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이기주의 벗어나 배려하고 협력의 자세 견지해야 

벧엘의집 담당목사 원용철
벧엘의집 담당목사 원용철

우리 사회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과 유례없는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다시 2주간 연장됐다.

전국 지자체별로 자율적으로 적용되던 사회적 거리두기 일괄 3단계가 적용되고 있다.
필자가 살고 있는 대전의 경우 인구대비 확진자 비율이 서울 다음으로 많아졌다.

대전도 덩달아 내달 8일까지 2주간 거리두기 4단계로 격상됐다. 

그런데 4차 대유행보다 더 위험한 것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누적된 피로감이다.
그래서 그런지 사회적 무관심과 극단의 이기주의로 인해 우리 사회는 끝 모를 터널에 갇힌 느낌이다.

코로나19 초기만 하더라도 혼란은 있었지만 사회적 무관심과 극단적 이기주의가 이 정도는 아니었다. 
최소한 고통을 분담하려고 노력했고 서로 배려하며 지혜를 모아 어려움을 극복하자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4차 대유행과 함께 고통을 분담하며 위기를 극복하려는 노력보다 나만 괜찮으면 된다는 식이다.
남의 아픔과 어려움은 아랑곳하지 않고 나만 힘들다고 아우성치고 있다. 나아가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남 탓하기에 여념이 없다.

이럴 때 일수록 모두가 차분히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고통을 분담하고, 배려하고, 협력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지혜를 모아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하는데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내로남불'이다. 

이렇게 지금 우리 사회 곳곳에서 갈등이 증폭되고, 분열되고, 혐오하는 양상이다. 
거기에다 불평등이 심화되고 사회 전체가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어 코로나보다 심각한 중병을 앓고 있다.

코로나 판데믹이 시작되던 지난 해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로버트 라이시 교수는 코로나로 인해 미국사회는 새로운 4계급이 출현했다고 했다. 

첫 번째 계급은 원격근무가 가능한 노동자(The Remotes)로 이들은 코로나19 이전과 거의 동일한 임금을 받는 위기를 잘 건널 수 있는 계급이다.

두 번째 계급은 필수적인 일을 해내는 노동자(The Essentials)로 의사.간호사, 재택간호, 육아노동자, 농장노동자이다.
또 음식배달(공급)자, 트럭운전기사, 창고, 운수 노동자, 약국 직원, 위생관련 노동자, 경찰관.소방관.군인도 해당된다.

이들은 위기 상황에서 꼭 필요한 일을 해내는 노동자. 일자리는 잃지는 않았지만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노출된 노동자들이라고 했다.

세 번째 계급은 '임금을 받지 못한 노동자(The Unpaid)'로 소매점, 식당 등에서 일하거나 제조업체 직원들이다.
코로나19 위기로 무급휴가를 떠났거나, 직장을 잃은 사람들. 마지막 계급으로는 '잊혀진 노동자(The Forgotten)'이다.
미국인 대부분이 볼 수 없는 곳, 이를테면 감옥이나 이민자수용소, 이주민농장 노동자캠프, 아메리칸 원주민 보호구역, 노숙인시설 등에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코로나19가 사회적 불평등과 양극화를 심화시켜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고 사회 전체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고 말한다. 

로버트 라이시 교수는 필수적 노동자들이 충분히 보호받지 못한다면, 임금 미지급 노동자들이 임금을 받지 못한 채 그대로 일터로 돌아가지 못하고 잊혀 진다면, 그 사회는 어느 누구도 안전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라이시 교수의 말처럼 지금 우리사회도 극단적 이기주의로 인한 사회적 갈등, 불평등의 심화로 인한 양극화, 나만 괜찮으면 된다는 식이다.
극단적 개인주의, 잘 되면 내 탓 안 되면 조상 탓이란 말처럼 남 탓하기는 코로나19보다 더 무서운 병이 번지고 있다.

어쩌면 지금 우리사회는 이런 사회적 질병이 대유행을 하면서 더 심각한 사회적 재난상태가 된 것 같다. 
고대 그리스사람들은 별(astro)이 없는(dis) 상태가 바로 재난(disaster)이라고 했다. 

지중해를 향해하던 고대 그리스사람들에게는 망망대해에서 별을 보고 항로를 찾아야 했다.
그들에게 별이 사라진다는 것은 곧 배가 항로를 잃는다는 말이고,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이렇듯 우리 사회는 사회적 무관심, 극단적 이기주의, 혐오 등으로 항로를 잃은 배처럼 방향을 찾지 못하고 망망대해에서 표류하고 있다. 
힘들 때 진짜 친구를 알아볼 수 있다고 한다. 지금 우리사회는 친구가 필요하다. 다시 상생과 협력, 더불어 사는 별을 찾아야 한다.

이스라엘 히브리대학 '유발 하라리' 교수는 "코로나 위기를 맞아 인류는 중요한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전체주의적 감시체제와 민족주의적 고립의 길로 갈 것인지, 시민사회의 역량 강화와 글로벌 연대의 길로 갈 것인지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지금 우리사회가 코로나 4차 대유행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배려와 협력, 연대가 절실하다.

그래야만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재난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나만 괜찮으면 된다는 극단의 개인주의를 벗어나 서로 배려하고 협력하는 자세로 주위를 둘러보자. 

그리고 서로 격려하자. 서로에게 손을 내밀자. 
그것만이 배가 하늘의 별을 보고 무사히 항구에 도착할 수 있는 것처럼 코로나 재난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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