸 짓을 했다.

이 일로 20대 오토바이 배달원은 배달을 하다가 한밤중 전복돼 숨졌다.

이렇듯 시청 공무원들은 안팎에서 제식구와 무고한 청년의 목숨을 빼앗았다.

이런 공직기강 해이는 본 적이 없다. 해이된 기강은 직원들만이 아니다. 도안지구 아파트에 대한 억측은 여전히 난무하고 있다.

그런데도 도안지구 학교용지 문제로 시장, 시교육감, 건설업자는 교육청에서 만났다. 부적절 하고 김영란 법에 저촉되는 일을 서슴지 않는다.

급기야 수일 전, 신탄진 대전드림타운 기공식에서 감리단장은 작두로 자신의 장지를 절단했다.

시장과 기관장, 시민들이 함께 한 자리에서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엽기적인 자해는 온라인으로 중계돼 파장이 컸다.

지난 선거에서 자신의 발가락을 절단했다고 공격받은 허 시장은 곤혹스럽고 망측했을 것이다.

이 사건 또한 마(魔)가 끼고 단장을 왕따시켜 빚어졌다는 후문이다. 대전시는 총체적 난국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는 '정관민언(政官民言)'이 따로 노는 지역정서도 일조를 했다.

언제나 '묻지 마 공천'을 감행한 중앙당과 함께 언론의 책임도 크다. 감시, 비판에 방임한 결과다.

수년전 만해도 대전시와 언론사 간 묵계가 있었다. 그것은 대전시가 언론에 책정한 시정광고다.

대별해서 신문, 방송, 인터넷 매체로 구분된다. 유력 방송, 지방지는 사당(社當) 연 4천~5천만 원의 광고와 기획기사로 배당된다.

제법 이름 난 B급은 3000만~1천500만 원의 광고료가 집행된다. 또 C급 인터넷 신문과 타지 매체는 1000만 원 안팎의 광고가 의뢰된다.

'뽀시레'기 D급은 홍보기사 건수 및 브리핑과 행사 시 참석 여부를 따진다. 그런 뒤 저렴한 광고가 두세 번 주어진다.

근간 언론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대세는 신문, 방송도 아닌 인터넷 포털에서 유튜브 등 동영상 시대가 대세다.

그런데도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관언(官言)의 공생'은 여전하다. 이들은 밀월을 즐기며 대전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

그러니 시청은 로드맵과 시스템, 메뉴얼이 정상적으로 작동될 리 없다. 이렇게 대전시는 중병을 앓고 있는데도 그 누구도 증상을 말하길 꺼린다.

5개월 남짓이면 다시 대전시장 선거다. 자천타천 10명의 후보들이 거명되고 있다.

낙엽이 떨어져야 새잎 돋고 꽃이 핀다. 그런 뒤 열매를 맺는다.

제대로 된 대전시장을 한번 보는 것이 이리도 힘든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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